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대도시의 사랑법', 함께 살고 각자 사랑하고 서로를 가장 잘 이해하는①

★리포트

김미화 기자 / 입력 : 2024.09.24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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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대도시의 사랑법'


"내가 좀 더 개처럼 살아볼게." 대사와 어울리지 않는 순수한 얼굴로 환하게 웃는 김고은을 어찌 사랑하지 않을 수 있을까. 차가운 얼굴을 하고 상처를 숨기는 따뜻한 남자 노상현을 어떻게 외면할 수 있을까. 영화 '대도시의 사랑법'이 평범하지만 평범하지 않은 두 남녀가 함께 살아가고 각자 사랑하며, 서로를 가장 잘 이해하게 되는 이야기를 그리며 청춘의 가슴을 노크한다.

영화 '대도시의 사랑법'은 스무살에 처음 만난 두 남녀가 함께 성장하고 서로의 성장을 응원하며 살아가는 모습을 그린 청춘의 성장드라마다. 박상영 작가의 동명의 소설 속 단편인 '재희'를 장편영화화 한 '대도시의 사랑법'은 소설의 여백을 현실적인 이야기와 주인공들의 매력으로 채워넣었다.


대학교 신입생 오리엔테이션에서 처음 만난 재희(김고은 분)와 흥수(노상현 분). 또래 무리에 섞이지 않는 톡특하고 특별한 인물. 서로에게도 물과 기름 같은 존재로 보였던 두 사람은 재희가 흥수의 비밀을 알게 되고 그 비밀을 지켜주면서 서로에게 특별한 관계가 된다. 함께 살면서 함께 청춘을 즐기던 두 사람이, 현실과 맞부딪쳐 성장해가며 서로가 서로의 가족이 되어주고 행복을 지켜주는 관계가 된다.

'대도시의 사랑법'은 아무런 정보 없이 영화를 본다면 처음에는 깜짝 놀랄 수 있다. 남녀 주인공의 풋풋한 로맨스일 것이라고 생각하고 본다면 실망스러울 수도 있다. 하지만 그런 뻔한 로맨스보다 더 재밌는 이야기가 펼쳐지며 단숨에 관객을 사로 잡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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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대도시의 사랑법'



이언희 감독은 망설이지 않고 과감하게 재희와 흥수를 스크린에 불러들였다. 흥수의 성정체성이 밝혀지는 이야기도, 주변 사람들이 '걸레'라고 말하는 재희의 이야기도 애둘러 표현하지 않고 직구로 펼쳐낸다. 관객들이 재희와 흥수를 사랑하게 만들 수 있다는 자신감이 느껴진다. 이언희 감독의 확신의 메가폰 위로 김고은과 노상현이 맘껏 뛰논다. 자신의 나이와 똑같은 캐릭터를 연기하는 것이 처음이라 기뻤다는 김고은은 물을 만났다. 자유분방한 재희를 이처럼 사랑스럽게 표현할 수 있는 사람이 김고은 말고 또 있으랴. 예쁜척 하지 않아도 흘러나오는 매력이 관객에게 전해진다. 스크린에서는 낯선 얼굴인 노상현은 쉽지 않은 캐릭터를 우직하게 자신만의 얼굴로 표현해냈다. 스킨십 장면부터, 마지막 댄스까지. 배우의 고민이 담겼지만 망설이지 않는 연기가 진솔하게 느껴진다.

학교 축제 장면이나, 경찰서 장면 등 영화적 전개를 위해 다소 어색한 부분도 있지만 부드럽게 이어지는 흐름이 자연스러워서 거슬리지 않는다. 배우의 매력을 최대한 끌어낸 감독과, 그 위에서 마음껏 뛰어논 배우들의 합이 영화의 8할이다. '네가 너인게 왜 너의 약점이야'라고 말하는 주인공들의 대사은 감독이 청춘에 건네는 '괜찮다'는 위로로 다가온다. '평범함'이 정의돼 버린 한국 사회에서 그냥 나답게 살아도 괜찮다는 그 말이 참 따뜻한다.

영화 초반의 장벽을 넘고, 두 시간 실컷 웃고나면 따뜻해진 마음으로 극장을 나설 수 있을듯 하다.

러닝타임 118분. 개봉 10월 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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