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최승용이 19일 KIA전 승리를 거둔 뒤 취재진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안호근 기자 |
부상으로 신음했던 최승용(23·두산 베어스)이 시즌 막판 '지옥의 6연전'의 시작을 완벽히 책임지며 간절히 기다렸던 시즌 첫 승을 따냈다. 부상은 완벽히 털어냈고 뒤늦게나마 팀에 도움이 될 준비를 마쳤다.
최승용은 19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KIA 타이거즈와 2024 신한 SOL뱅크 KBO리그 홈경기에 선발 등판해 6이닝 동안 72구만 던져 4피안타(1피홈런) 1볼넷 5탈삼진 3실점을 기록했다.
지난해 10월 3일 키움 히어로즈전 이후 352일 만에 기록한 퀄리티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이자 지난해 8월 8일 삼성 라이온즈전 이후 1년 1개월여 만에 챙긴 값진 승리였다.
잔여 경기 일정을 여유롭게 보내던 두산은 우천 순연 경기로 인해 갑작스레 '지옥의 6연전'을 치르게 됐다. 문제는 믿고 맡길 선발 투수가 마땅치 않다는 것. 시작은 최승용이 책임졌다.
최승용이 19일 KIA전 역투를 하고 있다. /사진=김진경 대기자 |
연봉 협상에서도 1억 200만원에 도장을 찍으며 미소를 지은 최승용이지만 팔꿈치 피로 골절이 나타나며 스프링 캠프도 건너 뛰었고 결국 전반기를 마치고 지난 7월 말에서야 복귀했다. 몸 상태는 정상이 아니었다. 선발과 구원을 오가면서도 확실한 안정감을 보이지 못했다.
그러나 이날은 달랐다. 속구 최고 구속은 시속 147㎞를 찍었고 평균 144㎞로 48구를 던졌다. 슬라이더(평균 129㎞) 12구, 스플리터(평균 130㎞) 7구, 커브(평균 118㎞) 5구도 섞어 던졌다.
1회 김도영에게 내준 3루타에 이은 2실점과 소크라테스 브리토에게 맞은 홈런이 있었지만 전반적인 투구 내용은 군더더기 없었다. 단 72구로 6이닝을 책임질 수 있었던 이유다.
이승엽 감독도 경기 후 "최승용이 퀄리티스타트 투구를 기록하며 선발투수로서 자신의 몫을 100% 다했다"며 "1회 선취점을 내줬지만 단 72구로 6이닝을 책임지는 효율적인 투구였다. 시즌 첫 퀄리티스타트가 팀이 꼭 필요로 하는 순간에 나왔다"고 만족감을 나타냈다.
투구하는 최승용. /사진=김진경 대기자 |
투구수가 적었지만 욕심을 부리지 않았다. 최승용은 "(7회 등판) 욕심은 있었는데 그래도 4일 쉬고 화요일에 선발 예정에 있었고 올해 선발 투수로 준비도 못 했으니까 코치님께서 여기까지 하자고 하셔서 그렇게 했다"고 전했다.
부상은 말끔하게 털어냈다는 최승용은 "확실히 1군 처음 올라왔을 때와 다르게 오늘 경기에선 제 밸런스가 돌아오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며 "(그동안) 급해지기도 했었는데 그래도 확실히 몸을 만들고 올라가자는 생각과 편안한 마음으로 최대한 기다렸다"고 덧붙였다.
작년 한참 좋았을 때의 몸 상태에 근접해가고 있다. "그때보다는 조금 떨어지긴 하겠지만 그래도 거의 근접하게 몸 상태는 점점 올라오고 있다"는 최승용은 가을야구에 대해 "욕심은 있지만 워낙 불펜 투수가 좋기 때문에 팀에 승리하는 쪽으로 가야 될 것 같다"고 수줍은 미소를 지었다.
최승용의 반등은 두산에 큰 힘이 될 전망이다. 브랜든 와델의 부상이 장기화되는 가운데 곽빈을 제외하면 누구 하나 확실히 믿을 수 없는 두산의 선발진이다. 강력한 불펜을 살리기 위해서라도 선발 투수가 이닝을 소화해야 하는 상황에서 최승용이 새로운 희망으로 떠오를 수 있다.
최승용(왼쪽)이 승리 투수가 된 뒤 이승엽 감독과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다. /사진=두산 베어스 제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