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없숲' 고민시 몸 속 다이너마이트..과함과 과감 사이 [김나연의 사선]

김나연 기자 / 입력 : 2024.08.31 09: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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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영화·OTT를 보는 김나연 기자의 사적인 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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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민시 / 사진=넷플릭스
"저 작은 몸 안에 어마어마한 다이너마이트가 있다."

'아무도 없는 숲속에서'는 한여름 찾아온 수상한 손님으로 인해, 평온한 일상이 무너지고 걷잡을 수 없는 사건에 휘말리게 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린 서스펜스 스릴러다. 고요하고 아름다운 숲속의 펜션을 찾아오는 의문의 여자 '성아'(고민시 분)를 시작으로, 미스터리한 이야기의 서막이 열린다.


예정에도 없던 손님 '성아'가 아무 말없이 사라진 후, 펜션 주인 '영하'(김윤석 분)는 방에 남은 핏자국을 발견하지만 의혹을 덮는 선택을 한다. 그로부터 1년 뒤, 그 날의 투숙객 '성아'가 다시 나타나 서서히 그의 펜션에 집착하기 시작하고, 이후 불길한 사건들이 잇따르면서 휘말린 사람들의 평범한 일상이 송두리째 흔들리기 시작한다.

개구리는 무심코 던진 작은 돌에도 맞아 죽는 법인데, '성아'는 수없이 많은 돌을 던져대며 큰 파장을 일으킨다. '아무도 없는 숲속에서'는 상당히 불친절한 이야기인데, 시청자들의 움직이는 동력은 아이러니하게도 그 물음표다. 인물이 왜 그런 행동을 하는지, 어떤 관계인지에 대한 의문은 '아무도 없는 숲속에서' 눈을 뗄 수 없게 한다. 다만, 닮은 듯 다른 두 개의 사건과 인물 사이의 연결 고리가 부족하다는 점은 아쉽게 다가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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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민시 / 사진=넷플릭스
'아무도 없는 숲속에서'를 채우는 배우들은 제 몫을 다한다. 특히 첫 등장부터 어딘가 신비롭고도 섬뜩한 비주얼로 시선을 사로잡는 고민시는 캐릭터를 향한 호기심에 불을 지피고, 극의 팽팽한 긴장감을 유지하게 한다. 과함과 과감 사이, 도무지 속을 알 수 없는 행동의 '성아'는 날 것의 동물적인 느낌마저 준다. 그의 온몸을 휘감은 광기의 근원을 찾아가다 보면, 다소 허무함이 느껴질 수도. 그러나 이렇듯 빈 공간이 느껴지는 캐릭터 서사도 고민시라는 배우의 매력과 표현력으로 충분히 채워진다.


김윤석과 윤계상, 연기력을 의심할 여지 없는 두 배우가 든든한 기둥처럼 버티고 있는 가운데, 고민시가 방점을 찍는 셈이다. 고민시는 내로라하는 선배들에게 전혀 밀리지 않는 폭발적인 에너지로, 극을 가득 채운다. "작은 몸 안에 다이너마이트가 있다"는 김윤석의 말이 이해되는 이유다.

고민시는 영화 데뷔작인 '마녀'에서 귀공자(최우식 분)의 뒤에 찰지게 욕을 내뱉으며 눈도장을 찍었다. 넷플릭스 시리즈 '스위트홈'에서 폭넓은 감정을 담아낸 연기를 선보이며 성장해 나가더니 영화 '밀수'에서는 저돌적이고 유쾌한 매력의 '고옥분' 역으로, 존재감 있는 연기를 선보이며 주연 배우로서 입지를 확고히 했다. 이렇듯 매 작품 고민시는 한 번 보면 잊을 수 없는 강렬한 캐릭터로 자기 이름 석 자를 완벽하게 각인시켰다. 고민시가 보여줄 또 다른 '새 얼굴'이 기다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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