'FA 도대체 얼마를 줘야할까' 야수 최대어 급부상↑→근데 겸손함까지! "저희 팀 간판은 솔직히..."

김우종 기자 / 입력 : 2024.08.22 12: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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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우준. /사진=KT 위즈 제공
'내년 FA(프리에이전트) 야수 최대어'로 평가받고 있는 KT 위즈 심우준(29)이 몸을 아끼지 않는 맹활약을 펼쳤다. 과연 올 시즌이 끝난 뒤 열리는 FA 시장에서 그의 몸값은 대체 얼마가 될 것인가.

심우준은 21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린 키움 히어로즈와 2024 신한 SOL 뱅크 KBO 리그 홈 경기에서 9번 타자 겸 유격수로 선발 출장, 4타수 3안타(1홈런) 4타점의 맹타를 휘둘렀다. 심우준의 공수 활약을 앞세워 KT는 5-0 완승을 거뒀다. KT는 올 시즌 56승 60패 2무를 마크하며 리그 6위 자리를 지켰다. 5위 SSG 랜더스와 승차는 1경기다.


심우준은 몸을 아끼지 않는 플레이로 이날 수원 KT 위즈파크를 찾은 홈 팬들로부터 힘찬 박수를 받았다. 먼저 빛난 건 수비였다. 양 팀이 팽팽한 투수전을 펼치며 0-0으로 맞선 2회초. 무사 1루에서 변상권의 타구가 투수 벤자민을 지나 2루 베이스 쪽으로 향했다. 이때 심우준이 몸을 날리며 공을 막아냈고, 굴러가던 공을 KT 2루수 김상수가 잡아내며 아웃으로 연결했다.

그런데 하필 심우준이 슬라이딩을 펼친 곳에 물웅덩이가 있었다. 이날 경기 전 많은 비가 내린 가운데, 보수 작업을 마치긴 했으나 아직 물이 조금 남아 있었던 것. 심우준의 유니폼은 순식간에 진흙 범벅이 됐다. 그저 몸을 아끼지 않은 심우준의 투혼이 빛난 장면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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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수원 키움-KT전에서 심우준(왼쪽)과 김상수가 2회 혼신의 수비를 펼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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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수원 키움-KT전에서 심우준(왼쪽)과 김상수가 2회 혼신의 수비를 펼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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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수원 키움-KT전에서 2회 슬라이딩 수비를 펼친 심우준(왼쪽)의 유니폼이 진흙으로 범벅이 돼 있다.
심우준의 활약은 공격에서 그야말로 압도적이었다. KT는 5회말 선두타자 김상수가 좌중간 안타로 출루한 뒤 배정대가 삼진, 조대현이 중견수 뜬공으로 각각 물러났다. 여기서 타석에 심우준이 들어섰다. 심우준은 볼카운트 2-1에서 헤이수스의 4구째 속구(150km)를 공략, 좌측 담장을 넘어가는 투런포를 작렬시켰다. 심우준의 시즌 2호 홈런. 비거리는 105m였다.


여기가 끝이 아니었다. KT는 7회말 2사 후 조대현이 2루타를 치고 출루했다. 이어 심우준이 우전 적시타를 치면서 2루 주자 조대현을 홈으로 불러들였다. 점수는 3-0이 됐다. 심우준의 타점 먹방은 계속됐다. KT는 8회말 2점을 추가하며 승부에 쐐기를 박았는데, 심우준이 또 적시타를 터트린 것. 2사 1, 2루 기회에서 심우준이 좌전 적시타를 치며 4타점 활약에 마침표를 찍었다.

심우준은 이날 3안타 4타점을 몰아치며 올 시즌 개인 최다 안타 타이 및 최다 타점을 기록했다. 심우준의 개인 통산 한 경기 최다 안타(2018년 9월 26일 수원 KIA전 등 3차례 4안타 경기) 및 최다 타점(2021년 4월 27일 인천 SSG전 3타수 2안타 1홈런 5타점)에 버금가는 활약이었다.

엄상백과 심우준(이상 KT), 최원태(LG), 최정, 서진용(이상 SSG), 김원중, 구승민(이상 롯데), 임기영, 장현식(이상 KIA) 등이 2025 FA 자격을 취득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최정이 SSG를 떠나는 모습은 상상하기 어려워 보인다. '영구결번급' 최정과 SSG의 다년 계약 가능성도 충분하다. 그래서 심우준을 실질적 FA 야수 최대어라 꼽을 수 있다.

경기 후 심우준은 취재진과 만나 2회 슬라이딩 수비 장면에 대해 "하필 그곳에만 물이 있더라. 심판님께서 '흙 한 번 깔아줄까' 말씀하시길래 '아닙니다. 괜찮습니다' 했는데 바로 그쪽으로 타구가 날라왔다. 사실 (2루수 김상수에게 공이 향한 것에) 제 손에 맞지 않았다. '(공한테) 가라, 가라' 외치고 있었다. 나중에 상수 형한테 고맙다며 따봉을 날렸다. 상수 형 아니었다면 안타였다"며 감사의 뜻을 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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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수원 키움-KT전에서 심우준(오른쪽)이 5회 투런포를 치자 이강철 감독이 축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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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심우준이 21일 경기 후 취재진과 인터뷰에 앞서 물을 닦고 있다. /사진=김우종 기자
이어 "지금 팀 분위기에서 제가 그렇게 다이빙 캐치를 안 하고 그러면 더 처질 것 같았다. 그래서 어떻게든 잡으려고 다이빙했고, 그러면서 지금 분위기가 좀 다시 올라온 것 같다"고 이야기했다.

심우준은 군 복무를 성실히 수행한 뒤 지난 7월 상무에서 제대했다. 사실 심우준이 제대하기 전까지 이강철 KT 감독은 김상수가 워낙 좋은 활약을 펼치고 있다면서 심우준이 복귀해도 일단 대수비 혹은 대주자로 시작할 것이라 공언했다. 그리고 실제로 초반에는 그렇게 출전했다. 그러다 어느 순간 주전 자리를 확 꿰찼다. 이에 대해 심우준은 "사실 그 말씀을 듣고 속으로 더 독기를 품고 있었다. 그래도 어쨌든 상수 형이 와서 너무 잘해주시고 있다. 그거를 인정하는 부분이 있었기에, 복귀해서 대주자를 하든지 대수비를 하든지 저도 진짜 최선을 다할 생각이었다. 그러다 보니까 이렇게 주전이 다시 된 것 같다"고 말했다.

이날 심우준의 맹활약에 후배 강백호는 방송 인터뷰 도중 아이스박스에 담기 물을 퍼부으며 축하하기도 했다. 또 인터뷰 도중에도 심우준에게 다가와 장난을 치기도. 그런 강백호를 바라보며 심우준은 "어쨌든 제가 잘하는 것도 좋지만, 저희 팀의 간판은 솔직히 강백호잖아요"라면서 "(강)백호가 살아나야 저희 팀이 5강, 그리고 더 높은 곳으로 올라가지 않을까 한다. 그래서 저도 옆에서 응원을 해주고, 백호 역시 저를 향해 응원을 많이 해주고 있다"며 겸손한 마음과 함께 훈훈한 선후배의 정을 드러냈다.

홈런 상황에 대해서는 "그 이전 타석에서 타격 코치님이 제가 타이밍이 늦는다고 생각하셨던 것 같다. 그래서 조금 더 빨리 타이밍을 가져가자고 말씀하셨다. 볼카운트 1-1에서 체인지업을 참고, 속구 하나 보고 돌린 게 좋은 결과로 이어진 것 같다"고 되돌아봤다.

최근 KT는 힘겨운 순위 싸움을 펼치고 있다. 심우준은 "그것 때문에 선수들이 더 힘들어한다. 지금 날씨도 날씨인데, 한 경기 지고 다른 팀을 보면 또 벌어지지도 좁혀지지도 않고 있다. 이런 싸움을 하다 보니 질 때는 더 처지는 것 같다. 그래도 더 이를 악물고 하고 있다. 팬 분들께서 못 보시는 그런 악이 있다. 그런 부분도 좀 믿어주시면서 끝까지 응원해주시면 감사하겠다"고 당부했다. 이어 가을야구에 대해 "만약 올해 가을야구를 가게 된다면, 물론 선수들이 잘한 것도 있지만 저는 감독님의 리더십이 좋다고 생각한다. 왜냐하면 또 밑에서부터 끌어올리신 게 어쨌든 선수들이 뛴 거지만, 감독님께서 이끌어주셨기 때문에 간 것이라 생각하기 때문이다. 감독님이 정말 리더십이 강한 분이라 생각한다"며 엄지를 치켜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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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심우준(왼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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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위즈 심우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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