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장 계약했더니' ERA 6.03 日 투수, 팔꿈치 통증→시즌아웃... 사령탑 믿음은 물거품이 됐다

안호근 기자 / 입력 : 2024.08.27 18: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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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단기 대체 선수 시라카와 케이쇼.
고육지책으로 보였으나 일말의 기대감을 심어준 것도 사실이었다. 그러나 결국 모두 허상이 됐다. 두산 베어스의 단기 대체 외국인 투수 시라카와 케이쇼(23)가 반전을 써내지 못했다.

두산 베어스는 27일 오후 "시라카와가 오늘 우측 팔꿈치 통증으로 1군 엔트리에서 말소됐다"고 밝혔다.


지난 23일 한화 이글스와 홈경기에 등판해 4이닝 5실점하고 패전 투수가 된 시라카와가 이후 팔꿈치 통증을 호소했고 두산은 "MRI(자기공명영상) 등 검진 결과 팔꿈치 인대 상태가 좋지 않다는 진단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결국 시즌아웃이다.

두산은 올 시즌 외국인 잔혹사에 시달리고 있다. 20승을 경험한 라울 알칸타라가 지난해 복귀해 준수한 활약을 펼쳤고 150만 달러(약 20억원)에 재계약을 맺었고 좌투수 브랜든 와델도 2번째 대체 선수로 두산 유니폼을 입고 발전된 기량을 뽐내며 새 시즌을 함께 하게 됐다.

리그 최강 원투펀치 외국인 투수가 돼 줄 것이라는 기대는 빠르게 사그라들었다. 둘 모두 부상을 겪으며 제 역할을 하지 못했다. 특히 알칸타라는 검진 결과 큰 이상이 없었음에도 통증을 호소해 이승엽 감독을 고민케 했는데 두산은 결국 지난달 조던 발라조빅으로 알칸타라를 대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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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3일 한화전에서 실점한 뒤 땀을 닦아내는 시라카와.
그러나 브랜든의 부상이 장기화됐고 SSG에서 단기 계약 선수로 뛰었던 시라카와를 데려오며 급한불을 껐다. 그 사이 헨리 라모스의 대체 외국인 타자로 제러드 영까지 영입했다.

외국인 선수 2명 교체 한도를 채운 두산으로선 시라카와가 계약 기간 제 몫을 해주고 브랜든이 최대한 빠르게 돌아오는 걸 바라는 수밖에 없었다.

어느 정도 가능성을 보였으나 관중만 가득차면 여지없이 무너졌다. 한국에서 치른 12경기에서 4승 5패 평균자책점(ERA) 5.65를 기록한 시라카와는 두산에선 7경기 2승 3패 ERA 6.03으로 더 부진했다.

그럼에도 두산은 브랜든의 부상이 장기화되며 시라카와와 연장 계약을 추진했는데 그 사이 지난 16일 KT 위즈전에서 8이닝 무실점으로 KBO리그 입성 후 최고의 활약을 펼쳐 기대감을 자아냈다.

이승엽 감독은 시라카와와 계약 연장을 맺은 뒤 포항구장에서 취재진과 만나 "반가운 소식이다. 브랜든 복귀가 늦어지고 있어 시라카와와 계약이 안 되면 또 한 명이 필요한 상황이었다"고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이어 "마지막 경기(16일 KT전)에서도 좋았고 피칭 내용이나 뭐든지 좋아지고 있는 상태이기에 계속 던진다면 더 좋아질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일본 독립리그에서 뛰다가 한국 야구에 와서 지금 10번 정도 더 던진 것 같은데 어린 선수이기 때문에 분명히 경험이 쌓이면서 던지면 던질수록 더 좋아질 가능성이 클 것"이라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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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라카와가 연이은 실점에 아쉬워하고 있다.
예상은 빗나갔다. 많은 관중 때문이었을까. 다시 한 번 만원관중 앞에 등판한 시라카와는 23일 한화 이글스전에서 4이닝 5실점하며 무너졌다. KBO 입성 후 치른 12경기 중 2만 이상 관중이 들어찬 4경기에서 승리 없이 2패 ERA 14.25로 형편없는 투구를 펼쳤다.

단 사흘 만에 이승엽 감독의 발언이 무색해졌다. 이 감독은 24일 잠실구장에서 시라카와의 부진에 대한 질문에 "그저 웃지요"라며 허탈한 웃음을 짓더니 "아직 어린 선수이다보니까 마인트 컨트롤을 하는 게 주위에서 도와주지 않으면 경험이 많이 부족해 조금 문제가 있는 것 같다"고 아쉬움을 나타냈다.

이젠 고민할 이유도 사라졌다. 향후 두 차례 더 등판 계획이 있던 시라카와가 남은 기간 등판할 수 없게 됐기 때문이다. 브랜든의 복귀는 아직 요원하다. 이 감독은 지난 24일 브랜든에 대한 질문에 지금 당장 돌아오기는 힘들 것 같다고 고개를 저었다.

현재 두산은 발라조빅-곽빈-최원준으로 확실한 선발 자원은 셋 뿐이다. 최준호가 부상으로 이탈했고 브랜든의 빈자리를 메워주던 시라카와까지 시즌 아웃됐다.

올 시즌을 앞두고 로테이션 한 자리를 채울 것으로 기대를 받았지만 긴 부상 끝에 지난달 돌아온 최승용이 한 자리를 메우고 있지만 또 하나의 구멍이 생긴 상황이다. 하나 다행스러운 점은 9월부터 잔여 경기 일정이 이어지며 일주일에 6경기를 치를 일이 없다는 점이다. 선발 투수를 추가하지 않고 4명의 선발 투수로 시즌을 이어갈 가능성도 있다.

문제는 이또한 완전치 않다는 점이다. 게다가 두산은 8월 9승 10패로 반타작도 버거운 상황이고 6위와 승차가 3경기까지 좁혀져 가을야구를 낙관할 수도 없는 형편이다. 헐거워진 선발진에 이승엽 감독의 고민이 더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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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라카와 케이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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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호근 | oranc317@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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