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구자욱이 지난 13일 PO 1차전에서 스리런 홈런을 치고 홈으로 향하고 있다. /사진=김진경 대기자 |
구자욱(31·삼성 라이온즈)이 돌아온다. 아직 단언할 수는 없지만 4차전 출전 가능성 만큼은 확실히 커졌다.
박진만 삼성 감독은 18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LG 트윈스와 2024 신한 SOL뱅크 KBO 포스트시즌 플레이오프(PO) 4차전이 우천 취소된 뒤 가진 감독 인터뷰에서 "(구)자욱이는 오늘 저녁 입국해 마지막 병원 진료를 받는다"며 "어제는 걷는데도 조금 불편함이 있었는데 지금은 통증은 거의 줄었다고 한다"고 밝혔다.
2022시즌을 앞두고 비 자유계약선수(FA)로 5년 120억원에 다년 계약을 맺은 구자욱은 올 시즌 주장이라는 무거운 중책까지 맡고도 훨훨 날았다. 129경기에서 타율 0.343 33홈런 115타점 92득점 출루율 0.417, 장타율 0.627, OPS(출루율+장타율) 1.044로 커리어 하이 시즌을 기록하며 삼성을 정규시즌 2위로 이끌었다.
가을야구에서 존재감도 눈부셨다. 1차전 팀에 승기를 가져오는 스리런 홈런을 날려 10-4 대승을 이끌었고 2차전에선 0-1로 뒤진 1회말 안타 이후 도루까지 성공시켰다. 이 과정에서 왼 무릎 부상을 입었으나 털고 일어나 르윈 디아즈의 2루타 때 절뚝거리며 투혼의 동점 득점을 성공시켰다. 이후 기세를 탄 삼성은 홈런 5방을 날리며 10-5로 2연승을 달렸다.
삼성 구자욱이 PO 2차전 1회말 절뚝거리며 홈으로 들어오고 있다. /사진=김진경 대기자 |
그러나 구자욱은 이튿날 돌연 일본행 비행기에 올랐다. 선수들 사이에 재활 치료로 정평이 나 있는 요코하마 이지마 치료원으로 향했다. 삼성 구단 측은 "선수의 부상 치료기간을 최소화 해 10월 19일 이후 경기에 뛸 수 있는 몸 상태를 만들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17일 PO 3차전을 앞두고 박진만 감독은 "오전에 메시지를 했고 지금 상태는 어제(16일)보다는 통증은 확실히 가라앉았고 목발은 이제 안 짚고 있는 상태"라며 "아직은 목발을 빼고 걸었을 때 조금의 통증은 있다고 얘기했다. 선수마다 회복에 대해 받아들이는 치료가 다를 수 있다고 얘기를 하더라. 내일 와서 얼마나 호전이 있는지 봐야 될 것 같다"고 말했다.
3연승을 거둬 여유롭게 한국시리즈행을 확정짓는 게 최선의 시나리오였지만 삼성은 우규민과 엘리에이저 에르난데스 2명의 투수에 막혀 0-1로 패배했다. 구자욱의 빈자리가 더 크게 느껴진 경기였다.
18일 LG와 삼성의 PO 3차전이 열릴 예정이었던 잠실구장의 우천 취소 이후 전경. /사진=안호근 기자 |
삼성으로선 4차전에서 이겨도 하루 휴식 후 한국시리즈에 나서야 하는 험난한 일정을 치러야 하지만 한 줄기 희망이 생겼다.
당초 이날 오후 김해공항을 통해 귀국할 예정이었던 구자욱은 항공편을 변경해 인천공항에 오후 7시 40분 귀국하게 됐다. 귀국 후 병원으로 이동해 진료를 받아 정확한 몸 상태를 체크하겠다는 계획이다.
진단 결과가 좋으면 4차전 출전 가능성도 열려 있다. 박진만 감독은 "와서 몸 상태를 체크해야 한다. 두고 봐야 한다"면서도 "어제보다는 확실히 (몸 상태가) 좋아졌다고 한다. 확실하게 병원 진단 결과를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4차전은 삼성으로서도 총력전이다. 박 감독은 "3명 빼고는 전부 대기"라면서도 "구자욱의 상황에 따라 달라질 것 같다"고 여운을 남겼다.
박진만 삼성 감독. /사진=김진경 대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