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 154㎞로 'KKKKKKKKK', 그런데 피안타 80%가 장타... 지나친 과감함이 화 불렀나

안호근 기자 / 입력 : 2024.08.25 09: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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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곽빈이 24일 한화전에서 실점 후 허탈한 표정을 짓고 있다.
곽빈(25·두산 베어스)이 위력적인 투구를 펼치고도 승리를 추가하지 못했다. 투구 내용이 워낙 뛰어났기에 4실점이라는 결과는 더욱 받아들이기 힘들었다.

곽빈은 24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한화 이글스와 2024 신한 SOL뱅크 KBO리그 홈경기에 선발 등판해 6⅓이닝 동안 102구를 던져 5피안타(1피홈런) 1사사구 9탈삼진 4실점, 시즌 9패(11승) 멍에를 썼다.


이날 경기 전까지 곽빈은 다승 공동 2위에 올라 있었다. 한 계단이라도 높은 순위로 가을야구를 맞이하기 위해 매 경기가 승부처인 두산에 에이스가 나서는 경기는 무조건 잡아내야만 하는 기회였다.

경기 초반부터 곽빈의 컨디션이 범상치 않았다. 요나단 페라자를 꼼짝 얼어붙게 만드는 루킹 삼진 포함 삼자범퇴로 1회를 마친 곽빈은 2회 KKK로 이닝을 삭제했다. 3회에도 탈삼진 하나를 곁들여 이닝을 깔끔히 막아냈다.

그러나 이후 4회에 솔로 홈런으로 1실점, 5회에 3루타를 맞은 뒤 희생플라이로 1실점, 7회에 2루타 2개 이후 추가 2실점을 했다.


이날 포심 패스트볼의 최고 구속은 시속 154㎞에 달했다. 평균도 150㎞. 탈삼진 9개 중 포심으로 잡아낸 것도 절반에 가까운 4개였다. 다만 피안타 5개 중 4개가 장타였고 이 중 3개가 변화구를 통타당한 것이었다는 점에서 되돌아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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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빈이 한화전 역투하고 있다.
탈삼진 9개는 올 시즌 개인 한 경기 최다 탈삼진이었다. 특히나 3회까지 잡아낸 삼진 5개 중 4개가 루킹 삼진이었다. 그만큼 상대의 허를 찌르는 볼배합이 빛을 발한 결과였다.

이 결과가 독이 됐을까. 4회 페라자에게 맞은 홈런은 2스트라이크 이후에 확실히 떨어뜨리지 못한 슬라이더였다. 실투인지 루킹 삼진을 노린 것이었는지는 알 수 없으니 앞서 곽빈에게 허를 찔렸던 페라자는 2번째 타석에선 더 과감한 공략에 나섰고 선제 홈런을 얻어냈다.

5회 실점 과정은 다소 아쉬웠다. 1사 주자 없는 상황 볼카운트 2-2에서 이도윤에게 낮게 떨어지는 커브를 던졌는데 우익수가 좌측으로 이동해 있는 우익선상에 절묘하게 떨어졌고 타구 속도도 빠르지 않아 이도윤이 2루를 거쳐 3루까지 진루할 수 있었다. 이어 이재원의 희생플라이 때 한 점을 더 내줬다.

7회에도 마운드에 올라 아웃카운트 하나를 잡아냈으나 김인환과 이도윤에게 연속 2루타를 맞고 결국 강판됐다. 직구와 슬라이더가 모두 몰렸고 결국 장타로 연결됐다. 공을 넘겨받은 홍건희가 이재원을 중견수 뜬공으로 돌려세웠으나 이어 나선 이병헌이 적시타를 맞고 곽빈의 자책점은 4로 늘었다.

속구의 힘이 워낙 좋았지만 하이 패스트볼을 활용한 헛스윙 삼진은 단 하나 뿐이었다. 결과적으로는 직구를 보다 적극적으로 활용했으면 어땠을까하는 아쉬움이 남을 수밖에 없었다.

다승 공동 1위로 올라서려던 곽빈은 승리도 챙기지 못했고 평균자책점(ERA)도 4.10에서 4.17로 오르며 아쉬움을 삼켰다. 더불어 팀도 연장 승부 끝에 패하며 씁쓸함은 배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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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빈(왼쪽)이 7회초 추가 실점하고 박정배 투수코치에게 공을 넘기고 마운드에서 내려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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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호근 | oranc317@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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