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주현영 /사진=AIMC |
배우 주현영을 만났다. 만나면 소란스럽게 인사한 뒤 쉬지 않고 수다를 떨 것 같은 이미지의 주현영이었는데, 수줍어 하는 모습으로 나타나 조곤조곤 자신의 이야기를 전하며 반전 매력을 드러냈다.
영화 '괴기열차'로 부산국제영화제에 참석한 배우 주현영.지난 2019년 단편영화로 부산을 찾은데 이어 다시 영화제에 와서 행복하다며 웃었다. 주현영은 "부산국제영화제 개막식 참여는 처음이다. 2019년 단편 영화로 부산에 왔을 때도 생애 첫 부국제라며 부모님과 함께 행복하게 영화를 봤던 기억이 있는데, 이번에는 또 장편영화 주연으로 와서 느낌이 다르다"라며 "개막식 레드카펫에서도 참 여러 감정이 들었다. 신기했고, 감사했다. 자꾸 처음 생각이 났고 연기할 수 있게 허락해준 부모님에게 참 감사한 마음이 들었다. 처음 찍었던 웹드라마 감독님과 지금 회사 식구들, 또 '괴기열차' 팀과 전배수 선배님에게도 너무 감사하더라"라고 설렘을 드러냈다.
'SNL 코리아'에 출연하며 특유의 이미지를 얻은 주현영. MZ 세대의 느낌이 강하고 코믹할 것 같은데 차분한 모습이 의외라고 하니 "처음에 저를 실제로 만나면 다 당황하더라"라고 웃었다. 주현영은 "사람들이 저를 보고 생각한 텐션이 아니라고 많이들 이야기 한다. 'SNL'에서는 대본에 충실하게, 웃기는게 '장땡'이니까 그때는 그냥 웃기는데 집중한다. 하지만 그렇지 않을때는 오히려 저에게 있는 그런 모습들도 좀 아끼려고 하는 것 같다"라고 말했다.
주현영은 주연작 '괴기열차'에서 유튜버 역할을 맡았다. 주현영은 "유튜버들에게는 조회수 떡상이 꿈인데, 제가 영화에서 맡은 다경도 조회수를 올리겠다능 욕망을 가지고 움직인다. 조회수를 떡상 시키고, 명예와 사랑을 찾아야 하는 그런 욕망을 가진 어떻게 보면 순수한 캐릭터다. 다경은 공포물 오타쿠인데, 저랑 똑같다. 저도 공포물을 엄청 좋아한다. 그래서 감독님과 같이 이야기를 많이 하며 촬영했다"라며 "처음 영화 미팅 제안이 왔을때부터 대본도 안보고 한다고 했다. 공포를 너무 좋아하는데, 한국에서도 좀더 공포물이 활발하게 나오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감독님과 함께 뭔가 만들어가는 재미가 있었다"라고 밝혔다.
부산국제영화제 레드카펫에서 연기활동을 허락해준 부모님 생각이 떠올랐다는 주현영. 처음 연기를 시작할 때는 부모님이 반대를 했었는지 물었다. 주현영은 "저희 아빠는 제가 어렸을 때부터 매일 매일 영화를 보시던 영화광이다. 그래서 제 생각에 아빠가 생각하는 배우에 대한 기준이 높다. 배우의 연기나 작품성을 평가하는 자신만의 기준과 철학이 있으신데, 처음에는 '너는 절대 저렇게 못된다. 네가 아무리 끼가 있어도 저런 예술가는 아무나 될 수 없다' 이렇게 말 하시면서 차라리 기술을 배우라고 하셨다 아무래도 멋진 배우가 되기까지 무명시절이 있을 텐데, 그 무명시절이 오래 걸릴까봐 그 시절을 버티는 것에 대해 걱정이 크셨던 것 같다"라고 털어놨다.
배우 주현영 /사진=AIMC |
이어 주현영은 "지금은 좋아하신다. 노후 걱정이 없다고 하시고.(웃음) 아빠가 건축을 하시는데, 제 생각에 일한만큼 보상을 받지 못하셔서 저 나름의 속상함이 있었다. 그래서 돈 벌어서 부모님이 집을 짓고 리모델링 할 수 있게 도와드렸다"라고 효녀 면모를 드러냈다. 주현영은 아버지가 자신을 응원하며 보낸 장문의 카카오톡 메시지를 보여주며 애정을 자랑했다. 주현영은 "제가 'SNL'에서 하차 할 때도 아빠는 처음에 속상해 하셨다. 'SNL'은 정치 풍자 내용이 있어서 어른들도 좋아하시고 유튜브로도 많이 보시더라. 그래서 어른들이 저를 많이 알아보고, 지인 분들이 아빠에게도 연락하고 하는게 행복하다고 하셨는데 그만 둔다고 하니 속상해 하시며 '이제 일 없는거 아니냐'라고 걱정하시더라. 그래서 제가 아빠에게 '아빠, 걱정마. 나만 믿어' 이야기 했다. 그래서 그 이후로 저도 계속 열심히 작업하고 결과물을 만들어가고 있다. 아빠도 저를 보시고는 '그래, 너를 믿을게' 하시더라"라고 전했다.
주현영은 자신의 인생 캐릭터가 무엇이냐는 질문에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의 동그라미를 꼽았다. 주현영은 "내가 연기한 이상으로 사랑 받은 캐릭터인 것 같다. 처음 캐릭터 설명을 들었을때는 내가 연기할 수 있을까 고민했다. 저는 원래 튀지 않고 싶어하는 성격인데 동그라미는 정와 반대다. 그래서 그 캐릭터를 연기하며 해소한 것도 있다. 위로도 얻고 많이 배웠다. 같이 연기한 사람들이 다 너무 베테랑이라서 어디로 고개를 돌려봐도 배울 수 있던 좋은 경험이었다"라고 회상했다.
주현영은 아직 배우로 시작한지 얼마 안되지만 자신만의 캐릭터를 견고히 만들었고, 이제 또 그것을 깨며 새로운 모습을 보여줄 준비를 하고 있다. 주현영은 어떤 배우로 대중에게 기억되고 싶을까. 주현영은 "어떤 캐릭터든 말이 되게 하는 배우라고 기억되고 싶다. 캐릭터 설명만 놓고 봤을 때는 난해할 수 있어도, 막상 연기를 보면 납득이 되고 감정이 이입되게 하는 그런 배우. 저는 '지구를 지켜라' 신하균 선배님을 보면서 그런 배우가 되고 싶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