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김·양 잇는 투수 될 것"→마침내 사고 친 LG의 구세주 'SON'... 패기 보소 "제 공에 믿음 있었다"

수원=김우종 기자 / 입력 : 2024.10.09 08: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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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KBO 포스트시즌 준플레이오프 3차전' KT-LG전이 8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렸다. LG 손주영이 7회말 2사에서 KT 로하스를 내야땅볼로 처리한 후 주먹을 불끈 쥐고 있다. /사진=김진경 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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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KBO 포스트시즌 준플레이오프 3차전' KT-LG전이 8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렸다. LG 손주영이 역투하고 있다. /사진=김진경 대기자
손주영(26·LG 트윈스)이 포스트시즌 데뷔전에서 마침내 찬란한 인생투를 펼쳤다.

손주영은 8일 수원 KT 위즈파크에서 열린 2024 신한 SOL 뱅크 KBO 포스트시즌 준플레이오프(준PO·5전3승제) 3차전에 구원 등판, 5⅓이닝 동안 2피안타 7탈삼진 무4사구 무실점 쾌투를 펼치며 승리 투수가 됐다.


이날 손주영의 투구 수는 총 64개. 손주영의 역투를 발판으로 LG는 6-5로 승리하며 플레이오프까지 단 1승만을 남겨놓게 됐다. 이날 데일리 최우수선수(MVP)도 손주영의 몫이었다.

손주영은 지난해 한국시리즈 엔트리에 포함돼 LG의 우승을 함께했다. 다만 경기에는 출전하지 않았다. 그리고 1년 만에 처음으로 가을야구 마운드에 올라 자신의 실력을 증명했다. 손주영은 역대 LG 선수 중 5번째(1990년 김용수, 김기범, 1998년 최향남, 2014년 윤지웅)로 포스트시즌 데뷔전에서 승리한 선수가 됐다.

손주영은 올 시즌 리그 최강 5선발로 활약했다. 올 시즌 28경기에 등판해 9승 10패 1홀드 평균자책점 3.79를 마크했다. 총 144⅔이닝 투구로 규정이닝을 채운 그는 157피안타(11피홈런) 54볼넷 112탈삼진 71실점(61자책) WHIP(이닝당 출루허용률) 1.46, 피안타율 0.279, 퀄리티 스타트(선발 6이닝 3자책 이하) 투구는 11차례 해냈다. 다만 올 시즌 손주영은 KT 상대로 좋지 않았다. 3경기에서 승리 없이 평균자책점 6.19를 마크한 것. 그러나 가을야구 무대는 달랐다.


만약 LG가 1차전에서 승리했다면 손주영은 준플레이오프에서도 4선발로 활약했을 가능성이 높았다. 하지만 1차전 패배 후 사령탑인 염경엽 LG 감독은 손주영의 불펜 카드를 꺼내 들었다. 이미 손주영은 1차전과 2차전에서도 불펜에서 몸은 풀었지만, 마운드에는 오르지 않았다.

하지만 3차전에서 선발 최원태가 2⅔이닝 5피안타 1볼넷 4탈삼진 3실점(2자책)으로 흔들리자 곧장 마운드를 이어받았다. 손주영은 3회 마운드에 오르자마자 김상수에게 좌전 안타를 허용했으나, 내야진이 황재균을 런다운으로 잡아내며 이닝을 마무리 지었다.

그리고 4회부터 손주영의 환상투가 펼쳐졌다. 4회와 5회를 삼자 범퇴로 넘긴 손주영. 6회 손주영은 1사 후 황재균에게 중전 안타를 내줬으나, 김상수와 배정대를 범타 처리했다. 7회 역시 삼자 범퇴. 손주영이 호투하는 사이, LG는 5회 오스틴의 3점포와 6회 추가 득점을 묶어 6-3까지 달아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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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KBO 포스트시즌 준플레이오프 3차전' KT-LG전이 8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렸다. LG 손주영이 6회말 2사 1루에서 KT 배정대가 날린 안타성 타구를 홍창기가 슈퍼캐치로 처리하자 박수를 보내고 있다. 주영이 7회말 2사에서 KT 로하스를 내야땅볼로 처리한 후 주먹을 불끈 쥐고 있다. /사진=김진경 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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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KBO 포스트시즌 준플레이오프 3차전' KT-LG전이 8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렸다. LG 손주영이 8회말 2사에서 KT 오윤석을 삼진으로 처리하고 있다. /사진=김진경 대기자
손주영은 8회에도 마운드에 올랐다. 강백호를 2루 땅볼, 장성우를 3루 땅볼, 대타 오윤석을 헛스윙 삼진으로 각각 잡아냈다. 결국 손주영의 투구는 8회까지였다. LG는 9회 유영찬을 올렸으나 배정대에게 투런포를 허용하며 1점 차로 쫓겼다. 결국 1사 후 에르난데스를 올린 끝에 귀중한 승리를 거머쥐었다.

손주영은 경기 후 취재진과 인터뷰에서 "무조건 승리해야 한다는 마음뿐이었다. 첫 포스트시즌 무대이긴 하지만, 지난해 한국시리즈 엔트리에 포함된 경험이 있기에 긴장되거나 그러진 않았다. 오히려 설레고 집중할 수 있는 여유도 있었다"고 말했다.

사실 올해 KT전 성적이 그렇게 좋지 않았기에 물음표가 붙을 수 있었을 터. 하지만 손주영은 "KT를 상대로 전반기에만 2경기 안 좋았을 뿐, 후반기에는 퀄리티 스타트 투구도 하고 좋았다. 와일드카드 결정전 때도 곽빈이 KT한테 강하다고 했는데 안 좋았고, 벤자민이 두산에 약하다고 했는데 잘 던진 것처럼, 크게 신경 쓰지 않았다. 제 공에 믿음이 있었다"고 패기 넘치게 이야기했다.

손주영은 "확실히 포스트시즌은 정말 많이 다른 것 같다. 이렇게 인터뷰도 많이 하고.(웃음) 저는 위기가 오면 달아오르는 스타일인데, 크게 위기는 없었던 것 같다"면서 "주말 경기도 많이 해봤고, 지난해 한국시리즈도 경험한 게 많은 도움이 됐다"고 전했다.

손주영은 동료도 생각했다. 바로 최원태였다. 그는 "(3회 올라가자마자) 갑작스럽기도 했고, 주자도 있었다. 오랜만에 수원 마운드에 올랐는데 많이 높더라. 속구도 꽂히고 그랬는데, (최)원태 형의 점수를 못 막아 아쉬웠다. 1점 차로 지고 있었지만 내가 6, 7회까지 끌어주면 승산이 있겠다고 생각했다"고 되돌아봤다.

이제 손주영은 LG가 플레이오프에 진출할 경우, 다시 선발로 복귀할 예정이다. 염 감독은 올 시즌 내내 손주영의 활약을 전하면서 "류현진과 김광현, 양현종의 계보를 이을 선수"라고 칭찬했다. 그리고 이번 준플레이오프 3차전에서 제대로 사고를 친 손주영. 그가 이날 보여준 역투는 충분히 한국 야구 좌완 레전드의 이름을 소환하기에 충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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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KBO 포스트시즌 준플레이오프 3차전' KT-LG전이 8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렸다. LG 손주영이 8회말 2사에서 KT 오윤석을 삼진으로 돌려세운 후 더그아웃에서 동료들의 환영을 받고 있다. /사진=김진경 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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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KBO 포스트시즌 준플레이오프 3차전' KT-LG전이 8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렸다. LG 손주영이 '데일리 MVP' 수상 후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김진경 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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