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발 내려놓은 캡틴' 구자욱이 돌아온다, '우천취소 유력'에도... 삼성도 기대요소가 있다 [PO4]

안호근 기자 / 입력 : 2024.10.18 14: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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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구자욱(왼쪽)이 지난 15일 PO 2차전 1회말 안타를 치고 나간 뒤 관중석을 바라보고 있다. /사진=김진경 대기자
플레이오프(PO)에서만 2번째 우천 취소가 기정사실화되고 있다. 서울 전역에 빗줄기가 전날 예상보다도 더욱 굵어지고 있다.

삼성 라이온즈는 18일 오후 6시 30분부터 서울시 송파구 잠실구장에서 LG 트윈스와 2024 신한 SOL뱅크 KBO 포스트시즌 PO(5전 3선승제) 4차전을 치를 예정이다.


문제는 비 예보다. 앞서 14일로 예정됐던 2차전이 대구에 오후부터 내린 비로 인해 한 차례 우천 취소됐고 이로 인해 PO 일정이 하루씩 밀렸다.

이날 다시 한 번 우천 취소가 될 가능성이 커졌다. 잠실구장이 위치한 서울시 송파구 잠실동 일대엔 거센 빗줄기가 퍼붓고 있다. 기상청에 따르면 오후 2시 기준(1시~2시) 시간당 15㎜, 3시엔 13㎜, 4시엔 30~50㎜의 비가 쏟아질 예정이다. 5시 이후 시간당 5㎜, 6시 2㎜, 7시 이후엔 잦아들 것으로 보이지만 그라운드 정비가 쉽지 않을 정도의 강수량으로 경기 강행이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18일 경기도 비로 인해 취소된다면 4차전은 19일 오후 2시부터 잠실구장에서 열린다. 만약 4차전에서 삼성의 승리로 PO 일정이 마무리되면 한국시리즈는 예정대로 21일부터 열린다. 즉 삼성으로선 하루 휴식 후 바로 한국시리즈에 돌입하게 되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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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 잠실구장 인근 기상 상황. /사진=기상청 홈페이지 갈무리
반면 5차전까지 진행될 경우엔 한국시리즈 일정도 자연스럽게 뒤로 밀린다. 18일 경기가 19일로 연기되면 20일 휴식 후 21일 대구에서 PO 5차전이 열리고 하루 휴식 후 23일부터 광주-KIA 챔피언스필드에서 한국시리즈 1차전이 시작된다.

1,2차전 구자욱의 맹활약 속에 연승을 달리며 기세를 높인 삼성이다. 역대 5전 3선승제 PO에서 1,2차전을 모두 이긴 팀의 한국시리즈 진출 확률 83.3%(15/18)에 달했다.

그러나 구자욱의 부상 이탈이 나비효과를 일으켰다. 2차전 1회말 안타를 치고 나간 뒤 도루 과정에서 왼쪽 무릎을 다쳤고 르윈 디아즈의 2루타 때 절뚝거리면서 홈을 밟았으나 이후 곧바로 교체됐다.

3차전 삼성은 0-1로 패배했다. 임찬규와 엘리에이저 에르난데스 2명의 투수에 막혀 9이닝 동안 단 한 점도 내지 못했다. 1,2차전 20득점을 했던 것과 대비됐다. 1차전 스리런 홈런, 2차전 동점 득점 등 팀 타선의 물꼬를 트는 역할을 톡톡히 했던 구자욱이다. 주장으로서 더그아웃 리더 역할을 한 것도 빼놓을 수 없다. 3차전에서 삼성이 무득점에 그친 것도 구자욱의 부재와 무관치 않다.

3,4차전 출전을 포기하면서까지 빠른 치료를 위해 일본행 비행기에 오른 구자욱은 부상 치료로 정평이 나 있는 요코하마 이지마 치료원에서 전기 자극 치료 등을 받았다.

이날 우천 취소가 유력하고 당초부터 3,4차전 출전이 어려울 것 같다고 했지만 구자욱은 예정대로 이날 귀국한다. 당초 이날 오후 김해공항으로 귀국할 예정이었으나 항공편을 변경해 인천공항을 통해 오후 7시 40분 귀국할 예정이다. 구단 관계자에 따르면 이후 일정은 아직 미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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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자욱이 도루 후 무릎 통증을 호소하고 있다. /사진=김진경 대기자
우천 취소가 될 경우 더 기분이 좋은 쪽은 LG다. 철벽 불펜으로 변신한 에르난데스에게 임찬규 뒤를 맡긴 염경엽 감독은 경기 후 4차전을 전망하며 "(에르난데스는) 못 나온다. 비가 오지 않나"라고 말했다. 이어 "저는 그것만 믿고 있다. 저는 우리나라 기상청을 믿기 때문에 그걸 믿고 오늘 (에르난데스를) 길게 끌고 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우천 취소가 될 경우 19일 열릴 4차전에 다시 에르난데스가 나설 가능성이 생긴다. 염 감독은 "지금은 에르난데스에게 미안하지만, 무조건 우리가 이길 수 있는 최고의 카드다. 물론 본인의 몸 상태를 체크할 것이다. 제 마음대로 기용하는 게 아니라, 트레이닝 파트와 의논하고 몸 상태도 살펴볼 것이다. 그래도 (17일) 투구 수가 60개라, 하루 쉬면 가능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준PO 5차전까지 치르고 온 LG이기에 불펜과 타선 모두 체력 면에선 상대적 열세에 있는 게 사실이다. 매 경기를 결승 같이 치러야 하고 한국시리즈까지 바라볼 여유가 없는 LG 입장에선 하루의 휴식이 꿀맛 같이 느껴질 수밖에 없다.

그렇다고 삼성에도 나쁘기만 한 비는 아니다. 1차전 선발 데니 레예스의 휴식일이 닷새로 늘어나는 것은 물론이고 삼성의 심장과도 같은 구자욱의 회복일을 하루 벌 수 있는 가능성이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

삼성 구단은 앞서 구자욱의 일본행 소식을 전하며 "선수의 부상 치료기간을 최소화 해 10월19일 이후 경기에 뛸 수 있는 몸 상태를 만들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는데 우천 취소가 될 경우 이 일정에 정확히 부합하게 되는 것이다.

17일 경기 전 박진만 감독은 "오전에 메시지를 했고 지금 상태는 어제(16일)보다는 통증은 확실히 가라앉았고 목발은 이제 안 짚고 있는 상태"라며 "아직은 목발을 빼고 걸었을 때 조금의 통증은 있다고 얘기했다. 선수마다 회복에 대해 받아들이는 치료가 다를 수 있다고 얘기를 하더라. 내일 와서 얼마나 호전이 있는지 봐야 될 것 같다"고 말했다.

4차전이 하루 뒤로 밀려 열린다면 수비나 주루가 어렵다고 하더라도 승부처가 올 경우 타석에 나설 수 있는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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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진만 삼성 감독이 3차전 종료 후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김진경 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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