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천 취소가 된 잠실구장 전경. /사진=LG 트윈스 제공 |
LG 트윈스와 삼성 라이온즈는 18일 오후 6시 30분부터 서울시 송파구 잠실구장에서 2024 신한 SOL뱅크 KBO 포스트시즌 플레이오프(PO·5전 3선승제) 4차전을 치른다.
삼성이 대구에서 2연승을 거두고 잠실로 올라왔지만 LG가 반격에 성공하며 더 흥미진진해진 상황. 그러나 4차전 정상 개최의 커다란 변수가 생겼다. 바로 잠실을 뒤덮을 비 구름이다.
이미 한 차례 우천 취소가 됐던 PO다. 지난 14일 열릴 예정이던 2차전은 대구에 오후부터 내린 비로 인해 하루 늦춰져 15일 열렸다.
기상청에 따르면 당시 삼성라이온즈파크가 위치한 대구 수성구 연호동에는 오후 4시부터 비 예보가 있었다. 시간당 1~3㎜의 비가 15일 오전 7시까지 계속해서 내린다고 돼 있었고 경기 시간이 가까워지면서 빗줄기는 점점 굵어졌다.
지난 14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PO 2차전을 앞두고 김시진 감독관(오른쪽)과 KBO 관계자들이 구장 상태를 둘러보고 있다. /사진=김진경 대기자 |
이후 스타뉴스와 만난 김시진 감독관은 "경기를 시작하더라도 계속 비 소식이 있었다"며 "지금 비가 그친다고 하더라도 방수포를 걷어내고 구장 정비에 들어가면 제 시간에 시작할 수 있을지 확신할 수 없는데 오히려 경기 시작 후엔 빗줄기가 더 굵어진다는 예보가 있어서 어려운 결정을 했다"고 설명했다.
14일 우천 취소로 인해 2차전은 15일에 열렸다. 이로 인해 PO 일정은 하루씩 늦춰졌고 만약 5차전까지 갈 경우 한국시리즈 일정도 하루씩 밀리게 됐다. 다만 4차전 안에 끝나면 한국시리즈는 예정대로 21일부터 열린다. 즉 PO 승리 팀의 휴식일이 하루 사라지는 셈이다.
이러한 이유에서도 경기 취소가 쉽지 않았으나 김시진 감독관은 "계속 비를 맞으며 경기를 진행할 경우엔 가뜩이나 피로도가 쌓인 선수들의 부상 가능성이 더 커진다"며 "종합적으로 고려했을 때 차라리 경기를 시작하기 전에 취소를 하는 게 가장 낫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18일 잠실구장이 위치한 서울시 송파구 잠실동 일대 기상 예보. /사진=기상청 홈페이지 갈무리 |
그렇다면 우천 취소로 더 이득을 볼 팀은 어디일까. 하늘은 LG에게 조금 더 미소를 지어주는 것처럼 보인다.
LG는 내일이 없다는 자세로 3차전을 치렀다. 임찬규가 5⅓이닝 호투했고 1,2차전 활용하지 못했던 엘리에이저 에르난데스가 무려 3⅔이닝을 홀로 책임지며 60구를 뿌렸다. 염경엽 감독은 경기 후 에르난데스의 18일 출전 여부에 대해 "못 나온다. 비가 오지 않나"라며 "저는 그것만 믿고 있다. 저는 우리나라 기상청을 믿기 때문에 그걸 믿고 오늘 (에르난데스를) 길게 끌고 간 것"이라고 설명했다.
예상대로 이날 경기가 취소되고 19일에 4차전이 열린다면 상황은 달라진다. 염 감독은 "지금은 에르난데스에게 미안하지만, 무조건 우리가 이길 수 있는 최고의 카드다. 물론 본인의 몸 상태를 체크할 것"이라며 "제 마음대로 기용하는 게 아니라, 트레이닝 파트와 의논하고 몸 상태도 살펴볼 것이다. 그래도 (17일) 투구 수가 60개라, 하루 쉬면 가능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3차전 승리 후 승장 인터뷰를 하고 있는 염경엽 LG 감독. /사진=김진경 대기자 |
반면 삼성은 3차전 패배가 뼈아프다. 3차전을 이겨 사흘 휴식을 취한 뒤 재정비해 KIA 타이거즈와 정면 승부를 펼치겠다는 그림을 그렸는데 패배하며 완전히 계획이 틀어졌다. 만약 4차전에서 이기더라도 휴식일이 이틀로 줄어드는 상황인데 우천 취소가 되면 4차전에서 이겨도 하루만 쉬고 한국시리즈에 나서야 한다.
더불어 LG의 에르난데스 출전 가능성은 삼성에도 부담이다. 1차전 선발승을 거둔 데니 레예스의 휴식일이 닷새로 늘어난다는 장점은 있지만 잃는 게 더 크다. 다만 패배 이후 재정비하면서 분위기를 수습할 수 있다는 점에선 오히려 나쁘지 않을 수도 있는 비소식이다.
박진만 삼성 감독이 3차전 패배 후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김진경 대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