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자욱 오승환 코너 등 '5명이나 빠졌는데...' 삼성의 확실한 동기부여 "그 선수들 몫까지 열심히 하겠다" [PO3]

안호근 기자 / 입력 : 2024.10.17 1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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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구자욱(오른쪽)이 지난 15일 PO 2차전 1회말 득점 후 스태프의 부축을 받아 더그아웃으로 향하고 있다. /사진=김진경 대기자
주축 선수들이 줄줄이 팀을 떠났다. 전력엔 크나 큰 타격이 됐지만 삼성 라이온즈 선수들은 동료들을 떠올리며 더 힘을 내고 있다.

삼성은 17일 오후 6시 30분부터 서울 잠실구장에서 LG 트윈스와 2024 신한 SOL뱅크 KBO 포스트시즌(PS) 플레이오프(PO·5전 3선승제) 3차전을 치른다.


이미 1,2차전을 모두 챙겨 한국시리즈 진출 확률을 83.3%(15/18)로 높인 상황이지만 주장 구자욱(31)이 불의의 부상으로 빠져 결코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탈 선수가 또 하나 늘었다. 올 시즌 35경기 3승 2패 7홀드 평균자책점(ERA) 2.23으로 후반기 불펜진을 이끌었던 최지광(26)이 지난달 오른쪽 팔꿈치 부상 이후 수술대에 오르며 뼈아픈 전력 손실을 봤지만 이는 시작에 불과했다.

올 시즌 11승 6패 ERA 3.43으로 1선발급 활약을 펼친 코너 시볼드(28)가 오른쪽 견갑골 통증으로 인해 지난달 11일 이후 자취를 감췄다. 결국 PO 엔트리에서도 제외됐다. 한국시리즈에 진출해도 합류가 불확실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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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지광. /사진=삼성 라이온즈 제공
한국의 전설적인 마무리 오승환(42)은 올 시즌 27세이브로 이 부문 2위에 올랐지만 후반기 이후 구위 저하 문제를 노출하다가 결국 가을야구에 합류하지 못했다.

PO 준비과정에서도 청천벽력 같은 소식이 전해졌다. 자체 청백전 도중 백정현(37)이 김헌곤의 타구에 맞아 손가락 미세골절로 엔트리에서 제외됐다. 부상에서 늦게 복귀했지만 올 시즌 중반 이후 선발 로테이션 한 자리를 든든히 메워줬던 그는 좌완 불펜이 부족한 팀 사정상 중간 투수로 PO를 준비하던 터였기에 더욱 타격이 크게 느껴졌다.

설상가상. 올 시즌 커리어하이 시즌을 보낸 삼성의 절대적 존재인 구자욱마저 자리를 비우게 됐다. 지난 1차전에서 스리런 홈런을 날리며 팀의 승리를 이끈 뒤 구토와 몸살 증세를 나타낼 정도로 몸을 아끼지 않았다. 우천 취소로 하루 늦게 열린 2차전을 앞두고도 박진만 감독은 구자욱의 몸 상태를 "80% 되는 것 같다"고 했는데 그럼에도 0-1로 뒤진 1회말 안타에 이어 도루를 성공시켰다. 문제는 이 과정에서 왼쪽 무릎 인대를 다친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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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차전에서 도루 이후 무릎 통증을 호소하는 구자욱. /사진=김진경 대기자
2회초 수비를 앞두고 교체된 구자욱은 병원 검진 결과 왼 무릎 인대 미세 손상 진단을 받았다. 그리고는 곧장 일본으로 향했다. 재활 치료에 일가견이 있는 이지마 치료원에서 응급 치료를 받고 가깝게는 PO 5차전, 멀리 보면 한국시리즈에 맞춰 몸 상태를 끌어올리겠다는 강한 의지를 나타낸 것이다.

2연승에도 삼성의 분위기는 밝지만은 않았다. 주축들의 줄 이탈 속에 구자욱까지 빠지게 됐기 때문이다.

경기 후 박진만 감독은 "이기고도 흥이 조금 안 나가는 느낌이다. 왼쪽 좌측 인대에 미세 손상을 입었다. 지금으로 봤을 때는 3,4차전엔 출전하기가 쉽지 않을 것 같다"며 "내일 하루 지나서 몸 상태를 지켜봐야 되겠지만 아쉬운 부분이 많다"고 전했다.

하지만 이는 또 다른 동기부여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2차전 선발승을 거둔 원태인의 말로 삼성 선수단의 분위기를 가늠할 수 있다. 원태인은 경기 후 중계사와 인터뷰에서 구자욱의 부상에 대해 "너무 아쉬운 마음 뿐이다. 코너도 (최)지광이 형, (백)정현이 형이 빠진 상황에서 (구)자욱이 형이 웬만하면 경기 도중 빠지지 않는 선수인데 빠지는 걸 보고 스스로도 책임감이 많이 생겼다"며 "'자욱이 형을 위해서라도 이 경기를 이기고 싶다'는 생각이 커졌다. 등판 끝나고 이야기를 나눴는데 '이번 시리즈 쉽지 않을 것 같다'고 하셨다. '선수들이 다 의기투합해서 한국시리즈까지 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테니까 빨리 회복해서 한국시리즈 뛰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한국시리즈 땐 돌아오면 좋겠다. 목표가 우승까지 가는 것이기에 힘 모아서 열심히 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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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승환. /사진=삼성 라이온즈 제공
3차전 선발을 앞둔 황동재는 왕조 시절의 오승환을 떠올리며 "오승환 선배가 인상 깊었다. 아무도 공을 못 건드렸던 시절"이라며 "선배님이 안 계셔서 슬프다. 같이 있었으면 좋았을 것이다. 2군에 잠깐 내려갔을 때 선배님께서 '나 없어도 잘하라'고 말씀해 주셨는데 울 뻔 했다"며 "보고싶다. 선배님이 무뚝뚝해 보이지만 좋은 말씀을 많이 해주신다. 그래서 많이 배운다"고 말했다. 졸지에 최고참이 된 송은범도 "승환이 형이 같이 와서 했으면 조금 편했을텐데"라며 그리움을 나타냈다.

2차전에서 연타석 홈런을 쏘아올리며 팀의 승리를 안긴 김헌곤은 중계사 인터뷰에서 "청백전 때 (백)정현이 형이 내가 친 타구에 맞아서 다쳤는데 그때 마음이 안 좋았다"며 "정현이 형이나 지광이, 아파서 함께 못한 코너도 그렇고 여러 선수가 생각나는데 그 선수들 몫까지 열심히 할 것"이라고 각오를 다졌다.

선발 투수 열세, 잠실이라는 큰 구장, 홈 이점을 살리기 어려운 요소들이 있지만 삼성의 3차전이 기대되는 이유 중 하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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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정현. /사진=삼성 라이온즈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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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호근 | oranc317@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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