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노아웃이라 생각하고 던져!" 분통 터뜨린 명장, 롯데 불펜에 전한 강력한 한마디 [잠실 현장]

잠실=안호근 기자 / 입력 : 2024.08.31 17: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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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형 롯데 감독(가운데)이 30일 키움전 6회말 마운드에 올라 투수 김상수(왼쪽)에게 지시 사항을 전달하고 있다. /사진=롯데 자이언츠 제공
"그냥 노아웃에 3-0 리드, 첫 타자라고 생각하고 던져."

30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롯데 자이언츠와 키움 히어로즈의 시즌 최종전. 3-0으로 앞선 6회말 3연속 안타를 맞고 1실점하자 무사 1,3루에서 베테랑 김상수가 마운드에 올랐다. 그럼에도 연속으로 볼을 던져 볼카운트 2-1이 되자 이례적으로 김태형(57) 롯데 감독이 직접 마운드에 올라 배터리를 나무랐다.


이후 김상수는 최주환에게 중견수 뜬공 타구를 유도했고 1점과 아웃카운트 하나를 맞바꿨고 이후 타자들도 범타처리하며 3-2 리드를 지킨 채 이닝을 마쳤다. 7회초 공격에서 타선이 4점을 더 보태며 8-2 대승을 거뒀다. 롯데 불펜은 이후 추가 실점하지 않고 팀 승리를 지켜냈다.

김태형 감독은 31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두산 베어스와 2024 신한 SOL뱅크 KBO리그 방문경기를 앞두고 취재진과 만나 "항상 우리 투수들이 가장 문제가 주자만 나가면 어렵게 가는 것이다. 주자를 신경 쓴다"며 "주자를 신경 쓰니까 피칭이 제대로 못 들어간다. 어제도 하도 답답해서 올라가서 '그냥 노아웃에 3-0, 최주환이 첫 타자라고 생각하고 던져'라고 얘기했다"고 밝혔다.

이어 "그러면 얼마나 쉽나. 그런데 1,3루에 최주환 상대로 점수를 안 주려고 하니까 그걸 타자가 쫓아나오게끔 만들려고 계속 어려운 공으로, 유인구로 가지 않나. 그 부분을 얘기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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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일 키움전 6회말 마운드에 방문하는 김태형 감독(오른쪽). /사진=롯데 자이언츠 제공
비슷한 상황에서 반복되는 장면에 답답함을 나타낸 김 감독이다. 그는 "구승민에게도 한 번 그랬다. 부산에서 하도 답답했다. 이틀 연속 점수 차이가 몇 점인데 그 상황에서 점수를 다 줘도 우리 타선이 좋지 않나"라며 "얼마든지 2,3점을 낼 수 있다. 그러니까 빠르게 승부를 해야 되는데 그게 답답했다"고 말했다.

그런 상황 속에서도 2연승을 달린 롯데는 가을야구를 향한 불씨를 살려가고 있다. 54승 62패 3무로 8위로 처져 있지만 여전히 5위 KT 위즈와 승차는 3경기에 불과하다.

9월부터 확장엔트리를 시행할 수 있지만 김 감독은 시즌 막판 매 경기의 중요성이 커진 상황에서 제한적으로 활용할 수밖에 없다는 점을 전했다.

김 감독은 "오늘 끝나고 결정할 것이다. 투수 둘, 야수 둘, 포수 하나로 생각하고 있다"면서도 "그렇게 다 쓸 일은 없을 것 같다"고 선을 그었다.

이어 "엔트리 확장은 사실 7,8월에 가장 중요하다. 더위에 지쳐 있고 그럴 때 바꿔주고 해야 하는데 9월은 막바지라 (상대와 강하게) 붙어야 해서 이 선수들이 나갈 여유가 없다"며 "9월에 완전히 순위 밖으로 밀려 났으면 젊은 선수들에게 기회도 줄 수 있지만 아직 그럴 때는 아니다. 끝까지 9회까지도 붙어야 되니까 점수 차이가 나도 그 선수들이 출전 기회를 잡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롯데는 이날 김진욱을 선발 투수로 등판시킨다. 상대 에이스 곽빈과 선발 맞대결로 다소 선발의 무게감은 두산쪽으로 기울어져 있는 것으로 보이지만 타선의 힘을 살려 맞붙겠다는 계획이다. 롯데는 윤동희(중견수)-고승민(2루수)-손호영(3루수)-빅터 레이예스(우익수)-전준우(좌익수)-나승엽(1루수)-정훈(지명타자)-박승욱(유격수)-손성빈(포수)으로 타선을 구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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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움전 승리로 2연승을 달린 롯데. /사진=롯데 자이언츠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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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호근 | oranc317@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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