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들에게 직접 감사인사하고 싶다" 이런 외인이 또 있었나, 동료도 몰랐던 깜짝 시구, 네일이 요청해 마련됐다 [광주 현장]

광주=김동윤 기자 / 입력 : 2024.09.06 18: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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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A의 제임스 네일이 6일 광주 키움전에서 시구자로 나서서 팬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사진=KIA 타이거즈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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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A의 제임스 네일이 6일 광주 키움전에서 시구자로 나서며 전광판을 통해 팬들에게 메시지를 전했다. /사진=김동윤 기자
이런 외인이 또 어디 있나 싶다. 최근 턱관절 수술로 전열에서 이탈한 KIA 타이거즈 외국인 투수 제임스 네일(31)이 깜짝 시구자로 나섰다. KIA 선수들도 몰랐던 내용이었다.

네일은 6일 광주광역시 북구에 위치한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펼쳐질 키움 히어로즈와 2024 신한 SOL 뱅크 KBO 리그 정규시즌 홈 경기를 앞두고 시구자로서 마운드에 섰다.


홈팬들에게 인사하는 건 8월 7일 광주 KT 위즈전 이후 30일 만이다. KIA 구단 관계자는 "선수들도 모르는 깜짝 시구"라며 "네일이 수술 후 개인 SNS(소셜 네트워크 서비스)를 통해 많은 팬에게 응원 DM(다이렉트 메시지)을 받았다고 한다. 팬들의 응원에 감사한 마음을 직접 전하고 싶어 구단에 시구자로 나설 수 있을지 문의했다. 마침 오늘(6일) 내정된 시구자도 없어 진행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선수단에게도 철저히 비밀에 부친 만큼 네일의 등판도 첩보작전을 방불케 했다. 먼저 전광판에는 시구자를 '타이거즈 찐팬'이라고 소개해 모두에게 물음표를 띄웠다. KIA 불펜에서 문이 열리며 시구용 자동차가 들어섰고, '최강기아'라는 이름이 적힌 유니폼을 입은 시구자가 마스크와 선글라스를 쓴 채 차에서 내렸다. 이때 눈치 빠른 선수들은 정체를 알아채고 함박웃음을 지었다. 양현종이 대표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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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A의 제임스 네일이 6일 광주 키움전에서 정체를 숨긴 채 KIA 차를 타고 깜짝 등장했다. /사진=김동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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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A 구단이 6일 광주 키움전에서 미스테리 시구자를 소개하고 있다. 정체는 제임스 네일이었다. /사진=KIA 타이거즈 제공
시구할 때까지도 마스크와 선글라스를 벗지 않은 시구자는 너무나도 능숙하게 스트라이크존 한복판에 빠른 공을 꽂았다. 그 미스터리 시구자의 정체는 바로 네일이었다. 턱관절 고정을 한 상황에서도 네일은 팬들에게 간단하게 감사 인사를 육성으로 전했고, 전광판을 통해 따로 진심을 전했다.


전광판에는 "그동안 받았던 많은 격려와 응원의 메시지들에 대해 감사드립니다. 이젠 제가 그것들에 대해 보답할 수 있게 노력하겠습니다"라는 메시지가 떴다.

시구 후 네일이 구단에 전한 바에 따르면 이번이 그에게도 첫 시구이기도 했다. 구단을 통해 한국말로 "진짜 좋아"라고 시구 소감을 밝힌 네일은 "조금 긴장도 됐다. 하지만 마운드에 다시 설 수 있어서 좋았다. 팬들에 대한 감사함을 표현할 수 있어서 좋은 기회였던 것 같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팬들에 대한 감사함은 형용할 수 없을 정도이다. 외국인 선수로 KIA에 입단했지만, 지금까지 팬들이 나에게 보내준 응원은 단순한 응원 이상의 큰 의미를 가지고 있다. 이렇게 멋진 팬들과 팀 동료들이 있는 KIA에 입단하게 돼 정말 큰 행운이라고 생각하고, 하루빨리 부상을 털어내고 마운드에 설 수 있도록 준비를 잘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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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A의 제임스 네일(왼쪽)이 6일 광주 키움전에서 시구 후 팬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사진=KIA 타이거즈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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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A의 제임스 네일(왼쪽)이 6일 광주 키움전에서 시구 후 이범호 감독과 손인사를 하고 있다. /사진=KIA 타이거즈 제공


올 시즌을 앞두고 KIA에 합류한 네일은 26경기 12승 5패 평균자책점 2.53, 149⅓이닝 138탈삼진을 기록하며 팀 에이스로 활약했다. 하지만 지난달 24일 창원 NC 다이노스전에서 맷 데이비슨의 강습 타구에 턱을 맞아 턱관절 소견을 받았다. 이후 네일은 구단 관계자와 곧바로 서울 아산병원으로 이동해 25일 오전 턱관절 고정술을 받았다.

수술을 마친 후에는 자신의 SNS에 "수술은 잘 끝났다. 이제는 회복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고 근황을 전했다. 이어 "내게 많은 걱정과 기도를 해주신 모든 분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하나님께서 어젯밤 동안 나를 잘 보살펴 주셨다. 수술과 치료에 많은 도움을 주신 아산병원 관계자 여러분, (걱정해준) KIA와 NC에도 감사드린다"고 덧붙였다.

이후에도 네일의 행보는 많은 주목을 받았다. 정규 시즌 아웃 확정에 포스트시즌 내 복귀가 불투명함에도 심재학 단장에게 강력한 복귀 의지를 나타내 깊은 인상을 줬다. 구단 유튜브를 통해 동료들의 응원 영상을 보고는 펑펑 우는 모습이 잡혀 팬들에게 감동을 줬다.

이날 KIA는 박찬호(유격수)-최원준(우익수)-소크라테스 브리토(중견수)-최형우(지명타자)-김선빈(2루수)-이우성(좌익수)-한준수(포수)-변우혁(3루수)-서건창(1루수)으로 타선을 구성했다. 선발 투수는 황동하. 이에 맞선 키움은 장재영(우익수)-이주형(중견수)-송성문(2루수)-김건희(지명타자)-최주환(1루수)-고영우(3루수)-김병휘(유격수)-김재현(포수)-박주홍(좌익수)으로 타선을 구성했다. 선발 투수는 김윤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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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A 제임스 네일이 지난달 24일 턱관절 고정술을 받은 후 근황을 알렸다. /사진=제임스 네일 SNS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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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A의 제임스 네일(오른쪽)이 6일 광주 키움전에서 시구 후 한준수와 포옹하고 있다. /사진=KIA 타이거즈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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