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김택연이 3일 KT와 WC 2차전에 구원 등판해 역투하고 있다. /사진=김진경 대기자 |
김택연은 지난 3일 KT 위즈와 포스트시즌 와일드카드(WC) 2차전에서 팀이 0-1로 끌려가던 7회 2사 1,2루에 구원 등판해 2⅓이닝 동안 38구를 던지며 2피안타 무사사구 2탈삼진 무실점 호투를 펼쳤다.
1차전에서 0-4로 패한 팀이 점수를 이날도 점수를 내지 못해 WC 탈락의 아픔을 겪었지만 김택연의 첫 가을야구는 매우 강렬했다.
두산은 신인 전체 2순위 김택연에 1순위 황준서(한화)와 같은 계약금 3억 5000만원을 안겼다. 그만큼 1순위 못지않은 잠재력을 갖췄다는 평가였다. 시즌 전부터 이슈가 됐다. LA 다저스와 평가전에 태극마크를 달고 나서 테오스카 에르난데스와 제임스 아웃맨을 힘으로 압도했다.
시범경기에서도 무실점 행진을 이어간 그는 개막전부터 실점하는 등 열흘 간 퓨처스(2군)에서 재정비의 시간을 가졌지만 이후로는 흔들림이 없었다. 특히 정철원, 홍건희가 연이어 흔들리며 본격적인 마무리로 낙점된 6월 이후엔 리그 최고 클로저 중 하나로 활약했다.
힘차게 공을 뿌리는 김택연. /사진=김진경 대기자 |
두산은 4위로 WC에 선착했고 김택연도 첫 가을야구에서 화려한 족적을 남길 준비를 하고 있었으나 1차전 선발 곽빈이 1회부터 4실점하며 무너져 등판 기회를 얻지 못했다.
2차전에서도 팽팽하던 경기에서 6회초 1실점하며 0-1로 끌려갔다. 그럼에도 내일이 없는 두산은 7회초 2사 1,2루 위기에 몰리자 김택연 카드를 꺼내들었다. 김택연은 멜 로하스 주니어와 맞대결에서 8구 승부 끝 시속 150㎞ 직구를 한복판에 꽂아 넣으며 통쾌한 헛스윙 삼진을 잡아냈다.
이승엽 감독은 팀에서 가장 믿을만한 투수로 계속 밀어붙였다. 8,9회 안타 하나씩을 내줬지만 압도적인 구위로 나머지 타자들을 범타 처리했다. 특히 9회엔 아웃카운트 3개를 힘없는 뜬공으로 잡아냈다. 그만큼 힘 싸움에도 KT 타자들을 압도했다.
신인왕이 기정사실화되고 있지만 시즌 마무리가 씁쓸하게 느껴질 수밖에 없는 김택연이다. WC 1경기 출전에 그쳤지만 '빅게임 피처'로서 면모도 뽐냈기에 팬들로서도 아쉬움이 짙게 남았다.
미소를 짓는 김택연. /사진=김진경 대기자 |
예비 명단에서 클로저는 김택연을 비롯해 유영찬(LG), 박영현(KT), 정해영(KIA), 조병현(SSG) 등이 있다.
뒤늦게 마무리에 오른 만큼 세이브 수로는 조병현을 제외하고는 모두에 밀리지만 ERA 2.08은 이 중 가장 뛰어나고 이닝당 출루허용(WHIP) 1.26, 피안타율 0.216, 9이닝당 탈삼진 10.8개 등에서도 결코 다른 투수들에 크게 밀리지 않는다.
더구나 KBO 전력강화위원회는 2026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과 2028 LA 올림픽을 내다보고 꾸준히 활약할 수 있는 선수를 뽑겠다는 뜻을 갖고 있어 그런 점에서 올 시즌 신인왕이 유력한 김택연이 낙점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삼진을 잡아낸 뒤 주먹을 불끈 쥐는 김택연. /사진=김진경 대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