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간 97구 역투' 1점 차 경기 연속인데 오히려 웃다니... KT 수호신 "더 끓어오른다, 짜릿한 경기 더 하고파" [준PO1]

잠실=김동윤 기자 / 입력 : 2024.10.06 06: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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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KBO 포스트시즌 준플레이오프 1차전' LG-KT전이 5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렸다. KT 마무리 박영현이 경기를 매조지한 한 후 환호하고 있다. /사진=김진경 대기자
"타자들이 4점 내면 투수들은 3점까지만 주면 됩니다."

KT 위즈 수호신 박영현(21)이 연투와 연이은 박빙에서의 등판에도 오히려 미소를 지었다.


이강철 감독이 이끄는 KT는 5일 오후 2시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펼쳐진 2024 신한 SOL 뱅크 KBO 포스트시즌 준플레이오프(5전3선승제) 1차전에서 LG에 3-2로 승리했다.

이로써 KT는 플레이오프(PO) 진출 확률 87.9%를 잡았다. 역대 33번 열린 KBO 준플레이오프(3전 2선승제 포함)에서 1차전 승리 팀이 플레이오프로 진출한 것은 29차례에 달한다. 5전 3선승제 준플레이오프에서도 1차전 승리 팀이 15번 중 11번(약 73.3%)을 다음 단계로 나아갔다.

이날도 마지막 순간 마운드에는 박영현이 있었다. 그는 KT가 3-2로 앞선 9회 말 등판해 문보경을 중견수 뜬 공으로 잡았다. 까다로운 오지환을 볼넷으로 피해 갔다. 김현수를 중견수 뜬 공으로 잡고 2루 도루를 시도하는 오지환을 포수 장성우가 잡아내면서 공 14개로 또 한 번의 세이브를 해냈다.


경기 후 만난 박영현은 "일단 첫 타자를 잘 잡는 게 제일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삼진을 잡고 싶었는데 (문) 보경이 형이 잘 치는 타자라 그렇게라도 마무리돼서 다행이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오지환 선배님에게는 안 좋은 기억이 많아서 좀 피했다. 다음 타자를 잘 막으면 된다는 생각이어서 내 공만 확실하게 던지려 했다. 김현수 선배님은 잘 쳤는데 코스가 안 좋았다. 수비 위치가 좋았고 나도 힘 있게 던져서 그런 타구가 나온 것 같다"고 덧붙였다.

9월 마지막 주부터 시작된 연승가도다. 올해 정규시즌을 72승 2무 70패로 마친 KT는 9월 마지막 주부터 SSG 랜더스와 치열한 순위경쟁을 벌였다. 그 결과 9월 27일 수원 키움 히어로즈전부터는 한 경기라도 지면 가을야구에서 탈락하는 긴장감 속에 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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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KBO 포스트시즌 준플레이오프 1차전' LG-KT전이 5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렸다. KT 마무리 박영현(오른쪽)이 경기를 매조지한 한 후 포수 장성우와 기뻐하고 있다. /사진=김진경 대기자


연전연승에도 그 과정은 쉽지 않았다. 9월 27일 경기는 8:7, 9월 28일 수원 키움전은 10:7로 승리했다. 10월 1일 SSG와 KBO 최초 5위 결정전에서는 8회까지 지고 있다가 극적으로 경기를 뒤집고 4:3 짜릿한 역전승을 거뒀다. 원정에서만 2경기를 치러야 하는 두산과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는 1차전 4:0, 2차전 1:0 승리로 KBO 최초 5위 팀 업셋을 이뤄냈다.

이에 박영현은 "한 경기, 한 경기 간절하게만 하자는 생각으로 임하고 있다. 매 경기 긴장은 되지만, 그래도 이겨야 하는 경기라 열심히 던지려 하고 있다. 나도 마무리를 맡아 매듭을 잘 지으려 열심히 했다. 내가 잘했다기보다 투수 형들이 열심히 해주시고 그런 게 잘 맞아서 우리가 여기까지 온 것 같다"며 "그렇다 보니 팀 분위기 자체가 너무 좋다. 투수들도 해보자는 분위기고 타자들도 잘해주고 있다. 컨디션도 제일 좋다"고 강조했다.

박영현이 등판할 때마다 상황은 쉽지 않았다. 박영현은 9일간 치러진 6경기에 모두 등판해 6⅓이닝 동안 실점과 볼넷 없이 삼진만 5개를 솎아내며 무실점 피칭을 선보였다. 6경기 총투구수는 97구였고 1점 차 이내에 등판한 것이 4차례였다. 화끈하게 나오지 않는 득점 지원에 이강철 KT 감독도 경기 전 "이길 수 있는 점수만 내는 것 같다"고 너털웃음을 지을 정도.

하지만 수원의 수호신은 의연했다. 박영현은 "그런 것(득점 지원)이 중요한 건 아니다. 타자들이 4점 내면 투수들은 3점까지만 내주고 막으면 되고 (어떻게든) 이기는 경기를 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부담감은 거의 없다. 긴장만 되고, 그 긴장감도 첫 타자를 잘 잡으면 사라진다. 중요한 상황이 되면 오히려 더 끓어오른다"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정규시즌 66경기보다 한 경기, 한 경기 승리가 중요한 지금을 즐기고 있었다. 박영현은 "수많은 경기를 했지만, 이렇게 짜릿한 경기는 몇 경기 없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이런 짜릿한 경기를 많이 할 수 있게 팀에 보탬이 되려 한다"며 "지난해 한국시리즈에서 LG에 안 좋은 기억이 있었기 때문에 더 잘하려고 한다. 팀 분위기도 좋아서 LG는 꼭 잡고 싶다"고 힘줘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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