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 때 강민호 아직도 뛰다니, 대단해" 나이 거꾸로 먹는 39세 포수, 결정적 한방으로 힘 보탰다

대구=양정웅 기자 / 입력 : 2024.08.24 0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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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강민호(왼쪽)가 23일 대구 롯데전에서 3회 말 3점 홈런을 터트린 후 기뻐하고 있다. /사진=삼성 라이온즈 제공
"가면 갈수록 좋아지고, 대단합니다 진짜." (박진만 삼성 라이온즈 감독)

체력 소모가 심한 포수 포지션으로 프로 생활 20년을 넘겼는데도 아직 기량이 떨어질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삼성 라이온즈의 안방마님 강민호(39)가 여전한 기량으로 승리에 기여하고 있다.


23일 삼성과 롯데 자이언츠의 2024 신한 SOL 뱅크 KBO 리그 정규시즌 경기가 열린 대구 삼성 라이온즈파크. 경기 전 박진만(48) 삼성 감독은 강민호에 대해 취재진과 이야기를 나눴다.

이날은 한국야구위원회(KBO)에서 지정한 야구의 날이었다. 2008년 8월 23일, 한국 야구가 베이징 올림픽 결승전에서 쿠바를 꺾고 사상 첫 금메달을 차지한 것을 기념하기 위함이었다. 올해는 '베이징 우승' 16주년이 되는 해였다. 박 감독도 당시 멤버였다. 그는 주전 유격수로 활약하면서 결승전 마지막 율리에스키 구리엘의 땅볼 타구를 잡아 2루수-1루수로 이어지는 병살의 시작점이 됐다.

"그때가 언제야"라며 당시를 떠올린 박 감독은 "그때 뛰었던 강민호 선수가 아직까지도 하고 있는 게 정말 대단하다. 특히 포수로서 아직도 현역인 건 진짜 대단하다"고 칭찬했다. 강민호는 당시 주전 포수 진갑용(현 KIA 퓨처스 감독)이 햄스트링 부상을 당한 사이 마스크를 끼고 결승전까지 활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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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 베이징 올림픽에 출전한 강민호. /AFPBBNews=뉴스1
당시 엔트리에 포함된 24인 중 강민호를 포함해 6명만이 현역 선수고, 박 감독이나 이승엽 두산 베어스 감독 같이 한 팀의 사령탑이 된 경우도 있다. 그만큼 오랜 세월이 지났는데, 여전히 선수생활을 이어가는 강민호에 대한 경의를 표한 것이다.

그냥 선수 생활을 이어가는 정도가 아니다. 23일 기준 강민호는 올 시즌 117경기에 출전, 타율 0.313 17홈런 72타점 43득점 3도루 OPS 0.890을 기록 중이다. 특히 7월 한 달 동안 타율 0.408, 11홈런 26타점, OPS 1.312라는 엄청난 성적으로 2004년 데뷔 후 처음으로 월간 MVP를 수상했다.

박 감독은 "(강)민호는 나이를 거꾸로 먹는 것 같다. 가면 갈수록 야구에 눈을 떠서 그런지 노련해지고 기술적이나 체력적이나 더 좋아지는 것 같다"고 했다. "본인만의 몸 관리 능력이 없다면 저렇게까지 못 한다"고 말한 박 감독은 "포수를 하면 체력적으로 떨어질 수밖에 없는데, 타석에서 스윙 스피드가 전혀 안 떨어지고 있다. 도루도 제일 많이 잡는다"고 말했다.

23일 경기에서도 강민호의 활약은 이어졌다. 2회 첫 타석에서는 2루수 땅볼로 물러났던 강민호는 4회 대포를 터트렸다. 이재현과 르윈 디아즈의 연속 안타로 만든 1사 1, 2루 상황에서 그는 롯데 선발 애런 윌커슨의 높은쪽 커터를 공략해 좌중간 담장을 넘어가는 3점 홈런을 터트렸다. 시즌 17호 홈런으로, 0-1로 뒤지던 경기를 순식간에 뒤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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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강민호가 23일 대구 롯데전에서 4회 3점 홈런을 터트리고 있다. /사진=삼성 라이온즈 제공
이후로도 강민호의 방망이는 식을 생각이 없었다. 6회에는 왼쪽으로 날카로운 타구를 날렸고, 좌익수가 잡아내지 못하자 2루까지 파고들었다. 이어 8회에도 좌익수 쪽 안타를 때려냈지만, 이번에는 좌익수의 송구에 걸려 2루에서 아웃됐다. 하지만 이 안타로 그는 KBO 리그 역대 10번째 통산 3500루타를 달성했다.

경기 후 강민호는 "개인 기록에 연연하지 않는다. 지금은 팀의 마지막 순위가 더 중요하다"며 "지금까지 잘 달려왔고 앞으로 잘 잘 달려 나갈 것이다. 올 시즌 정말 잘 마무리하고 싶다"고 밝혔다. 이어 "최근 팀 분위기는 지고 있어도 질 것 같지 않다"고 말한 그는 "따라가는 점수가 빨리 나온다면 이길 수 있다고 생각했는데, 빠른 시점에 큰 점수가 나와서 분위기를 끌고 갈 수 있었던 것 같다"고 이야기했다.

앞서 올 시즌 초 강민호는 "FA 계약기간이 내년까지 남았는데, 내 경쟁력이 떨어진다고 생각하면 과감하게 유니폼을 벗을 생각도 있다. 반대로 경쟁력이 있다고 생각되면 주위에서 은퇴하라고 해도 선수를 더 하고 싶다"고 말한 바 있다. 이대로라면 FA를 한 차례 더 할 수도 있을 페이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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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강민호가 23일 대구 롯데전에서 8회 안타를 때려내고 있다. /사진=삼성 라이온즈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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