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둑맞은 홈런' 주인공, 22세 군필 "얼떨떨", "조마조마" 이번엔 제대로 인생 경기 해냈다!

김우종 기자 / 입력 : 2024.09.09 1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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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트윈스가 8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한화 이글스와 경기에서 14-3 대승을 거뒀다. LG 이영빈(왼쪽)이 경기 후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다. /사진=LG 트윈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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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트윈스 이영빈. /사진=김진경 대기자
LG 트윈스의 미래로 불리는 이영빈(22)의 인생 경기였다. 데뷔 후 처음으로 멀티 홈런을 때려낸 이영빈이 개인 최다 안타와 타점 경기를 펼치며 팀의 대승을 이끌었다.

이영빈은 8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펼쳐진 한화 이글스와 2024 신한 SOL 뱅크 KBO 리그 홈 경기에서 9번 타자 겸 우익수로 선발 출장, 4타수 4안타(1홈런) 5타점 3득점으로 맹활약하며 팀의 14-3 대승에 앞장섰다.


이영빈은 대전동산초(대전중구리틀)-충남중-세광고를 졸업한 뒤 2021 신인 드래프트에서 1라운드 전체 7순위로 LG 유니폼을 입었다. 입단 당시 계약금은 1억 3000만원. 우투좌타 내야수로 큰 기대를 모은 이영빈은 2021시즌 72경기에 출장해 타율 0.243(148타수 36안타) 2홈런 16타점 21득점 6도루 장타율 0.345, 출루율 0.323의 성적을 올렸다.

2022시즌 이영빈은 60경기에 나서 타율 0.184(76타수 14안타) 5타점 16득점의 성적을 올린 뒤 이듬해 1월 상무로 향했다. 상무에서 계속 야구를 할 수 있었던 이영빈은 지난 7월 전역 후 LG에 복귀했다. 그리고 복귀 후 18경기에서 타율 0.429(28타수 12안타) 2홈런 7타점 8득점 장타율 0.679, 출루율 0.429의 성적을 기록 중이다.

이영빈의 진가를 제대로 확인할 수 있었던 8일 경기였다. 2회 희생번트를 댔던 이영빈은 팀이 2-0으로 앞서고 있는 3회말 2사 만루 기회에서 두 번째 타석에 들어섰다. 2스트라이크를 그냥 지켜보는 가운데, 팀이 삼중 도루(트리플 도루)를 성공시키며 3-0을 만들었다. 계속되는 이영빈과 승부. 이영빈은 볼카운트 2-2에서 한화 불펜 김기중의 6구째 한가운데 슬라이더(132.4km)를 통타, 우측 담장을 넘어가는 스리런포를 작렬시켰다. 이영빈의 올 시즌 1호 홈런. 더불어 이영빈이 처음으로 잠실구장에서 홈런을 때려낸 순간이었다. LG 구단 트랙맨 데이터에 따르면 비거리는 120.8m, 타구 속도는 163km, 발사각은 26.9도로 측정됐다.


이영빈의 거포 본능은 여기서 멈추지 않았다. LG가 4회말 박해민의 적시타와 구본혁의 2타점 적시 2루타로 9-2 리드를 잡은 가운데, 2사 2루에서 이영빈이 세 번째 타석에 섰다. 이영빈은 볼카운트 1-1에서 한화 불펜 한승주의 3구째 몸쪽 속구(141.6km)를 공략, 우측 폴 위를 넘어가는 투런 아치를 그렸다. 약 3분간 비디오 판독 끝에 홈런으로 인정받았다. 비거리는 119.8m, 타구 속도는 161km, 발사각은 36.5도였다. 이후 이영빈은 6회와 8회 우전 안타를 각각 터트리며 4안타 경기를 완성했다. 이영빈은 개인 최다 안타(종전 3안타) 및 타점(종전 2타점)을 기록하며 환하게 웃었다.

경기 후 취재진과 인터뷰에 임한 이영빈은 "상대 선발이 좌투수라 나갈 수 있을까 생각했는데, 믿고 내보내주신 코치님과 감독님께 감사하다. 저도 이 정도까지 좋은 경기를 할 줄 몰라서 얼떨떨한 느낌"이라고 입을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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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트윈스 이영빈. /사진=김진경 대기자
사실 이영빈은 최근 홈런 1개를 도둑맞았다. 바로 지난 3일 광주 KIA전에서 가운데 담장을 넘어가는 타구를 날렸는데, 구조물을 맞고 철망에 공이 꽂힌 것. 2루타로 판정됐으나, 실제 느린 화면을 보니 담장을 넘어간 홈런이었다. 그러나 심판도 이를 놓쳤고, LG에서도 비디오 판독을 신청하지 않으면서 홈런을 잃어버리고 말았다. 그래도 이영빈은 의연했다. 그는 "주변에서 많이 아쉽다고 말씀을 해주셨다. 그래도 저는 그럴 때마다 '뭔가 더 중요한 순간에 더 멋있게 치면 되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리고 그 이후 비교적 일찍 이렇게 홈런이 나와 좋다"며 웃었다.

공교롭게도 이날 두 번째 홈런은 비디오 판독 끝에 홈런으로 인정됐다. 이영빈은 비디오 판독 당시 마음에 대해 "일단 전 타석에서 홈런을 치긴 했지만, 그래도 당연히 홈런이 되길 바랐다. 옆에서 (홍)창기 형과 (김)현수 선배가 스타트 자세를 취하면서 저한테 뛸 준비를 하라고 하더라. 조마조마하기도 했는데, 즐겁게 웃으면서 기다렸다. 그런 상황에서 홈런이 나와 더 기뻤다"고 되돌아봤다.

이영빈은 지난해 LG가 29년 만에 통합 우승을 달성하는 순간, 상무에 있었기에 동료들과 함께하지 못했다. 이영빈은 "막 울고 그러는 모습을 봤는데 정말 행복해 보이더라. 저도 빨리 저 자리에서 함께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이어 "상무에서 성적이 좋지 않아 저도 걱정했고, 팬 분들께서도 응원과 함께 걱정을 많이 해주셨다. 그래도 지금까지 팀에 보탬이 될 수 있어 정말 기쁘다. 오늘뿐만 아니라 앞으로도 계속 팀 승리에 기여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인사하며 각오를 재차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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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트윈스가 8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한화 이글스와 경기에서 14-3 대승을 거뒀다. LG 이영빈이 4회 비디오 판독 끝에 타구가 홈런으로 인정받자 기뻐하며 더그아웃으로 들어오고 있다. /사진=LG 트윈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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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트윈스가 8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한화 이글스와 경기에서 14-3 대승을 거뒀다. LG 이영빈(등번호 7번)이 4회 투런 홈런을 친 뒤 염경엽(오른쪽) 감독과 이호준(오른쪽에서 세 번째) 수석코치 등 코칭스태프와 하이파이브를 나누고 있다. /사진=LG 트윈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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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트윈스가 8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한화 이글스와 경기에서 14-3 대승을 거뒀다. LG 이영빈(왼쪽)이 경기 후 취재진과 인터뷰에 앞서 사진 촬영에 임하고 있다. /사진=김우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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