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X멜로' 손나은 "'이번 연기는 절실하다' 반응, 제 마음 알아주셔서 감사했어요"[★FULL인터뷰]

한해선 기자 / 입력 : 2024.09.17 15:00
  • 글자크기조절
image
/사진=YG엔터테인먼트


"'이번에 손나은의 연기는 절실하다'는 반응이 있더라고요. 특히 이번엔 저도 열심히 잘해내고 싶었기 때문에 제 마음을 알아주신 것 같아서 감사했어요."

기자 역시 이번 배우 손나은의 연기를 보고 놀랐다. 그가 JTBC 토일드라마 '가족X멜로'(연출 김다예, 극본 김영윤)에서 일상적인 직장인, 딸의 모습을 손색없이 자연스럽게 표현해낸 거다. 과거 '아이돌'이었단 색안경을 낄 겨를도 없이 손나은은 시청자를 빨리 몰입하게 했고 '미래'란 캐릭터에 공감가게 만들었다.


손나은에겐 전작 '대행사'가 색다른 변신이기도 했지만 뼈아픈 기억으로도 남아있을 터다. 화려한 캐릭터를 과장되게 보여주느라 '연기가 어색하다'란 쓴소리를 들었던 게 사실. '배우'로서의 길을 마음먹은 손나은은 자신에 대한 냉정한 평가를 모두 찾아보며 절치부심했고, 바로 다음 작품인 '가족X멜로'에서 무섭게 성장한 모습을 보여줬다.

"저는 반응을 다 찾아보는 편이에요. 오히려 저에 대해 객관적이고 냉정하게 평가해 주시는 반응을 찾아보려고 해요."

'가족X멜로'는 11년 전에 내다버린 아빠 변무진(지진희 분)가 아내 금애연(김지수 분)과 자녀 변미래(손나은 분), 변현재(윤산하 분) 집의 건물주로 컴백하며 벌어지는 피 튀기는 패밀리 멜로. 'X-가족' 변무진-금애연-변미래의 희한하고도 치열한 삼각 패밀리 멜로를 그려내며 안방극장에 웃음과 공감을 선사했다.


손나은은 극 중 11년 만에 집주인으로 돌아온 아빠 무진으로부터 엄마 애연을 지키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맏딸 변미래 역으로 활약했다. 무진이 과거 여러 번의 사업 실패로 가정에 위기를 가져오자 미래는 무진에게 "꺼져달라"며 '애증'을, 애연에게는 원더우먼이 되어주며 '애정'을 드러냈다. 미래는 자신이 다니는 제이플러스 마트의 사장 아들 남태평(최민호 분)과 러브라인을 그리며 멜로연기도 선보였다.

image
/사진=YG엔터테인먼트


-'가족X멜로' 종영 소감은?

▶굉장히 행복했던 현장이었고 많은 걸 배울 수 있던 현장이어서 의미있게 남을 것 같다. 이번주 마지막 방송이 아쉬울 정도다. '가족X멜로'가 없는 주말이 어떨까 싶고 허전할 것 같다. 사랑해 주신 많은 시청자 분들에게 감사하단 말씀 드리고 싶다.

-'가족X멜로'에서 손나은의 내레이션이 많았다.

▶대본을 처음 봤을 때부터 미래의 내레이션이 좋았고 잘 살려보고 싶었다. 고민했던 부분은 연기 중간 중간 미래의 내레이션이 껴있었기 때문에 왔다갔다 하는 과정에서 표현이 잘 될까 싶었다.

-이번 작품에서 손나은에 대한 연기 칭찬이 많았다.

▶다양한 반응도 있지만 칭찬에 대해 감사하게 생각한다. 이번 작품을 하고서 미래 캐릭터에 공감해 주신 분들이 많아서 기분이 좋더라. 미래가 안타깝고 응원한단 말을 들으면 힘이 됐다.

-미래가 힘들게 취업하고 일하며 사는 캐릭터였다. 평범한 직장인인 미래의 삶에 어떻게 공감하려고 했는지.

▶미래와 비슷한 점도 꽤 많았다. 저도 장녀이기도 하고. 제가 이 일을 10년 넘게 할 수 있었던 건 근성, 끈기, 책임감이 있었기 때문이다. 직업적으로는 자료를 찾아보면서 알아가려고 했다.

-미래의 성장과정, 다양한 감정은 어떻게 표현하려고 했나.

▶미래가 극 중 모든 인물을 만나는 캐릭터였는데, 아빠와의 관계가 포인트였다. 아빠와 애증의 관계여서 처음에 그런 감정을 어떻게 표현할지 고민이 많았다. 현장에서 (지진희) 선배님과 호흡을 맞추다 보니 잘 따라갈 수 있었다. 시간이 지나면서 미래가 아빠와 관계가 풀리고 가까워진 순간도 있는데 미래의 감정이 잘 표현될 수 있도록 감독님과도 잘 상의하면서 연기했다.

image
/사진=YG엔터테인먼트


-'가족X멜로'에서 미래가 끌어가는 부분도 많았다. 역할이 부담되진 않았는지.

▶처음엔 부담도 많이 됐고 '내가 이걸 잘 할 수 있을까?' 걱정도 많이 했다. 사실 작품을 선택한 계기가, 미래가 성장하는 캐릭터이지 않냐. 이 작품을 끝내고 나면 나도 미래처럼 단단해질 수 있을까 기대했다. 감독님과 초반에 녹음할 때 감독님이 '나은 씨에게도 미래의 모습이 있어요'라고 하시더라. '나에게도 그런 모습이 있구나', '잘 살려내면 표현이 되겠구나' 싶었다. 미래가 혼잣말하는 신들, 당당하게 얘기하는 뻔뻔함을 연기하니 감독님께서 제게 그 점을 닮았다고 하시더라. 제 본체에도 그런 뻔뻔함이 있는 것 같다. 그렇기 때문에 이 일도 하고 있지 않을까 싶다.

-실제 장녀로서 미래에게 공감했던 부분이 있다면?

▶장녀로서 가족 이야기에 공감했던 게 많은데 가족을 사랑하는 마음, 책임감이 미래와 비슷한 것 같다. 미래가 엄마를 지키는 원더우먼이 되고 싶어했는데 그런 부분도 나와 비슷한 것 같다.

-이번 작품을 위해 특히 노력했던 부분은?

▶사실 전작이 '대행사' 강한나 역으로 화려한 캐릭터였다 보니 이번엔 희생정신 강하고 털털한 캐릭터를 보여주고 싶었다. 너무 좋은 타이밍에 이 작품을 만났다. 의상은 이번엔 평범한 직장인으로 갖춰입으면서 실용성 있는 옷을 입으려 했고, 연기적으로는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인물로 보이고 싶어서 털털하게 하려고 했다.

-실제 미래와 비슷한 또래로서 미래의 감정과 심리는 어떻게 이해하려고 했나.

▶이번에 가장 크게 느낀 건, 가족에 대한 소중함을 느낄 수 있는 작품이다 보니까 지금은 제가 부모님을 챙길 일이 많아졌구나 싶었다. 그런 면에서 미래와 비슷했던 것 같다. 어릴 땐 빨리 나이가 들고 싶었는데 사실 30대가 되니 스스로 조급해지는 마음도 없지 않아 있더라. 미래에 대해 구체적으로 설계해 놓진 않겠지만 조급함이 들었을 때 내 페이스대로 지금 할 수 있는 것들에 충실하자 싶었다.

-실제론 어떤 딸인가.

▶실제로도 엄마와 친구처럼 친하다. 여동생이 운동을 해서 털털하고 더 언니 같고 제가 동생 같다.

image
/사진=JTBC


-가족들이 '가족X멜로'를 보고 어떤 반응을 보였다.

▶엄마도 드라마를 예쁘게 봐주셨고 재미있게 보셨다.

-'가족X멜로'에서 애연과 미래의 모녀 관계도 중요했다.

▶엄마와 친해져야 해서 같이 식사도 하고 집이 가까워서 같이 한강도 걸으면서 작품 얘기와 소소한 얘기를 했다. 그러다 보니 현장에서 너무 편했고 드라마처럼 엄마와 딸처럼 느껴졌다. 선배님 눈을 보면서 울컥해질 때도 있었다. 선배님은 관리도 열심히 하시고 젊게 사시는 분이시다.

-지진희와 함께 부녀 연기를 한 소감은?

▶처음부터 아빠란 생각을 하고 만났는데, 선배님께서 실제로 자녀도 있으셔서 아빠 같았다. 현장에서 자상하고 배려심도 많으시고 가끔 아들 얘기도 해주셨다. 아빠와 애증의 관계로 연기하면서도 실제론 부녀지간 같았다.

-윤산하와 남매 연기는 어땠나.

▶실제로 제 동생이 남자 같아서 연기에 어려움이 없었다. 현재가 사랑스럽게 연기해서 저도 맞춰서 연기하면서 케미가 잘 살았던 것 같다.

-최민호와 러브라인 호흡은 어땠나.

▶선배님과는 전에 활동하며 오며가며 만났기 때문에 내적 친밀감이 있었다. 선배님이 열정이 많으셔서 현장에서 힘을 많이 불어넣어 주셨다. 신인시절 얼마나 긴장되고 떨리는지 이해하시고 알려주셨다.

-실제로 힘들 땐 어떻게 푸는 편인가.

▶혼자 있으면서 운동도 하고 책도 보고 인터넷도 하려고 한다.

image
/사진=JTBC


-MBTI가 I인가 보다.

▶지금 MBTI는 INTJ다. I랑 J는 안 바뀌더라.(웃음)

-특히 이번 작품을 통해 연기력이 많이 도약한 느낌이다. 사실 손나은의 연기에 대해 혹평이 있던 순간도 있지 않았나.

▶개인적으로 많이 성장한 것 같다. 미래로서도 성장했고. 이번 작품을 하면서 좋은 인연을 만난 것 같다. 다양한 반응이 있는 건 너무나 알고 있다. 좋은 얘기일 수도 있고 쓴소리일 수도 있고 그것마저 저에 대한 관심이겠고 부족한 점을 채워가려고 노력한다. 저도 사실 연기하면서 100% 만족할 수는 없을 것 같다. 그런 반응도 결과도 겸허히 받아들이고 더 노력해서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려고 한다.

-이번 작품이 스스로에겐 어느 정도 만족스러운가.

▶일단 미래라는 캐릭터를 무사히 잘 해냈다는 것에 점수를 주고 싶다. 제 연기를 객관적으로 평가하기에는 어려운데 반응을 보면서 알게 되는 것 같다. 댓글로 공감도 해주시는 걸 본다. 저는 반응을 찾아봐야 한다고 생각한다. 혼자 스스로는 객관성을 찾기가 쉽지 않은 것 같다.

-아픈 댓글은 어떻게 극복하려고 하는가.

▶저도 이 일을 한 지 10년이 됐기 때문에 말도 안 되는 반응을 보기도 해서 크게 신경쓰지 않으려 한다. 오히려 저에 대해 객관적이고 냉정하게 평가해 주시는 반응을 찾아보려고 한다.

-손나은을 발전시켰던 반응은 무엇이 있었나.

▶캐릭터에 공감해 주시고 '짠하다'고 해주시고 '이번에 손나은의 연기는 절실하다'는 반응도 있더라. 특히 이번엔 저도 열심히 잘해내고 싶었기 때문에 제 마음을 알아주신 것 같아서 감사했다.

-화려함보다 자연스러움을 연기했을 때 호평이 나오는 것 같다.

▶'대행사' 속 한나처럼 화려한 이미지가 저와도 잘 어울렸다고도 생각한다. 부족한 점도 있었지만 제가 받아들이고 채워야 한다고 생각한다. 편한 캐릭터를 많이 좋아해 주신다는 걸 저도 알고 있고 저도 그런 캐릭터를 연기할 때 다른 매력이 나오는 것 같다.

image


-연기를 시작한 지는 12년이 됐더라. 연기가 스스로에게는 어떤 매력으로 다가왔을까.

▶연기는 예전부터 하고 싶은 마음이 있었다. 하고 싶어서 시작했지만 하면 할수록 잘하고 싶고 욕심나는 게 연기더라. 작품을 할 때마다 보완할 점이 있고 잘하고 싶은 마음이 들더라.

-미래가 직장생활에 적응한 것처럼, 10년간 연예계 생활은 어떻게 헤쳐나왔다고 생각하나.

▶처음엔 쉽지 않았다. 하지만 제가 하고 싶었던 일이었다. 일할 땐 최대한 E 성향을 발휘하려고 했다. 제가 어릴 때 조용한 성격이었지만 장기자랑엔 또 잘 섰다. 어딘가엔 E 성향이 있지 않을까 싶다. 10대 때 사회생활을 시작했는데, 어른들의 세계에 뛰어들다 보니 완벽함을 보여줘야겠단 압박감도 있었다. 그런 부분에선 미래와 비슷했던 것 같고 공감이 갔다.

-시간을 되돌린다면 지금과 같은 삶을 택했을까.

▶저는 되돌려도 이 직업을 할 수 있다면 이 직업을 택할 것 같다. 너무 이 일을 좋아하기도 하고 즐겁다. 제 성격과 안 맞는 일이라고도 생각하지만 잘 맞는 부분도 있다. 앞으로도 잘해나가고 싶은 욕심이 있다. 새로운 작품을 만날 때마다 설레고 캐릭터를 만드는 게 즐거운 과정이다. 혼자 하는 일이 아니고 감독님, 스태프분들과 함께 하면서 작업하는 게 즐겁게 느껴진다. I 성향이기 떄문에 이렇게 하지 않으면 집에만 있었을 거다. 이 일을 하면서 에너지를 많이 받는다.

-예전 에이핑크 그룹 활동과 또 달리 현재 배우로서의 활동은 어떤 것 같나.

▶예전엔 피드백이 빨랐던 것 같다. 지금은 가수할 때와 다른 느낌인데 배우를 할 때는 감정선을 갖고 호흡을 길게 갖고 촬영해야 해서 또 다른 체력이 필요하더라. 아직까지 '배우 손나은'이란 명칭이 어색하긴 하다. 아직은 그 색깔이 선명하진 않았던 것 같은데, 이번 작품을 통해 '배우 손나은'이란 수식어가 선명해졌다고 생각한다. 다음 작품에서 더 잘할 수 있는 발판이 된 것 같고 좋은 반응을 받으면서 용기와 자신감도 많이 얻었다.

-에이핑크 멤버들과 연기 피드백을 주고 받기도 했는지.

▶'가족X멜로'의 전 작품이 (정)은지 언니 작품(JTBC '낮과 밤이 다른 그녀')이어서 찾아보려고 했고 잘됐더라. 기분 좋은 일이다. 멤버들이 멀리서나마 응원을 하고 있다.

image
/사진=YG엔터테인먼트


-이번 작품을 통해 '가족'이란 의미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게 됐나.

▶치열하게 싸워도 '결국 가족'이란 생각이 들었다. 가족에게 받았던 상처, 아픔이 가족을 통해 극복이 되는 것 같다. 저 역시 나이가 들면서 가족만큼 소중한 게 없는 것 같더라.

-배우 활동에 집중하고 있는데, 가수로서의 모습을 향후에 다시 보여줄 생각도 있을까.

▶(노래하는 것을) 미뤄둔 건 아니고 기회가 되면 팬미팅 같은 곳에서 (노래를) 하면 너무 좋을 것 같다. 기다려 주시는 팬들도 있고.

-앞으로 도전해 보고 싶은 캐릭터가 있다면?

▶'가족X멜로' 말고 진짜 멜로, 로코도 해보고 싶고 액션물 같은 것도 해보고 싶다. 진짜 말랑말랑한 것을 해보고 싶다. 특정 직업을 꼽기 보다는 봤을 때 사랑스러운 캐릭터, 사이다 같은 캐릭터도 해보고 싶다. 센 데사를 하는 역할도 재미있을 것 같다.

-롤모델이 있다면?

▶작품을 할 때마다 바뀌는데 지금은 '가족X멜로'에 맞게 저희 엄마, 아빠가 롤모델이다.

-궁극적으로 어떤 배우가 되고 싶은지.

▶10년 넘게 꾸준히 일을 해온 사람으로서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 받고 응원 받는 게 너무 행복한 일이라 생각한다. 앞으로 꾸준히 사랑 받고 싶다.
기자 프로필
한해선 | hhs422@mtstarnews.com 트위터 페이스북

스타뉴스 가요방송부 연예 3팀 한해선 기자입니다.

이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최신뉴스

더보기

베스트클릭

더보기
starpoll 배너 google play app st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