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명보 국가대표팀 감독이 2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문화체육관광위원회의 대한축구협회 등에 대한 현안질의에 출석해 생각에 잠겨 있다. /사진=뉴시스 |
축구협회와 문화체육관광부는 전례 없는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부는 2일 서울 종로구의 정부서울청사에서 감사 중간 브리핑을 열어 "홍명보 감독 선임 과정에서 규정 절차 위반이 확인됐다"는 등 축구협회의 전반적인 부실한 운영 실태를 문제로 꼽았다.
같은 날 오후 축구협회는 장문의 입장문으로 문화체육관광부의 브리핑 결과를 전면 반박했다. 축구협회는 ▲홍명보 감독 선임 ▲클린스만 감독 선임 과정 ▲이사회 선임 절차 누락 ▲향후 처리대책 및 개선 방향을 공개하며 여론의 객관적 판단을 요구했다.
문화체육관광부는 감사 결과에 대해 "축구협회가 관련 규정을 준수했다고는 하나,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 선임 당시 ▲전력강화위원회 기능 무력화 ▲전력강화위원이 해야 할 감독 후보자 면접(2차/최종)을 회장이 직접 진행했으며 ▲이사회 선임 절차를 누락했다"고 꼬집었다.
이에 축구협회는 "클린스만 감독 선임 경우 위원회는 조언과 자문을 하는 기관으로 역할 했다. 마이클 뮐러 위원장이 후보자 평가 면접을 해 1~5순위를 결정했다"며 "회장(정몽규)이 진행한 건 평가가 아닌 대표팀 운영에 대한 질의와 협상이었다. 이는 회장의 직무 범위 내의 것"이고 주장했다.
홍명보 한국축구대표팀 감독. /사진=뉴시스 제공 |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왼쪽)과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 /사진=뉴시스 제공 |
이사회 선임 절차 누락에 대해서는 "대표팀 운영규정에 따르면 각급 연령별 대표팀의 감독 뿐 아니라 코치 및 트레이너까지 모두 이사회에서 선임할 대상인데 그동안 협회가 이러한 이사회 심의 의결을 거치지 않은 것은 사실이다"라고 일부 인정하면서도 "이 사실을 인지한 뒤에는 올해 3월 황선홍, 5월 김도훈 등 임시 감독은 차기 이사회의 추후 승인을 받았고, 7월 홍명보 감독은 내정 후 서면결의를 통해 선임절차를 밟았다"라고 해명했다.
최현준 문화체육관광부 감사관이 2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대한축구협회 감독 선임 관련 감사 결과 브리핑을 하고 있다. /사잔=뉴스1 |
정몽규(왼쪽) 대한축구협회장과 홍명보 축구대표팀 감독이 지난 9월 24일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현안 질의에 출석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
실제 사례도 있다. 2015년 쿠웨이트 정부가 자국 체육단체 행정에 개입하도록 체육 관련 법률을 마련하자, FIFA는 쿠웨이트축구협회 자격을 정지했다. 쿠웨이트는 2018 FIFA 러시아월드컵과 2019 아시아축구연맹(AFC) 아랍에미리트 아시안컵 예선 잔여 경기에서 몰수패로 탈락했다.
지난해 3월에는 인도네시아 개최 예정이었던 20세 이하(U-20) 월드컵이 이스라엘 대표팀 입국 문제로 개최국을 박탈하기도 했다. 이슬람권인 인도네시아와 이스라엘의 정치·종교적 이유가 컸다.
문화체육관광부가 지난 7월 29일부터 진행한 축구협회 감사는 내달 말 마무리 될 예정이다.
홍명보 한국축구대표팀 감독이 30일 오전 11시 서울 종로구 축구회관에서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3차 예선 3, 4차전에 나설 10월 A매치 국가대표 명단 26명을 발표했다. 사진은 취재진 질문에 답하는 홍명보 감독의 모습. /사진=뉴스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