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우석 LG 복귀할까' 끝내 마이너에서 시즌 종료→그래도 누가 고우석한테 돌을 던지랴 '박수받아 마땅'

김우종 기자 / 입력 : 2024.09.17 1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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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우석. /사진=펜사콜라 블루와후스 공식 SNS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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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우석. /사진=마이너리그 공식 홈페이지
고우석(26·펜사콜라 블루와후스)이 올해 끝내 메이저리그 무대를 밟지 못한 채 마이너리그에서 자신의 첫 미국 생활을 마쳤다.

고우석이 속해 있는 마이애미 말린스 산하 더블A 팀 펜사콜라 블루 와후스는 16일(한국 시각) 탬파베이 레이스 산하 더블 A 몽고메리 비스키츠와 2024 미국 마이너리그 정규시즌 최종전을 치렀다. 고우석은 경기에 출장하지 않은 가운데, 팀이 6-5로 승리하며 유종의 미를 거뒀다.


이날 경기를 끝으로 올해 팀과 고우석의 경기도 모두 끝났다. 펜사콜라는 33승 35패를 마크하며 더블A 서던리그 남부지구 3위에 랭크,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했다. 남은 시즌 동안 메이저리그에서 극적 콜업이 없는 이상, 사실상 올 시즌 고우석의 시간도 막을 내렸다.

고우석은 참으로 파란만장한 2024년을 보냈다. 그래도 박수받아 마땅한 아름다운 여정이었다. 실은 한국 무대에 그대로 남아 안주할 수도 있었다. 사실상 FA(프리에이전트) 대박도 보장된 고우석이라 할 수 있었기에 더욱 그렇다. 그렇지만 야구 선수라면 누구나 꿈꾸는 미국 무대. 고우석은 KBO 리그 최고의 클로저로 자리매김한 뒤 당당하게 메이저리그 도전의 길을 택했다.

고우석의 메이저리그 진출 도전은 지난해 11월 14일부터 공식적으로 시작됐다. 당시 한국야구위원회(KBO)가 메이저리그 사무국으로부터 고우석에 대한 신분조회 요청을 받으면서 도전이 시작됐다. 당시 고우석에 대한 신분 조회 소식에 야구계가 깜짝 놀랐다. 이정후(26·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 다르게 고우석은 미국 진출에 관한 이야기가 공개적으로 잘 나오지 않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고우석 역시 이정후와 마찬가지로 메이저리그 진출이라는 꿈을 품고 살았다. 늘 마음 한구석에는 메이저리그가 자리했다. 고우석은 지난해 인터뷰에서 "2023년 연봉에 관해 구단과 협상할 때부터 차명석 단장님과 이야기를 나눴던 부분이다. 정규시즌 우승 후 한국시리즈에서 우승을 차지하면 무조건 가는 건 아니라고 할지라도, 포스팅 신청은 고려해주겠다는 말씀을 해주셨다. 이야기됐던 부분"이라고 밝혔다. 즉 갑작스러운 결정이 아닌, 어느 정도 구단과 교감을 했던 부분이었다는 이야기였다.

그리고 고우석은 구단의 허락과 함께 도전의 길을 걷기 시작했다. 당시 고우석은 "(메이저리그 진출에 관해) 엄청 구체적으로 생각한 건 아니었다. 우승하면 (포스팅은) 해주겠다고 하셨으니까, 그렇다고 나간다 해서 무조건 잘 된다는 보장도 없다. 우승하면 포스팅은 신청할 수 있겠구나 정도만 생각했다"고 담담하게 이야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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샌디에이고 고우석. /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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샌디에이고 고우석. /사진=뉴시스
미국에서도 관심을 가진 고우석이었다. 메이저리그 트레이드 루머스(MLBTR)는 "고우석은 메이저리그 팬들이 주목해야 할 흥미로운 이름"이라면서 "고우석은 이정후나 요시 노부 야마모토처럼 나이도 상당히 어린 편이다. KBO 리그에서는 90마일(144.8km) 중반에 달하는 빠른 볼을 갖고 있었다. 2024 한국시리즈에서는 꾸준하게 94~96마일(약 151.3~154.5㎞)의 구속을 찍었다"고 분석했다.

갈산초-양천중-충암고를 졸업한 LG 고우석은 2017년 LG 트윈스에 1차 지명으로 입단, LG 트윈스의 마무리 투수로 맹활약했다. 2023시즌까지 7시즌 동안 354경기에 출장해 19승 26패 139세이브 6홀드 평균자책점 3.18을 마크했다. 개인 통산 총 368⅓이닝을 던지는 동안 305피안타(29피홈런) 163볼넷 401탈삼진 145실점(130자책)의 성적을 거뒀다. 2022시즌에는 42세이브를 올리며 세이브왕에 올랐다.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도 맹활약하며 금메달을 목에 걸었고, 한국시리즈 우승 클로저로 활약했다.

결국 고우석은 지난 1월 초 극적으로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 기간 2+1년, 총액 450만 달러(한화 약 59억원) 규모의 계약을 맺고 꿈에 그리던 메이저리그 무대에 입성했다. 고우석은 KBO리그에서 포스팅 시스템(비공개 경쟁 입찰)을 거쳐 메이저리그에 진출한 7번째 선수가 됐다. 투수만 놓고 보면 류현진과 김광현(SSG 랜더스)에 이어 3번째였다. 그러나 역시 쉽지 않은 길이었다. 시범경기에서 종종 흔들리는 모습을 보여줬던 고우석은 끝내 개막 로스터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그리고 그가 향한 곳은 더블A 무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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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우석. /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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샌디에이고의 고우석. /사진=뉴스1
고우석은 더블A에서도 좀처럼 상대를 압도하지 못했다. 지난 5월 마이애미 말린스로 트레이드되기 전까지 더블A 10경기에 구원 등판해 승리 없이 2패 1홀드 1세이브 평균자책점 4.38을 기록했다. 마이애미 말린스로 트레이드된 후에는 트리플 A에서 뛰다가 지명 할당 처리됐다. 5월 말 마이애미 구단은 "고우석을 DFA(Designated for assignment·지명 할당) 처리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DFA는 메이저리그에서 구단과 선수가 맺은 계약을 변경하거나 혹은 해지하기 위한 절차 중 하나다. DFA 처리가 되면서 고우석은 메이저리그 40인 로스터에서 즉시 제외됐고, 동시에 자동으로 웨이버 공시가 됐다.

이후 결국 고우석을 원하는 팀이 나타나지 않으면서 그는 마이애미 구단의 마이너리그 소속 선수로 남는 쪽을 선택했다. 마이너리그 내려간 고우석은 트리플A 무대에서 계속 뛰다가 7월 더블A로 강등됐고, 그렇게 시즌을 마쳤다. 고우석의 올 시즌 마이너리그 성적은 44경기에 등판해 4승 3패 4홀드 3세이브 평균자책점은 6.54. 총 52⅓이닝 동안 68피안타(8피홈런) 45실점(38자책) 3몸에 맞는 볼 22볼넷 52탈삼진 피안타율 0.306, WHIP(이닝당 출루허용률) 1.72. 트리플A에서는 16경기에서 2승 무패 1홀드 평균자책점 4.29, 더블A에서는 28경기에서 2승 3패 3홀드 3세이브 평균자책점 8.04의 성적을 각각 남긴 고우석이었다.

이제 고우석의 향후 거취에 관심이 쏠린다. 아직 계약기간이 1년 남아있는 상황. 이에 고우석이 잔여 연봉 등을 받으면서 내년 시즌 다시 메이저리그에 도전할 가능성도 있다. 그러기 위해서는 내년 스프링캠프에서 좋은 활약을 펼쳐야 한다. 반면 미국 메이저리그 입성이 여의찮다고 판단할 경우, LG로 복귀할 가능성도 없지 않다. 고우석은 포스팅을 통해 해외로 진출했기에, 국내 무대로 복귀할 시에는 원소속 구단인 LG와 계약해야 한다. 고우석은 미국 진출을 앞두고 "개인적으로는 영어를 잘할 수 있을 정도만큼은 머무르고 싶다. 그래도 영어는 마스터하고 왔으면 좋겠다"고 했다. 과연 고우석이 어떤 결정을 내릴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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샌디에이고 산하 마이너리그 더블 A 샌안토니오 시절 고우석의 투구 장면. /사진=샌안토니오 미션스 공식 SNS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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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우석. /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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