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레이튼 커쇼가 2일(한국시간) 열린 LA 다저스 우승 축하 행사에서 연설하고 있다. /AFPBBNews=뉴스1 |
미국 야후 스포츠는 2일(한국시간) "커쇼가 LA 다저스의 월드시리즈 우승 기념 카퍼레이드에서 '평생 다저스 선수로 남겠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올해 커쇼는 정규시즌 단 7경기 등판에 그쳤다. 2023시즌 종료 후 어깨 수술을 받은 그는 재활에 매달렸고, 7월 26일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 홈경기에서 빅리그 마운드에 복귀했다. 하지만 2승 2패 평균자책점 4.50에 그쳤고, 왼쪽 엄지발가락 부상까지 겹치며 결국 8월 31일을 끝으로 자취를 감췄다.
포스트시즌에도 컨디션이 올라오지 않으며 커쇼는 끝내 가을야구에서 공 한 개도 던지지 못했다. 2020년 포스트시즌에서 4승과 2.93의 평균자책점으로 팀을 우승으로 이끌었던 것과는 전혀 달랐다. 또한 지난해 애리조나와 디비전시리즈 1차전에서 충격의 ⅓이닝 6실점 강판을 설욕하지도 못했다. 그래도 플레이오프 내내 팀과 동행하며 기운을 불어넣어줬고, 끝내 우승의 순간 함께했다.
우승 기념행사에 참석한 커쇼는 마이크를 잡고 "오랫동안 이 날을 기다려왔다"고 입을 뗐다. 이어 "다른 팀에 있는 걸 상상할 수 없고, 이 팀보다 더 나은 사람들을 만나는 것도 생각하기 어렵다"며 "이번 우승에 아무 것도 기여한 게 없지만, 지금 여러분들과 함께 기뻐할 수 있다는 게 세상에서 제일 기분 좋다"고 했다.
그러면서 커쇼는 "사랑해요, 감사합니다! 평생 다저스와 함께하겠습니다"라는 인사를 남겼다. 이는 커쇼의 '종신 다저스' 선언으로 풀이될 수 있다.
클레이튼 커쇼. /AFPBBNews=뉴스1 |
이후 취재진을 만난 커쇼도 이를 인정했다. 그는 "다음주 발가락과 왼쪽 무릎 수술을 받을 예정이다"고 전하면서도 "다음 시즌 다저스에 복귀할 것이다"고 단호히 말했다.
커쇼는 다저스의 아이콘 같은 존재다. 2008년 빅리그에 데뷔한 그는 올 시즌까지 통산 432경기에서 212승 94패 2968탈삼진 평균자책점 2.50을 기록했다. 그가 2010년대 초반부터 전성기를 구가하자 소속팀 다저스 역시 2013년부터 8년 연속 내셔널리그 서부지구 우승을 차지하며 강팀으로 도약했다. 사이영상 3회, MVP 1회 등 굵직한 업적을 남겼고, 유일하게 과제로 남았던 우승반지 역시 2020년 코로나19로 인한 단축시즌에 월드시리즈를 제패하며 해결할 수 있었다.
커쇼가 다저스에서만 뛰며 은퇴하게 된다면 등번호 22번이 영구결번으로 지정될 것이 확실하다. 1884년 리그에 진입해 140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다저스는 12명의 영구결번자가 있다. 지난 1972년 6월 재키 로빈슨(42번)과 로이 캄파넬라(39번), 샌디 쿠팩스(32번) 등 3명이 함께 영구결번자로 지정된 것이 최초였다.
다저스타디움에 걸린 LA 다저스의 영구결번. 왼쪽부터 피 위 리즈(1번), 토미 라소다(2번), 듀크 스나이더(4번), 길 호지스(14번), 짐 길리엄(19번), 돈 서튼(20번). /AFPBBNews=뉴스1 |
이후 다저스는 월터 앨스턴(24번, 1977년), 짐 길리엄(19번, 1978년), 듀크 스나이더(4번, 1980년) 등을 영구결번으로 지정했다. 이후 1984년 피 위 리즈(1번)와 돈 드라이스데일(53번) 이후 한동안 나오지 않았던 영구결번자는 1997년 토미 라소다 감독의 등번호 2번이 지정되면서 다시 나왔다. 선수 시절 다저스에서 단 2년 동안 고작 8경기에 등판했던 그는 1976년 다저스 지휘봉을 잡은 후 1996년 건강이상으로 시즌 도중 은퇴를 선언할 때까지 무려 21시즌 동안 1599승 1439패 승률 0.526의 기록을 남겼다.
라소다에 이어 2023년까지 다저스 통산 최다승(233승)의 주인공인 돈 서튼(20번)이 이듬해인 1998년 영구결번자가 됐다. 이후 24년 동안 나오지 않았던 다저스의 영구결번은 팀에서 2번의 우승(1955, 1959년)을 차지했던 길 호지스의 14번이 사망 50주기인 2022년 지정됐고, 지난해 2월에는 멕시코 역사상 최고의 투수이자 1981년 월드시리즈 우승의 주역으로 돌풍을 일으켰던 좌완투수 페르난도 발렌수엘라(2024년 사망)의 34번이 다저스를 떠난 후 무려 33년 만에 영구결번자가 됐다.
페르난도 발렌수엘라. /AFPBBNews=뉴스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