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대 중견수 이탈' 대안을 시즌 종료 앞두고 찾는다니, SSG만큼이나 팬도 답답하다

잠실=김동윤 기자 / 입력 : 2024.08.23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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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지훈. /사진=SSG 랜더스 제공
갈 길 바쁜 SSG 랜더스에 초비상이 걸렸다. 주전 중견수 최지훈(27)이 갑작스러운 허벅지 부상으로 최소 2주간 이탈한다. 이 소식이 팬들 입장에서 더욱 답답하게 들리는건 최지훈의 대안 찾기도 이제 막 시작됐다는 점이다.

최지훈은 지난해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첫 태극마크를 단 후 향후 국가대표 외야 중앙을 10년간 책임질 선수로 평가받았다. 그 기대감은 선수가 다소 피로감을 호소함에도 지난해 9월 열린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11월 열린 아시아 프로야구챔피언십(APBC)까지 3연속 국가대표 발탁으로 나타났다. 야수 중 세 대회 연속 참가한 건 최지훈과 김혜성(키움 히어로즈) 둘뿐이었다.


어떻게든 국제대회 경험을 쌓게 해주고픈 한국야구위원회(KBO) 전력강화위원회의 강한 의지는 긍정적인 방향으로 나타났다. 세계와 격차를 실감하면서 자신을 더욱 채찍질했고 SSG 이숭용 감독을 비롯한 구단 관계자로부터 "눈빛부터 달라졌다"는 말을 들었다. 최지훈의 기량 향상을 위한 욕심은 많은 출전과 적극적인 플레이로 나타났다. 트레이닝 파트의 관리하에 철저하게 몸을 관리했고, 경기를 나가는 데 있어 절대 먼저 빼는 법이 없었다.

하지만 144경기를 쉼 없이 온전히 치르는 건 어떤 야수건 쉬운 일이 아니다. 전 경기를 다 뛴 선수들이 한 시즌 한 손에 꼽을 정도로 나오고, 그들에게 철인이라는 칭호가 붙는 건 괜한 일이 아니다. SSG에서는 공교롭게도 체력 소모가 타 포지션보다 크고 수비 중요성이 높은 중견수 최지훈과 유격수 박성한이 철인에 가까운 플레이를 했다. 22일 경기 종료 시점으로 최지훈이 968⅔이닝 박성한이 944이닝으로 SSG뿐 아니라 올해 KBO 리그에서도 수비 이닝 1, 2위에 나란히 이름을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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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지훈. /사진=SSG 랜더스 제공



그중에서도 최지훈의 체력 관리 필요성은 이미 6월부터 대두됐다. 떨어진 체력은 6월 타율 26경기 0.215(93타수 20안타)로 타격에도 악영향을 미친 것처럼 보였다. 그러나 베테랑 오태곤이 42이닝, 기예르모 에레디아가 14이닝을 소화했을 뿐, 최지훈 공백에 대한 대안은 없다시피 했다. 그렇게 최지훈은 부상 전까지 올 시즌 SSG의 117경기 중 116경기에 출전했다.

결국 일이 터졌다. 최지훈은 21일 잠실 LG 트윈스전 9회 초 주루 도중 왼쪽 허벅지에 통증을 느꼈다. 이닝 종료 후 확인한 결과 큰 통증은 없어 9회 말 수비를 소화하며 팀 연패를 끊었다. 하지만 22일 오전 최지훈은 다시 통증을 느꼈고 병원으로 향했다. 그 결과 왼쪽 대퇴직근 미세 손상으로 최소 2주 후 재검진 소견이 나왔다.

이번 부상이 그동안의 피로가 누적돼 생긴 것이라 단정할 수 없다. 하지만 시즌 종료를 앞두고도 최지훈의 대안이 마땅히 떠오르지 않는다는 건 분명 아쉬움으로 남는다. 이숭용 감독은 22일 잠실 LG전에서 최지훈의 부상 공백을 누가 메우냐는 취재진의 물음에 "다양하게 고민해봐야 할 것 같다. 일단 좀 찾아봐야 할 것 같다. 정현승을 그래서 올렸고 중견수를 어떻게 해야 할지는 조금 더 고민해봐야 할 것 같다"고 답했다.

최지훈은 분명 공·수에서 대체하기 어려운 선수가 맞다. 그만큼 중견수 수비를 잘하는 선수도 많은 베이스를 훔쳐낼 수 있는 선수도 현재 SSG에는 없다. 하지만 2주라는 짧은 기간에도 그를 대체할 백업 선수가 확실하게 떠오르지 않는다는 건 구단 차원에서도 깊게 생각해 볼 문제다. 2주 정도의 부상은 시즌을 생각하면 언제든 생길 수 있는 일이다. 공·수 한쪽 어느 곳이 다운그레이드됐든 확실한 백업 하나쯤은 시즌 종료가 가까워진 시점에서 있어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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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SG 최지훈(오른쪽). /사진=SSG 랜더스 제공


중견수 육성이 어려운 점도 있다. 다만 육성이 어렵고 대안을 찾기도 어려웠다면 주전 선수의 체력에 대한 조금 더 단호한 결정과 관리가 필요했다. 선수들의 강한 의지도 때로는 먼 미래와 혹시 모를 부상 위험에 대비해 꺾어야 했다.

더욱이 최지훈의 백업이 필요하다는 이야기가 나온 것이 올해가 처음이 아니다. 최지훈이 1군에서 자신을 증명하는 데 3년이 걸렸고 이후 그의 타격 페이스가 떨어지거나 부상이 있을 때마다 백업의 필요성은 늘 강조됐다. 초반 몇 년은 베테랑 오태곤이 잘 메웠으나, 선수들의 신체 기량은 차츰 떨어질 수밖에 없고 또 다른 대안이 있어야 했다.

시한폭탄 같던 위험 요소는 가장 치열할, 정규시즌 종료를 앞두고 터졌다. 어떻게 보면 예견된 참사다. 22일 경기 종료 시점에서 SSG는 57승 1무 60패로 KT 위즈와 승차 없는 5위에 머물고 있다. 4위 두산 베어스와 4경기, 7위 한화 이글스와 2경기 차로 하위권에 다 가까운 불안한 위치다. 정규시즌 종료까지 26경기를 남겨둔 상황에서 주전 중견수의 2주 공백은 공·수에서 뼈아프다. 최지훈을 잃은 SSG가 남은 기간 어떻게 버텨내고 반등할지 팬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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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윤 | dongy291@mtstarnews.com

스타뉴스 스포츠부 김동윤입니다. 초심 잃지 않고 열심히 뛰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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