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경구 / 사진=하이브미디어코프, 마인드마크 |
25일 서울시 종로구 삼청로의 한 카페에서 영화 '보통의 가족'(감독 허진호)의 배우 설경구와 만나 다양한 이야기를 나눴다.
'보통의 가족'은 각자의 신념을 가지고 살아가던 네 사람이 아이들의 범죄현장이 담긴 CCTV를 보게 되면서 모든 것이 무너져가는 모습을 담은 웰메이드 서스펜스이다. 설경구는 물질적 욕망을 우선시하며 살인자의 변호도 마다하지 않는 냉철하고 이성적인 변호사 '재완' 역을 맡았다.
이날 설경구는 가장 중요하고도, 어려웠던 장면으로 세 번의 식사 장면을 꼽았다. '보통의 가족'에는 영화 전개 상 중요한 세 번의 식사 장면이 등장한다. 허진호 감독은 해당 장면에서 각각의 배우들이 표현하는 격정적인 감정을 다양한 각도로 담아내기 위해 촬영 기간 중 가장 긴 시간을 들여서 반복 촬영했다고.
그는 "커트가 워낙 많기도 했고, 네 명이 앉아서 받아쳐야 해서 쉽지 않았다. 네 사람의 호흡이 잘 맞아야 하는데 특히 수현 씨가 어려우셨을 거다. 중간에 치고 들어오는 타이밍이 애매했을 것"이라며 "근데 감독님이 잘 조율해주셨고, 바짝 긴장하고 집중하면서 찍었다. 다만, 하루종일 찍으면서 신선하고, 미묘한 감정 표현이 좀 어려웠다"고 회상했다.
앞서 허진호 감독은 "(배우들이) 화면에 잡히지 않는 상황에서도 연기하는 경우가 많았다. 특히 김희애 배우가 화면에 안 나오는데 정말 울기도 하고, 실제 몰입해 주셔서 다른 배우들도 열심히 할 수밖에 없는 환경이 만들어졌다"고 말했다. 설경구는 "김희애 씨가 다른 배우들을 받아줄 때는 눈물을 잘 흘리다가 자기 찍을 때는 눈물이 안 나와서 곤란해 하기도 했다"고 에피소드를 전했다.
특히 설경구는 지난해 개봉한 영화 '더 문'부터 올해 공개된 넷플릭스 시리즈 '돌풍', '보통의 가족'까지 세 작품 연달아 김희애와 호흡을 맞추게 됐다. 그는 "이런 경우는 거의 처음인 걸로 안다. '더 문'을 가장 먼저 찍었는데 그때는 서로 마주칠 일이 많지 않았고, '보통의 가족'이 그다음이었다"고 밝혔다.
이어 "'보통의 가족'이 아니었으면 '돌풍'과 인연이 안 됐을 거다. 김희애 씨와 '보통의 가족'을 찍으면서 '다음에 뭐 해요?'라고 물었고, 매니저를 통해 작품 이야기를 듣게 됐다. 김희애 씨가 저를 추천해줬고, 대본이 좋아서 하게 됐다"고 고마움을 전했다.
또한 설경구는 김희애에 대해 "김희애 씨는 깐깐할 거라는 선입견이 있는데 털털하고 허술하고 의외였다. 그런 모습이 의외인 것 같다. 빈틈없어 보이는데 허술한 것도 매력이고, 가장 중요한 건 진짜 열심히 한다"며 "모니터에서 김희애 씨 얼굴이 나오는데 조명 장비가 왔다 갔다 하더라. 저는 실제 촬영인 줄 알았는데 연습이었고, 김희애 씨는 연습 때도 진짜 연기를 하더라. 카메라도 없는데 혼자 연습하는 모습이 진짜 소름 돋았다"고 말했다.
한편 '보통의 가족'은 오는 10월 16일 개봉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