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진·삼진·삼진·삼진·삼진' 굴욕→"감독님 피해다녔다" 고백, 37세 베테랑 롯데의 '알토란' 역할 중

부산=양정웅 기자 / 입력 : 2024.09.05 0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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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정훈이 4일 사직 KT전에서 7회 말 적시 2루타를 치고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사진=롯데 자이언츠 제공
"(한 경기 5삼진) 이후로 (감독님을) 피해다니기 바빴고, 최대한 동선이 안 겹치게 돌아다녔습니다."

한 게임에서 혼자 5개의 삼진을 당하고도 결승타로 팀을 구했던 정훈(37·롯데 자이언츠). 이번에는 5위 경쟁팀을 꺾는 안타 행진으로 롯데를 살려냈다.


정훈은 4일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열린 KT 위즈와 2024 신한 SOL 뱅크 KBO 리그 정규시즌 홈경기에서 6번 지명타자로 선발 출전했다. 롯데는 리드오프로 나서던 황성빈(27)의 타격감이 다소 떨어지면서 전준우(38)와 빅터 레이예스(30)가 모두로 외야수로 나서고, 정훈을 지명타자로 출전시켰다.

2회 첫 타석에서는 KT 선발 웨스 벤자민의 유인구에 헛스윙 삼진으로 물러났던 정훈. 하지만 0-4로 뒤지던 5회 말 다시 만난 벤자민을 상대로 1사 후 우중간을 가르는 2루타를 치며 찬스를 만들었다. 이어 2아웃 상황에서 박승욱의 중견수 앞 적시타 때 홈을 밟으며 롯데 첫 득점의 주인공이 됐다.

정훈은 7회 롯데 빅이닝의 징검다리 역할도 했다. 3점 차로 지고 있던 롯데는 전준우가 좌중간 펜스를 직격하는 2루타로 한 점을 따라갔다. 이어 정훈이 전 타석과 비슷한 코스로 우중간 쪽 2루타를 터트리면서 전준우를 홈으로 불러들였다. 롯데는 이 안타로 한 점 차까지 따라갔다.


이후 정훈은 대주자 장두성과 교체됐고, 7번 나승엽의 적시타 때 장두성이 홈을 밟으며 롯데는 4-4 동점을 만들었다. 이후로도 득점이 이어지며 롯데는 7회 말에만 무려 6득점을 올렸고, 결국 이 리드를 끝까지 지켜내며 7-5로 승리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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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정훈이 4일 사직 KT전에서 안타를 치고 있다. /사진=롯데 자이언츠 제공
정훈은 경기 후 "저뿐만 아니라 진짜 해보려고 하는 마음이 가득한 것 같다. 솔직히 1등이랑 붙어도 차이 난다는 느낌도 들지도 않고, 그래서 남은 게임 그냥 최선을 다하면서 이기자라는 게 좀 바뀐 것 같다"고 말했다.

7회 빅이닝이 나올 당시를 기억한 정훈은 "더그아웃 분위기는 점수 나면 괜찮다. 모든 팀이 똑같겠지만, 점수 나면 어느 팀보다 분위기 좋고 파이팅이 넘치는 선수들이 많다. 관심받고 싶어 하는 선수들이 많기 때문에 분위기는 뭐 나무랄 데 없다"고 이야기했다.

앞서 정훈은 지난 1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 원정경기에서 첫 5타석에서 모두 삼진을 당했다. KBO 한 경기 최다 삼진 타이기록을 세웠지만, 12회 초 좌전 적시타로 팀의 결승점을 뽑은 소중한 활약을 했다.

정훈은 "지명타자를 하고 싶지 않다는 생각을 거의 처음 했다. 2번째 타석까지는 괜찮았는데, (삼진을) 3개 4개 5개 먹을 땐 어디 있을 곳이 없었다"고 고백했다. 그러면서 "감독님이 끝까지 내보내 주셨다. 만약 안 나왔으면 개인적으로 타격이 있었을 것 같은데 다행히 팀도 이기고 저도 하나 쳐서 좋은 기운이 왔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제 롯데는 5위 KT와 2경기 차로 따라잡으며 가을야구에 대한 희망을 찾았다. 이에 대해 정훈은 "지금은 솔직히 모르겠다. 과정은 모르겠고 무조건 이겨야 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어 "롯데가 게임이 제일 많이 남았다. 한 게임에 체력 다 쓴다 생각하고 끝까지 그렇게 가야 될 것 같다"고 이야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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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정훈이 1일 잠실 두산전에서 12회 초 적시타를 치고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사진=롯데 자이언츠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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