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용택 "10대 여학생-70대 할머니도 야구 팬 됐다"... '최강야구', KBO 인기에 한 몫 [창간20 기획]

양정웅 기자 / 입력 : 2024.09.02 2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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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강야구' 출연진이 지난해 열린 2023 일구상 시상식에서 대상을 받고 있다. /사진=뉴스1
프로야구 KBO리그가 역대 최고의 인기를 누리고 있다. 이미 종전 한 시즌 최다 관중을 넘어 꿈의 '1000만 관중'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 스타뉴스는 창간 20주년 기획으로 올 시즌 KBO리그의 흥행 비결과 인기 유지를 위한 과제를 시리즈로 짚어본다.

① '왜 지금' 야구에 열광하는가... 젊은 여성팬 급증 "숏폼 보고 구장 가서 스트레스 풀고"


② 박용택 "10대 여학생-70대 할머니도 야구 팬 됐다"... '최강야구', KBO 인기에 한 몫

JTBC 야구 예능 프로그램 '최강야구'가 이젠 단순한 TV 프로그램을 넘어 '야구'라는 스포츠에도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지난 2022년 6월 첫 방송을 시작한 최강야구는 3시즌째를 지나고 있다. 박용택, 이대호, 더스틴 니퍼트 등 레전드 야구인들이 '최강 몬스터즈'라는 팀을 꾸려 다시 야구 경기에 나선다는 플랫폼으로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최강야구'는 지난 6월 24일 방영분에서는 처음으로 시청률 4%를 돌파하는 등(닐슨 코리아 제공, 수도권 가구 기준) 매 회차 3% 이상의 시청률을 보이고 있다. 파급력이 있는 구간인 2049(20~49세) 시청률은 월요일 예능 중 꾸준히 1위를 달리고 있다.

야구를 주제로 한 예능이 처음 나온 건 아니다. 하지만 '최강야구'는 이전 프로그램들과는 차별점을 보여주면서 시청자들의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중이다. 과연 팬들은 어떤 포인트에서 '최강야구'를 선택한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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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강 몬스터즈'의 주장인 박용택. /사진=JTBC 공식 홈페이지 갈무리




주장 박용택 "진심을 담은 게 크다. 예능이 아닌 다큐멘터리"





'최강야구'는 오롯이 야구만을 스토리에 담았다. 기존 예능 프로그램들은 비야구인인 예능인들의 비중이 높았던 반면, '최강야구'는 야구인과 야구 경기를 중심으로 이야기를 전개해나가고 작위적 요소도 적다. '최강 몬스터즈'의 캡틴인 박용택(45) KBS 야구해설위원은 스타뉴스와 인터뷰에서 "진심을 담은 게 크다. 대본이나 이야기 방향성이 전혀 없고, 어떻게 될지 모른다. 우리끼리는 다큐멘터리라고 이야기한다"고 말했다.

야구에 관심이 많거나 적은 이들을 모두 만족시키고 있다는 점도 인기 비결 중 하나다. 박 위원은 "원래 야구 팬이셨던 분들은 '선수들은 저 때 무슨 이야기를 할까' 궁금해하고, 야구를 모르는 분들은 규칙 등을 눈높이에 맞춰 알 수 있다. 프로야구만 봐서는 이해하기 어려운 것도 쉽게 접근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기존 야구 예능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의 제작 규모 역시 한몫했다. 한 방송계 관계자는 "'최강야구'는 거의 KBO리그 경기 중계만큼 카메라를 많이 사용하지 않나. 그림에서 타 프로그램과 비교할 수 없다"고 이야기했다. 박 위원 역시 "저희끼리 '너무 돈 많이 쓰는 거 아닌가'라고 생각할 정도"라고 공감을 나타냈다.

연출자인 장시원 PD의 역할도 빼놓을 수 없다. 야구 팬으로 알려진 장 PD는 팬들이 관심을 가질 요소를 적재적소에 넣고 있다. 이전에도 '도시어부', '강철부대' 등 자연스러운 상황에서 나오는 예능을 촬영한 경험을 토대로 프로그램을 잘 이끌고 있다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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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강야구' 장시원 PD가 지난해 일구대상 수상 후 소감을 밝히고 있다. /사진=뉴스1




10대 여학생, 70대 할머니도 "재밌게 보고 있어요"





지난해 '최강야구'는 프로야구 OB 모임인 사단법인 일구회에서 시상하는 2023 일구대상 수상자가 됐다. 이 외에도 KBO 골든글러브 특별활약상, 조아제약 프로야구대상 공로상 등 야구계에서 여러 상을 받았다. 이는 '최강야구'가 그동안 야구와 거리가 멀었던 연령이나 성별에도 야구를 알리고 있기 때문이었다.

박용택 위원은 "이전에는 30~50대 남성 정도만 알아봤다면, 이제는 10대 여학생부터 60~70대 할머니 분들도 '최강야구 재밌게 보고 있다'고 말하고 있다"며 "야구인으로서 '최강야구를 보고 야구 팬이 됐다'는 말이 참 뿌듯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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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강야구'를 거쳐 프로에 입문한 롯데 정현수. /사진=롯데 자이언츠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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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용택 해설위원(오른쪽)이 키움 고영우에게 조언을 하고 있다. /사진=김진경 대기자
상대적으로 야구 팬들의 관심이 적었던 아마추어 야구의 인기 증가도 '최강야구'의 도움이라고 할 수 있다. '최강 몬스터즈'를 거쳐 롯데 자이언츠에 입단한 정현수(23)는 "대학야구에서 잘 해도 스포트라이트를 덜 받지 않나. 그런데 이제는 팬들께서 많은 관심을 가져주신다"며 "'최강야구' 시작 후부터는 대학 경기를 찾는 팬들이 늘어난 게 보였다"고 전했다.

'최강야구'에서 뛰다 프로로 간 선수들이 레전드들의 케어를 받으며 성장하는 것도 긍정적이다. 정현수는 "프로에 와서 잘 안되면서 힘들 때가 있었는데, '최강야구' 선배님들이 해주신 말씀을 토대로 마인드 컨트롤을 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박 위원은 "아마추어 선수들은 돈 주고도 할 수 없는 경험이다"며 "이 친구들을 보면 내가 삼촌이 된 느낌으로 바라본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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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자이언츠의 유튜브 채널 '자이언츠 티비'의 콘텐츠. '최강야구' 관련 영상의 조회수가 높은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사진=자이언츠 티비 갈무리




KBO 리그로도 이어진 '최강야구' 인기





'최강야구'의 인기는 KBO 리그로도 이어지고 있다. 지난 6월 '최강 몬스터즈'와 경기를 한 롯데 구단의 관계자는 "파급력이 엄청나다. 이미 정현수 관련 콘텐츠는 조회수가 높은 편이었고, '최강야구' 방영 후 관련 영상은 조회 수 40만 회 가까이 나오고 있다. 구단에도 큰 이득이 되고 있다"고 전했다.

'최강 몬스터즈' 출신을 2명(고영우, 원성준)이나 데려온 키움 히어로즈의 관계자도 "7월까지 유니폼 판매 순위에서 고영우가 7위, 원성준이 15위로, 특히 고영우는 올해 신인 중 가장 많이 팔린다. 원성준의 데뷔 첫 홈런 쇼츠 조회수도 18만 회로 타 영상 대비 높다. 인지도도 영향을 끼친 것 같다"고 말했다.

키움 관계자는 이어 "야구장을 둘러보면 '최강 몬스터즈' 유니폼이 많다. 이는 단순히 프로그램 시청을 넘어 '야구'라는 스포츠 문화를 향유하기 위해 야구장을 찾는 팬들이 많다는 증거"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또한 "최근 TVING(티빙)에서도 야구 관련 프로그램을 시작하는 등 야구에 대한 관심이 여느 때보다 높다"며 "방송 프로그램뿐 아니라 다양한 형태로 야구를 즐기고 소비하는 고객이 늘어난다는 것은 야구 저변 확대, 야구 산업의 발전 측면에서도 매우 긍정적이라고 생각한다"고 이야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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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최강야구 공식 포스터. /사진=JTBC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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