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유학서 쏘아올린 8홈런', 삼성 "9월에 쓸 수 있다" 기대는 현실이 된다

안호근 기자 / 입력 : 2024.09.08 1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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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내야수 이창용. /사진=삼성 라이온즈 제공
1루수 공백, 불펜진 불안 속에서도 유망주를 유학보냈던 삼성 라이온즈의 모험이 성공적인 결과로 나타났다.

삼성 내야수 이창용과 투수 김성경(이상 25)이 지난 7월 15일 미국으로 떠나 54박 55일의 메이저리그(MLB) 드래프트 리그 일정을 마치고 7일 귀국했다.


이창용은 올 시즌 5경기, 김성경은 1군 출전 기록이 없던 선수였지만 이들이 미국으로 떠나던 때 삼성은 외국인 타자 데이비드 맥키넌이 팀을 떠나고 박병호가 부진에 부상까지 겹쳐 1루 자리가 비었고 불펜도 흔들리며 이들의 미국행이 다소 아쉽게 느껴지기도 했다.

그러나 삼성의 생각은 달랐다. 주전으로 활약하기 어려운 두 기대주들이 피지컬이 뛰어난 선수들이 즐비한 미국에서 경험을 쌓고 경쟁력을 보인다면 단순히 미래를 위한 발전이 아닌 당장 가을야구에서도 활용할 수 있을 것을 기대했다.

MLB 드래프트 리그는 6개 팀이 참가해 팀당 80경기를 치르며 전반기에는 드래프트 자격이 주어지는 고등학교, 대학교 졸업반 선수, 후반기에는 지명을 받지 못했지만 다시 프로 진출을 노리는 선수들 및 독립리그 선수 등으로 팀이 구성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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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래프트 리그에서 활약한 이창용(왼쪽)과 김성경. /사진=삼성 라이온즈 제공
트랙맨, 랩소도 등의 최신식 장비를 활용해 선수들의 트래킹 데이터를 측정하고 데이터 분석 내용을 선수 및 MLB 스카우트 팀과 공유해 각 선수의 기량을 구체적으로 분석할 수 있도록 하는 등의 체계화된 시스템도 적용된다.

이창용은 2021 신인 드래프트 2차 8라운드 73순위로 입단한 선수로 장타력을 갖춘 우타 거포 자원으로 기대를 모았다. 올 시즌 1군에선 존재감을 보이지 못했으나 퓨처스리그에선 타율 0.304 10홈런 33타점 OPS(출루율+장타율) 0.949를 기록했다.

김성경은 아마추어 시절 부상으로 잠시 야구를 그만뒀으나 사회인 야구를 통해 다시 시작해 대학에 진학, 2004 신인 드래프트 5라운드 44순위로 삼성에 지명을 받은 특이한 이력을 가지고 있다. 올 시즌 퓨처스리그에서 21경기 21이닝을 소화하며 28탈삼진 4홀드 평균자책점(ERA) 3.00을 기록했다.

이종열 삼성 단장은 7월말 스타뉴스와 통화에서 "이창용이 지금 얼마나 쓰고 싶나. 그런데 그 선수가 지금 1군에서 뛴다고 주전으로 나간다는 보장이 없다"며 "대신 지금 미국에 가서 성장을 하면 9월에 쓸 수 있다는 생각을 했다. 지금도 드래프트 리그에서 4번을 치고 있다. 그쪽에서 보기에도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가능성이 큰 선수들이 많은 만큼 충분히 경험을 쌓을 수 있는 무대로 판단했다. 이 단장은 "하루에 안타를 하나 이상씩 치고 있다"며 "시속 150㎞ 이상 던지는 투수들의 공에 경험을 하면 충분히 여기서도 통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해 여러 가지 고민 끝에 보내게 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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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용(왼쪽)이 박진만 감독과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다. /사진=삼성 라이온즈 제공
김성경도 마찬가지였다. 꼭 미래만을 바라본 결정이 아닌 가을에 활용할 수 있겠다는 판단을 했다는 것이다. 이 단장은 "김성경도 시속 150㎞ 이상을 뿌리는 투수이고 힘 있는 타자들과 경쟁을 하고 들어오면 9월에 써먹을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이창용은 드래프트 리그 38경기에서 타율 0.280(143타수 40안타) 8홈런 38타점으로 훨훨 날았다. 팀 내 홈런과 타점 1위에 올랐다. 김성경은 11경기에서 11⅓이닝을 던져 13탈삼진 11볼넷 9실점으로 다소 아쉬움도 남겼으나 다양한 변화구를 추가하는데 주력했던 만큼 소기의 성과를 거둔 것으로 보인다.

삼성에 따르면 이창용은 "미국 선수들의 수비 기본기가 매우 탄탄해서 그 부분을 가장 배우고 싶었다. 시합을 거듭할수록 수비 능력이 향상됐고 자신감이 많이 생겼다"며 "타격 관련해서도 동료들과 코치님에게 적극적으로 다가가며 많은 것을 배웠다. 좋은 기회를 주신 만큼 한국에서도 좋은 성과로 보답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김성경은 "미국에서 야구를 할 기회가 있을까 생각했는데 구단 지원 덕분에 좋은 경험을 했다"며 "현지에서 다양한 구종과 그립을 배우며 많은 도움이 됐다. 비록 기록은 좋지 않았지만 이번 경험을 통해 한국에서 더 나은 모습을 보여드리겠다"고 다짐했다.

삼성은 현재 131경기를 치러 72승 57패 2무로 2위에 올라 있다. 선두 KIA 타이거즈와 승차는 7경기로 사실상 역전 우승은 쉽지 않은 상황이고 3위 LG 트윈스와 승차도 4경기여서 2위 굳히기가 유력한 상황이다.

삼성은 이들이 팀 주축 전력으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지원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최종 순위가 어느 정도 굳혀지면 이들을 적극적으로 활용해볼 가능성이 더 커진다. 나아가 당초 삼성의 기대대로 미국에서 맹활약했던 이창용이 가을야구에서 삼성 타선에 힘을 보탤 수 있을지 관심이 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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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용. /사진=삼성 라이온즈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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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호근 | oranc317@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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