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2월, NC가 권희동 대신 이명기 선택했다면... '출루머신' 복덩이는 창원에 없었다

양정웅 기자 / 입력 : 2024.10.03 0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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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C 다이노스 권희동. /사진=NC 다이노스 제공
1년 7개월 전 NC 다이노스의 선택은 결국 성공적인 결과를 가져왔다. 생각을 바꿔 FA(프리에이전트) 계약을 맺은 권희동(34)이 올 시즌 커리어하이 시즌을 보냈다.

권희동은 올해 123경기에 출전해 타율 0.300(416타수 125안타), 13홈런 77타점 66득점, 출루율 0.417 장타율 0.452, OPS 0.869의 성적을 거뒀다.


데뷔 후 3번째이자 2017년 이후 7년 만에 규정타석을 채운 권희동은 타율은 23위에 머물렀다. 하지만 리그에서 3번째로 많은 볼넷(77개)을 바탕으로 출루율 5위에 올랐다. 일발장타력까지 겸비한 권희동의 OPS는 리그를 대표하는 강타자들인 KIA 최형우(0.860), 두산 양의지(0.858), KT 강백호(0.840)보다도 높았다.

전반기 내내 0.260~0.280 사이의 타율을 오갔던 권희동은 여름 이후 '버닝'을 시작했다. 전반기 79경기(327타석)에서 타율 0.275, 3홈런을 기록했던 그는 후반기 44경기(184타석)에서 10개의 홈런과 함께 0.344의 고타율을 보여줬다. 특히 9월 이후 타율은 0.406이나 됐다. 허리 통증으로 인해 지난달 20일 일찌감치 1군에서 말소됐으나, 올 시즌 그의 활약은 커리어하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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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희동. /사진=NC 다이노스 제공
특히 올 시즌 적시타 부재로 인해 골머리를 앓았던 NC에서 권희동은 0.391의 득점권 타율로 팀 내 1위에 올랐다. 홈런 1위(46개) 맷 데이비슨이 득점권에서 약했던 부분을 만회해주는 활약이었다. 손아섭과 박건우가 후반기 들어 장기 부상으로 빠졌던 NC에서 권희동은 토종 선수 중 유일하게 1년 내내 꾸준히 활약해준 선수였다.


이렇듯 타선의 키 역할을 하는 권희동이지만, 불과 2시즌 전만 해도 그의 팀 내 입지는 위협을 받았다. 수년간 주전 외야수로 활약한 그는 2021시즌 도중 코로나19 방역수칙 위반으로 인해 총 97경기(KBO 72경기+구단 자체 25경기) 정지 징계를 받았다. 이후 2022년 초 복귀했지만 부상이 겹치면서 82경기 출전에 머물렀고, 타율도 0.227로 저조했다.

2022시즌이 끝난 후 권희동은 생애 첫 FA 자격을 얻어 이를 행사했다. 하지만 하필 같은 해 NC에서 무려 7명의 내부 FA(양의지, 노진혁, 박민우, 이명기, 권희동, 원종현, 이재학)가 나오며 그는 우선순위에서 밀렸다. '빅2'였던 양의지와 박민우 협상이 먼저 이뤄지며 권희동은 겨우내 아무 소식이 들리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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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C 시절의 이명기(왼쪽)와 권희동. /사진=NC 다이노스 제공
당시 NC 관계자는 12월만 해도 "이명기와 권희동에게는 제안을 하지 않았다"며 "기존의 다른 선수들에게 기회를 줘야 된다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다른 선수들이 팀을 떠나거나(양의지, 노진혁, 원종현), 재계약(박민우, 이재학)을 하는 동안에도 권희동과 이명기는 다음해 스프링캠프를 갈 때까지 조용했다.

하지만 지난해 2월 중순 이명기가 한화 이글스로 사인 앤드 트레이드(이명기↔조현진+이재용+2024시즌 신인 드래프트 7라운드 지명권)를 통해 이적하면서 물꼬가 트였다. 당시 임선남 NC 단장은 "구체적으로 (NC와) 진행되는 건 없지만, 이런 변화가 생겼으니 앞으로 진전이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고, 실제로 구단에서는 2월 하순부터 조건을 제시했다.

결국 권희동은 2월 27일 NC와 계약기간 1년, 최대 1억 2500만 원(연봉 9000만원, 옵션 3500만원) 조건에 FA 계약을 맺으며 미아에서 탈출했다. 그리고 지난해 타율 0.285, 7홈런으로 알토란 같은 활약을 펼쳤고, 올해는 1억 5000만 원으로 뛰었다.

반면 한화로 이적한 이명기는 지난해 발목 부상으로 시즌 초 일찌감치 이탈하는 등 2년 동안 1군에서 18경기 출전에 그쳤다. 결국 시즌 종료 후 지난 3일 현역 은퇴 소식이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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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희동이 지난해 NC와 FA 계약을 맺은 후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NC 다이노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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