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명보 논란' 이제 그만, 'K리그 감독 빼가기' 조항 바꾼다... 협회 "삭제나 개정 방침" [창간20]

이원희 기자 / 입력 : 2024.09.02 1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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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명보 한국 축구대표팀 감독. /사진=대한축구협회 제공
앞으로 K리그 현직 감독이 갑작스럽게 한국 축구대표팀 지휘봉을 잡는 일은 없어질 전망이다. 홍명보(55) 대표팀 감독 선임으로 재조명된 'K리그 감독 빼가기' 규정이 개정되거나 삭제된다. 대한축구협회도 해당 규정에 대한 문제점을 파악하고 고쳐나간다는 계획이다.

지난 7월 프로축구 K리그1 울산HD 사령탑이던 홍명보 감독이 대표팀과 계약기간 2027년까지 장기계약을 맺었다. 홍명보 감독은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에 이어 2027년 열리는 사우디아라비아 아시안컵까지 대표팀을 지휘한다.


하지만 홍 감독 선임 과정에서 여러 논란이 나왔다. 특히 가장 문제가 된 것은 일명 'K리그 감독 빼가기'라고 불리는 국가대표축구단 운영규정 제12호 2항이다. 해당 조항은 '대표팀 감독으로 선임된 자가 구단에 속해 있을 경우 해당 구단의 장에게 이를 통보하고, 소속 구단의 장은 특별한 사유가 없는 한 이에 응해야 한다'고 돼 있다.

축구협회가 원할 경우 한순간에 지도자를 잃을 수 있기 때문에 홍명보 감독을 비롯한 다른 K리그 사령탑들이 대표팀 감독 후보에 올랐을 때부터 비판의 목소리가 있었다. 그러나 이런 우려에도 홍명보 감독이 시즌 도중 대표팀 감독에 올랐고, 비난은 더욱 거세졌다.

결국 해당 조항은 손을 볼 예정이다. 축구협회 관계자는 최근 스타뉴스와 통화에서 "(해당 조항을) 삭제나 개정하는 것으로 방침은 정해졌다. 계속 논의하고 있는 부분"이라고 말했다. 다만 "이사회 일정이 잡혀야 개정안을 안건으로 올리고 검토도 받아야 한다"며 'K리그 감독 빼가기' 조항이 개정되기 위해선 시간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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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명보 대표팀 감독 선임 작업을 이끈 이임생 대한축구협회 기술총괄이사. /사진=대한축구협회 제공
그동안 축구협회는 해당 조항을 이용해 K리그 사령탑들을 대표팀 감독으로 선임해왔다. 지난 2007년 박성화(69) 감독이 올림픽 대표팀 감독을 맡았다. 당시 박성화 감독은 불과 17일 전에 부산 사령탑으로 부임한 상태였다. 그때도 'K리그 감독 빼가기'라는 비판이 있었다. 그 해 12월에는 전남 드래곤즈 소속의 허정무(69) 감독이 대표팀 지휘봉을 잡았고, 2011년에도 최강희(65) 전북 감독이 대표팀 사령탑직에 올랐다. 당시 최강희 감독은 전북 잔류를 원해 2014 브라질 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까지만 맡겠다고 요청하기도 했다.

그래도 허정무, 최강희 감독은 시즌을 마친 뒤 대표팀으로 향했으나, 홍명보 감독은 시즌 도중 대표팀 사령탑으로 선임돼 K리그 팬들의 반발이 더욱 거셌다. 울산 서포터스 처용전사는 "한국 축구 팬들의 요구를 무시한 채 그 어떤 해결 방법이나 비전을 제시하지 못하고 표류하다 결국 다시 K리그 감독 돌려막기라는 최악의 상황에 이르게 했다"며 "이번 결정은 처용전사와 한국 축구 팬들의 염원을 무시한 선택"이라고 반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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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 HD 팬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2002 한일 월드컵 축구 레전드 이천수(43)도 자신의 유튜브 방송을 통해 'K리그 감독 빼가기'에 대해 지적했다. 이천수는 "울산이 피해를 봤다. 축구협회가 자신들이 더 세다고 생각해 프로팀을 무시하고 감독을 데려갔다"며 "요즘 프로팀들의 위상도 강하고 울산 팬들 또한 대표팀을 좋아하는데 이럴 수 있나"라고 비판했다.

홍명보 감독 본인도 해당 조항에 대해서 "바뀌어야 한다. 시대가 많이 바뀌었다. 예전처럼 K리그 감독들을 데려와 대표팀을 구성하는 것은 현 시대에 어울리지 않는다"고 인정했다. 결국 축구협회도 현장의 의견을 받아들이고 해당 조항을 개정, 또는 삭제한다는 방침이다.

한편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한국은 오는 5일 팔레스타인전을 시작으로 2026 북중미월드컵 아시아 지역 3차 예선 일정에 돌입한다. 3차 예선에서 한국은 이라크, 요르단, 오만, 팔레스타인, 쿠웨이트 등 중동 5개 팀과 B조에 묶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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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명보 대표팀 감독. /사진=대한축구협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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