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친상 아픔 이겨내고 PS 등판, "존경스럽다, 나보다 어린데도..." 상대 타자조차 경의 표했다 [준PO4 현장]

수원=양정웅 기자 / 입력 : 2024.10.09 1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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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배정대가 취재진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양정웅 기자
비록 승부의 세계는 냉정하지만, 그 속에서도 피어나는 '정'은 있었다. 전날 추격의 홈런을 친 배정대(29·KT 위즈)가 이를 허용한 투수를 위로하는 메시지를 전했다.

배정대는 9일 오후 2시 수원 케이티 위즈 파크에서 열린 LG 트윈스와 2024 신한 SOL 뱅크 KBO 준플레이오프(준PO) 4차전을 앞두고 "유영찬(LG) 선수가 대단하다고 생각한다. 저였으면 경기를 못 나갔을 것 같은데 존경스럽다"고 말했다.


전날 열린 준플레이오프 3차전까지 배정대는 올해 가을야구 5경기에서 19타수 8안타, 타율 0.421을 기록 중이다. 홈런 하나와 2타점, 3득점을 올리고 있다. 전 경기에서 안타를 터트릴 정도로 꾸준한 타격감을 보여주고 있다.

특히 배정대는 3차전에서 7번 타자 겸 중견수로 선발 출전, 4타수 2안타 2타점 1득점을 기록했다. 팀이 3-6으로 뒤지던 9회 말에는 상대 마무리 유영찬으로부터 추격의 중월 투런 홈런을 터트리며 상대의 간담을 서늘하게 만들었다.

홈런 상황에 대해 배정대는 "딱히 노림수는 없었고, 직구를 보고 들어갔는데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중요할 때 안타를 쳐야 한다고 생각해서 그런 부분이 더 중요한 것 같다. 출루도 중요하지만 단기전에서는 한 점이라도 더 필요한 게 맞다"고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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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KBO 포스트시즌 준플레이오프 3차전' KT-LG전이 8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렸다. KT 배정대가 9회말 2점 홈런을 날린 후 홈인하고 있다. /사진=김진경 대기자
이제 1승 2패로 몰린 KT는 1패만 더 하면 가을야구 여정이 멈추게 된다. 배정대는 "오늘 지면 뒤가 없다. 모든 선수들이 최선을 다할 생각으로 경기에 임할 것이다. 최선을 다하고 나서 결과는 받아들이겠다"고 이야기했다. 이어 "프로선수들은 당일에 바로바로 결과가 나온다. 그래서 매일 부담감을 안고 살아가는 사람들이다보니 부담감을 이겨내는 것도 중요한 부분이다. 그래서 잘 이겨낼 것이다"고 했다.

경기에 관한 이야기를 하던 배정대는 "끝났나요?"라고 되물은 뒤, 전날 자신에게 홈런을 맞았던 유영찬에 대해 언급했다. 앞서 유영찬은 준플레이오프 시작을 앞둔 지난 3일 부친상을 당했다. 당장 경기도 안산에 빈소를 차리고 하늘나라로 떠난 아버지의 곁을 지켰다. 당초 유영찬은 발인이 있는 5일 열릴 1차전에 뛸 뜻을 밝혔으나, 염경엽 감독은 이를 만류했다.

그리고 LG 선수단은 유영찬이 합류한 2차전을 앞두고 더그아웃 앞에 모여 다 같이 묵념의 시간을 보냈다. 경기가 끝난 뒤에도 LG 선수들은 마운드 근처로 모여 원을 그리며 선 채로 한동안 이야기를 나눈 뒤 유영찬을 어루만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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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KBO 포스트시즌 준플레이오프 3차전' KT-LG전이 8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렸다. LG 유영찬이 9회말 KT 배정대에게 2점 홈런을 얻어맞은 후 교체되고 있다. /사진=김진경 대기자
배정대는 "유영찬 선수가 대단하다고 생각한다. 저였으면 경기를 못 나갔을 것 같은데 존경스럽다"고 말했다. 그는 "팀이 중요한 경기를 앞두고 있었는데, 어쨌든 여기에 나갔다는 자체가 대단하고, 나보다 어린 선수지만 많이 놀랐다"고 했다. 이어 "원래 1차전에 만나서 이야기하려고 했다. 친분이 막 있는 건 아니었지만, 기사를 보고 알게 됐다"며 "승부를 떠나서 인간 대 인간으로 얘기를 하고 싶었다"고도 말했다.

그러면서 "(홈런을 칠) 당시에는 되게 좋았다"는 배정대는 "나중에 생각을 해보니까 승부의 세계는 냉정하지만, 그런 정신력을 가지고 있다는 자체가 존경스럽다"고 경의를 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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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정웅 | orionbear@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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