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하성. /AFPBBNews=뉴스1 |
미국 매체 샌디에이고 유니온-트리뷴의 케빈 에이시는 4일(한국시간) "김하성이 비시즌을 앞두고 흥미로운 움직임을 보였다"며 "김하성은 보라스 코퍼레이션을 새로운 에이전트로 계약했다"고 전했다.
김하성은 올 시즌이 끝나면 시장에 나올 가능성이 높다. 2021시즌을 앞두고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 4년 2800만 달러 계약을 맺은 그는 2025년 800만 달러의 상호 옵션을 실행하면 한 시즌 더 팀에 남게 된다. 하지만 미국 현지에서는 옵션 발동 가능성을 매우 낮게 잡고 있다.
이는 김하성이 지난 4년 동안 보여준 성과 덕분이다. 그는 메이저리그 4시즌 동안 540경기에 출전, 타율 0.242(1725타수 418안타) 47홈런 200타점 229득점 78도루(17실패) OPS 0.706의 성적을 올리고 있다. 평범하다면 평범할 수 있지만, 주전으로 뛰었던 3년으로만 보면 wRC+(조정 득점 창출력) 106이다. 리그 평균이 100인 점을 감안하면 그는 보통의 선수보다 6% 정도 뛰어난 셈이다.
특히 2023시즌에는 2루수로 주로 뛰면서 타율 0.260 17홈런 60타점 38도루 OPS 0.749를 기록했다. 한국인 빅리거 최초로 30도루를 넘겼고, 20-20도 달성할 뻔했다. 수비에서도 뛰어난 모습을 보여 내셔널리그 유틸리티 부문 골드글러브를 수상했다. 이는 아시아 내야수 최초 기록이다. 올해는 다소 부진했지만, 타석당 12.3%의 볼넷과 16.44%의 삼진 비율로 훌륭한 수치를 보여줬다.
지난해 NL 유틸리티 부문 골드글러브를 수상한 김하성. /사진=샌디에이고 파드리스 공식 SNS |
이런 김하성이 '악마의 대리인'이라 불리는 스캇 보라스와 손을 잡은 건 대형 계약을 위한 신호탄이라고 할 수 있다. 실제로 보라스는 그동안 박찬호(5년 6500만 달러), 추신수(7년 1억 3000만 달러), 류현진(4년 8000만 달러), 이정후(6년 1억 1300만 달러) 등 여러 한국 선수들의 에이전트를 맡아 그들에게 거액을 안겨줬다.
현재 김하성은 어깨 수술을 앞두고 있다. 그는 지난 8월 19일 콜로라도전에서 견제구에 귀루하던 도중 오른쪽 어깨에 통증을 느꼈다. 이후 검사 결과 어깨 염증 진단을 받고 처음으로 부상자 명단(IL)에 올랐다. 중간중간 복귀를 시도했지만 결국 수술을 받게 됐다.
FA를 앞두고 부상은 치명적일 수 있다. 하지만 보라스는 최근 'FA 재수'라는 선택지를 들고 있는 상황이다. 이미 앞서 맷 채프먼, 블레이크 스넬, 카를로스 코레아 등이 시장 상황이 좋지 않을 때 단년 계약을 맺고 후일을 도모했다. 채프먼과 코레아는 이미 다년 계약을 했고, 스넬 역시 올 시즌 후 대형 계약이 유력하다.
김하성 역시 다음 시즌 부상 회복 후 좋은 모습을 보여준다면 다음 FA에서 거액을 손에 쥘 수도 있다. 보라스가 이런 전략도 사용할 수 있다. 올 시즌 부진과 부상으로 희미해져가던 1억 달러(약 1320억원)의 꿈이 살아나고 있다.
스캇 보라스. /AFPBBNews=뉴스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