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름 만에 36·37호 폭발' 여유 찾은 김도영, 어떻게 타격감 되살렸나 "아버지가 타격폼 조언하던데요" [수원 현장]

수원=김동윤 기자 / 입력 : 2024.09.16 2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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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A 김도영(오른쪽)이 16일 수원 KT전 9회 초 중월 3점 홈런을 치고 그라운드를 돌고 있다. /사진=KIA 타이거즈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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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A 김도영이 16일 수원 KT전 3회 초 좌중월 솔로포를 치고 팀원들과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다. /사진=KIA 타이거즈 제공
KIA 타이거즈 김도영(21)이 보름 만에 홈런 2개를 폭발시키며 KBO 최초 국내 타자 40홈런-40도루(40-40) 도전에 다시 나섰다. 그리고 그 뒤에는 가족들의 진지하고도 따뜻한 응원이 있었다.

김도영은 16일 수원KT위즈파크에서 펼쳐진 KT 위즈와 2024 신한 SOL 뱅크 KBO 리그 정규시즌 방문 경기에서 3번 타자 및 3루수로 선발 출전해 5타수 3안타(2홈런) 4타점 3득점을 기록, KIA의 10-5 역전승을 이끌었다.


이로써 KIA는 83승 2무 51패로 7년 만의 정규시즌 우승까지 매직넘버 1을 남겨두게 됐다. 이날 경기가 없던 2위 삼성 라이온즈(75승 2무 59패)와 승차는 8경기로, 빠르면 17일 인천 SSG 랜더스전에서 정규 우승을 확정할 수 있게 됐다.

이날 김도영은 2개의 홈런을 추가하며 시즌 성적 133경기 타율 0.345(513타수 177안타) 37홈런 105타점 134득점 39도루, 출루율 0.417 장타율 0.649 OPS 1.066을 기록, 40-40까지 3홈런 1도루만이 남았다.

무척이나 기다렸던 홈런이었다. 김도영은 8월 한 달간 6개의 홈런을 치면서 34홈런으로 9월을 시작했으나, 1일 대구 삼성전에서 35호를 친 뒤 보름 동안 홈런을 추가하지 못했다. 설상가상으로 지난 3일 광주 한화 이글스전에서 수비 도중 주자 요나단 페라자와 충돌로 하루를 결장하는 등 컨디션 조절에 어려움을 겪었다. 이 경기 전까지 보름간 추가한 건 3개의 도루뿐이었다.


답답한 마음을 가족들에게 털어놓기도 했다. 경기 후 김도영은 "최근에 홈런이 안 나오니까 아버지한테 장난으로 '홈런 어떻게 쳐야 해?'라고 물어봤다. 그런데 아버지가 이때다 싶었는지 타격폼에 대해 이런저런 조언을 해주셨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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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A 김도영이 16일 수원 KT전 9회 초 중월 3점 홈런을 치고 있다. /사진=KIA 타이거즈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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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A 김도영이 16일 수원 KT전서 홈런 2개로 팀 승리를 이끈 뒤 취재진과 인터뷰에 응하고 있다. /사진=김동윤 기자


전문적으로 야구를 배운 건 아니지만, 아들을 야구선수로 키우며 나름의 지식을 쌓은 김도영의 아버지다. 김도영은 "아버지는 정말 야구의 정석, 교과서 같은 이야기를 하셔서 듣고 보면 틀린 말은 아니다. 하지만 피드백을 주면 아버지가 계속 하실 것 같아서 딱 잘라냈다. 나는 전혀 관심을 안 가졌지만, 아버지 혼자 진지했다. 가족들은 다 웃었다"고 미소와 함께 뒷이야기를 전했다.

이어 "엄마는 내가 야구를 하고 있으면 항상 가족들과 챙겨보신다. 그러고 경기가 끝나면 '아빠가 너 스텝이 어떻다던데'라고 전해준다. 그런 말이 난 진짜 스트레스"라고 웃으면서 "잘하고 있을 때야 기분 좋지만, 안 좋을 때는 아예 귀를 닫는다. 솔직히 뭐라 했는지 기억도 안 난다"고 솔직하게 털어놓아 좌중을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KBO 리그 슈퍼스타인 김도영도 집에 가면 3남매의 막내일 뿐이다. 부모님은 물론이고 3살, 6살 터울의 누나들은 김도영의 매니저를 자처하면서 쉼터가 돼 주는 고마운 존재다. 김도영은 지난달 스타뉴스와 만나 "누구나 가족은 힘이 된다. 하지만 내게는 더욱 힘이 되고 특별하다. 첫해에는 내가 못 하는 날이 많아 집에 가기 싫었다. 혼자 있고 싶어 친구 집에 가서 자기도 했는데 철이 없었다. 지난해부터는 가족들이랑 함께 시간을 보내면서 야구를 생각하지 않게 되니까 리프레시도 되고 힘을 많이 얻었다"고 전했다.

이어 "누나들이랑도 어린 시절 정말 많이 싸웠는데 그렇게 싸우고 나니까 오히려 더 가깝게 느껴지는 게 있다. 싸우면서 누나들이 뭘 싫어하는지, 어떤 생각을 가졌는지 알게 돼서 조심하고 더 가까워졌다. 지금은 내가 SNS에 올리는 것들이나 말과 행동에 대해 팬들의 관점에서 조언을 해준다. 마치 매니저 같다"고 고마움을 나타낸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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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A 김도영(오른쪽)이 16일 수원 KT전 9회 초 중월 3점 홈런을 치고 그라운드를 돌고 있다. /사진=KIA 타이거즈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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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A 김도영이 16일 수원 KT전서 홈런 2개로 팀 승리를 이끈 뒤 취재진과 인터뷰에 응하고 있다. /사진=김동윤 기자


가족들의 든든한 응원에 힘입어 지친 마음을 달래고 야구장에서는 더욱 훈련에만 매진할 수 있었다. 김도영은 "그동안 잘 맞은 타구가 잡힌 것도 있어서 소심해지는 부분도 있었다. 하지만 그럴 때마다 똑같이 야구장에 나와 타석에서 좋았을 때 느낌을 가지고 연습하니까 완전 좋았을 때로 되돌아오는 느낌이라 앞으로도 타석에서 내 것만 하면 될 것 같다"고 힘줘 말했다.

산술적으로 39홈런-41도루 페이스에 KIA의 잔여 경기는 8경기로 얼마 남지 않았다. 그러나 정말 본인의 말대로 10홈런 14도루를 몰아쳤던 4월의 타격감을 찾았다면 불가능도 아니다. 그렇게 성공한다면 김도영은 KBO 리그 최초 40홈런-40도루를 달성한 국내 선수가 된다. 그동안 KBO 리그에서 한 시즌 40-40에 성공한 선수는 2015년 에릭 테임즈(NC 다이노스)뿐이었다.

비로소 여유를 찾은 김도영은 "(40-40에 대한 부담감) 선수 생활하면서 지금의 경험도 좋은 영향을 끼칠 거라 생각한다. 항상 달성했을 때의 성취감이 더 크고 기분이 배로 좋아서 정신적으로 힘들다기보다는 항상 좋은 생각으로 즐기며 하는 것 같다"며 "타석에 계속 들어서면서 (감이) 좋아지는 것이 느껴졌다. 마지막 타석에서는 공을 보는 데 완전 (타격감이) 좋았을 때, 4월에 몰아칠 때의 느낌이 들어서 앞으로가 기대된다"고 각오를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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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윤 | dongy291@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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