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토국제고 야구부. /사진=교토국제고 공식 SNS |
교토국제고는 23일 오전 10시 일본 효고현 니시노미야시의 한신 고시엔 구장에서 열린 '제106회 전국고등학교야구선수권대회'(여름 고시엔) 결승전에서 간토다이이치고교에 연장 승부 끝에 2-1 승리를 거뒀다.
이날 교토국제고는 선발 나카자키 루이가 9이닝 동안 104구를 던지며 4피안타 3사사구 5탈삼진 무실점으로 상대 타선을 잘 틀어막았다. 이어 이번 대회에서 나카자키와 원투펀치를 이뤘던 니시무라 이키가 10회 말 무사 만루를 잘 막아내며 우승기를 가져왔다.
경기는 시종일관 투수전으로 진행됐다. 준결승전 4이닝 투구 후 이틀 만에 등판한 나카자키가 절묘한 컨트롤로 연이어 내야 땅볼을 유도, 상대 타선을 잘 막아냈다. 4회 1사 후 나루이 사토시에게 좌전안타를 맞기 전까지 10타자 연속 범타로 경기를 출발했다.
그 사이 교토국제고 타선은 몇 차례 찬스를 만들었다. 3회 초 2사 후 투수 나카자키가 안타를 치고 나간 후 가네모토 유고의 중전안타로 1, 2루가 됐다. 하지만 후속타가 나오지 않아 선취득점에는 실패했다. 이어 4회에는 후지모토 하루키가 볼넷으로 나갔지만 견제구에 걸리고 말았다.
6회 초 교토국제고는 절호의 기회를 잡았다. 이닝 첫 타자 미타니 세야가 유격수 쪽 내아안타로 나간 뒤 사와다 하루토의 번트가 절묘하게 페어 지역에 멈추며 1, 2루가 됐다. 희생번트로 1사 2, 3루의 찬스를 만든 교토국제고는, 그러나 후속 두 타자가 얕은 외야플라이와 삼진으로 물러나며 이를 살리지 못했다.
교토국제고 선수들이 그라운드에 도열해 있다. /사진=교토국제고 공식 SNS |
이어 9회 말 나카자키는 나루이 사토시를 몸에 맞는 볼로 출루시켜 끝내기의 위기에 놓였다. 1사 2루에서 중견수 플라이로 2아웃을 잡은 나카자키는 고의4구 후 유격수 실책이 겹치며 만루를 내줬다. 그러나 끝내 마지막 타자를 우익수 플라이로 잡아내며 경기를 연장으로 끌고 갔다.
10회 초 승부치기(무사 1, 2루)에서 교토국제고는 나카자키 타석에서 대타 니시무라를 넣었는데, 페이크 번트 슬래시가 성공하며 좌전안타로 만루가 됐다. 여기서 가네모토가 밀어내기 볼넷을 얻어내 교토국제고는 선취점을 올렸다. 이어 미타니 세야의 희생플라이로 2-0까지 달아났다.
이어진 10회 말, 마운드에 오른 니시무라가 번트 타구에 실책을 저지르며 교토국제고는 무사 만루 위기에 놓였다. 유격수 땅볼로 한 점을 내줬지만 볼넷으로 다시 만루가 됐다. 그러나 1루 땅볼 때 3루 주자를 아웃시켰고, 마지막 타자를 헛스윙 삼진으로 잡아내며 결국 우승을 확정지었다. 경기 후 도열한 교토국제고 선수들은 한국어 교가를 부르며 감격에 찬 모습을 보여줬다.
교토국제고 선수들이 한국어 교가를 부르고 있다. /사진=일본 MBS 센바쓰LIVE 갈무리 |
1999년 야구부를 창단한 후 지역대회에만 출전했던 교토국제고는 최근 들어 전력을 강화시키며 2021년 봄 고시엔에서 처음으로 전국무대에 데뷔했다. 이어 같은 해 여름 고시엔에서는 무려 4강에 모르는 기적을 만들었다. 당시 8강전에서 츠루가케히고를 끝내기로 꺾었지만, 준결승에서 지벤학원에 1-3으로 패배하며 돌풍은 멈췄다.
하지만 이번 여름 고시엔에서는 8강에서 지벤학원을 4-0으로 꺾었고, 준결승에서는 올 봄 고시엔에서 자신들에게 패배를 안겼던 아오모리 야마다 고교를 3-2로 누르고 창단 후 처음으로 결승전에 진출했다.
교토국제고의 응원단. /사진=교토국제고 공식 SNS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