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승 위해 여기까지 왔다" 오타니 이토록 PS에 진심이라니, 연봉 단 3% 받은 보람 있다

양정웅 기자 / 입력 : 2024.09.26 2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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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타니 쇼헤이(왼쪽). /AFPBBNews=뉴스1
'전설' 스즈키 이치로(51)의 23년 묵은 기록을 따라잡은 것도 덤덤했는데, 오타니 쇼헤이(30·LA 다저스)에게 지구 우승은 무엇보다도 감격스러운 일이었다.

일본 매체 닛칸스포츠는 26일 "오타니는 '지구 우승을 위해 여기까지 노력했다. 내일 할 수 있으면 특별할 것 같다'고 밝혔다"고 보도했다.


이날 오타니는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엔젤레스의 다저 스타디움에서 열린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 2024 메이저리그(MLB) 정규시즌 홈경기에서 1번 지명타자로 출전, 3타수 2안타 1볼넷 2타점 1득점 1삼진을 기록했다.

1회 말 첫 타석에서 볼넷으로 출루한 오타니는 상대 선발 딜런 시즈의 폭투로 2루로 진루했다. 도루를 시도하지는 못했지만, 그는 테오스카 에르난데스의 중전 적시타 때 홈을 밟아 선취점의 주인공이 됐다. 이어 3회 말에는 6구 승부 끝에 시속 98.9마일(약 159㎞) 포심 패스트볼에 루킹 삼진으로 물러났다.

이어 4회 말 2-2로 맞서던 2사 1, 2루에서는 가운데 슬라이더를 그대로 공략해 오른쪽 담장을 직격하는 1타점 2루타를 터트렸다. 시속 116.8마일(약 188㎞)의 속도로 날아간 타구는 스탯캐스트 기준 메이저리그 30개 구장 중 14개 구장이었으면 홈런이 됐을 공이었다. 덕분에 다저스는 3-2로 앞서나갔다.


오타니는 6회 1, 2루에서도 중전 적시타를 터트리며 타점을 올렸고, 이어 2루 도루까지 성공했다. 시즌 56호 도루였다. 이로써 그는 이치로가 2001년 빅리그 첫 시즌 달성한 아시아 메이저리거 한 시즌 최다 도루(56개)와 어깨를 나란히 했다.

이날 4-3으로 승리한 다저스는 158경기에서 94승 64패을 기록, 내셔널리그 서부지구 1위 자리를 지켰다. 2위 샌디에이고와 승차는 다시 3경기로 벌어졌고, 지구 우승 매직넘버도 2로 줄어들었다. 이제 다저스는 27일 경기에서 승리하면 우승을 확정짓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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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타니 쇼헤이가 26일(한국시간) 샌디에이고전에서 1타점 적시타를 날리고 기뻐하고 있다. /AFPBBNews=뉴스1
경기 후 오타니는 이치로와 도루 수에서 어깨를 나란히 한 부분에 대해 "동경하는 선수다"라고 하면서도 "팀의 승리를 위해 달리고 싶다"고 했다. 자신의 타격감에 대해서도 "이제 타석에서는 별 생각 없이 타석에 집중하고 있어, 안타를 칠지 안칠지도 의식하지 않고 있다"고 했다.

하지만 지구 우승에 대해서는 이야기가 달랐다. 오타니는 지구 우승까지 1승 남았다는 말에 "그걸 위해서 여기까지 왔다. 내일 홈경기에서 하면 특별하지 않을까"라며 기대감을 표시했다. 이어 "시즌 마지막까지 이런 경기(우승 경쟁)를 할 수 있어 감사하다"며 "지금까지 건강하게 뛰면서 전 경기에 나가는 게 제일이다. 앞으로도 열심히 하겠다"고 말했다.

오타니는 2018년 메이저리그 데뷔 후 지난해까지 플레이오프에서 단 한 경기도 뛰어보지 못했다. 데뷔 첫 해인 2018년 80승 82패(승률 0.494)가 지금까지 최고 기록이었다. 오타니는 26일까지 빅리그 통산 871경기에 뛰었는데, 현역 선수 중 이만큼 경기를 뛰고도 포스트시즌 경험이 없는 선수는 아무도 없다.

이에 오타니는 지난 2021년 9월 인터뷰에서 "팀 분위기가 좋지만 이기고 싶은 마음이 더 강하다. 짜릿한 가을을 보내고 싶다"며 팀 성적에 대한 불만을 드러냈다. 올 시즌 다저스 이적 후 연봉 총액 7억 달러 중 97%를 계약 종료 후 받는 '지불유예'까지 하며 전력 상승을 도왔고, 입단 기자회견에서도 "야구 선수로서 앞으로 얼마나 더 할 수 있을지는 솔직히 모르겠지만, 지금 제게 있어서 가장 중요한 건 이기는 것"이라고 단호하게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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펜스 직격 2루타를 날리는 오타니 쇼헤이. /AFPBBNews=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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