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그룹 에스파가 27일 오후 서울 용산구 블루스퀘어에서 진행된 첫 정규 앨범 '아마겟돈'(Armageddon) 발매기념 쇼케이스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24.05.27 /사진=이동훈 |
올해도 수험생들을 위협하는 강력한 중독성의 '수능금지곡'들이 다수 눈에 띈다.
2025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날짜가 오는 14일로 닷새밖에 남지 않은 상황이다. 소위 '후크송'이라 불리며 반복되는 가사와 멜로디를 함유해 대중을 유혹하고 인기를 끈 노래들이 많지만, 중독성이 강할수록 수험생들에게는 머릿속에 강렬하게 남아 집중에 방해가 된다는 이유에서 이 노래들은 '수능금지곡'으로 불리기도 한다.
누구에게는 위협적인 노래일 수 있는데 '수능금지곡' 반열에 오른 것이 어쩌면 대중성을 강타한 인기곡이란 극찬의 표현이기도 하다. 과거 대표 수능금지곡인 샤이니 'Ring Ding Dong'(링딩동), SS501 'U R Man'(유알맨), 레드벨벳 'Dumb Dumb'(덤덤)의 계보를 잇는 곡들이 올해에도 여럿 탄생했다. 수험생들은 이 기사를 보는 것만으로 밑의 노래들이 뇌리에 남아 집중에 방해가 될 수 있으니 주의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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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에스파 'Supernova'(수퍼노바)
올해 '수능금지곡'의 기운을 먼저 뿜어낸 곡은 에스파가 지난 5월 발표한 첫 정규앨범 'Armageddon'(아마겟돈)의 타이틀곡 'Supernova'(수퍼노바)다. '수퍼노바'는 'Su su su Supernova' '사건은 다가와 Ah Oh Ay 거세게 커져가 Ah Oh Ay 질문은 계속돼 Ah Oh Ay 우린 어디서 왔나 Oh Ay'라는 반복 후렴구와 함께 수많은 챌린지 열풍을 불렀다. 팔을 접으며 이동하는 춤 동작 또한 패러디 욕구를 불러 동료 가수를 넘어 배우들, 아이들 등 전 연령이 챌린지 대열에 합류하며 노래의 인기를 더했다.
그룹 블랙핑크 로제가 15일 오후 서울 성수동 에스팩토리에서 열린 '리모와 컬렉션' 론칭 행사에 참석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24.04.15 /사진=임성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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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로제 'APT.'(아파트)
최근엔 블랙핑크 로제의 '아파트'가 강력한 '수능금지곡'으로 떠올랐다. 로제가 지난달 18일 발표한 정규 앨범의 선공개곡 '아파트'는 제목부터 친숙한데, 가사 또한 '채영이가 좋아하는 랜덤 게임, 랜덤 게임, 게임 스타트'란 실제 술자리 게임 노래의 도입부터 '아파트 아파트 아파트 아파트 아파트 아파트 Uh, uh huh uh huh 아파트 아파트 아파트 아파트 아파트 아파트 Uh, uh huh uh huh'로 굉장히 쉬워 이 노래 역시 어른부터 어린 아이까지 흥얼거리게 만든다. '아파트'는 미국 팝스타 브루노 마스가 함께 불러 화제가 되기도 했지만, 그 화제성 이상으로 곡 자체에 대한 반응이 폭발적인 수준이다.
해외 클럽에는 로제의 '아파트'를 떼창하는 상황도 생겨났으며, 세계적인 '아파트' 열풍에 SNS에는 챌린지 영상도 줄을 잇고 있다. 뿐만 아니라 팝스타 찰리 푸스도 '아파트' 노래를 들은 후 "내 머릿속에서 떠나지 않는다"고 말했다.
가수 지드래곤이 6일 오후 서울 강남구 청담 샤넬 서울 플래그십 스토어에서 진행된 '샤넬 X 프리즈 칵테일 리셉션'에 참석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23.09.06 /사진=김창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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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드래곤 'POWER'(파워)
빅뱅 지드래곤도 7년여 만의 귀환을 한 만큼 강렬하게 고막을 사로잡는 곡으로 컴백했다. 지난달 31일 디지털 싱글로 신곡을 낸 지드래곤은 'POWER'(파워)를 통해 언론을 향한 비판을 하면서 여전히 센 자신의 영향력을 뽐냈다. 'POWER' 중 'Now I got the power, The power power up power power The power up power power yet, yet 억까 짤 퍼다 샬라샬라하다가 shout out Pump up the power 난 자유로워 yap, yap' 'I don't give a 쉬-잇 웃다 끝 돈 기부 억 씨-익 권력오남용 묻고 관용 천재 지병 불가항력 Way too strong I've got that'이란 가사는 중의적인 표현과 지드래곤 특유의 라임맛이 잘 살아나 리스너의 뇌리에 깊게 박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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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예나 '네모네모'
최예나가 지난 9월 발표한 세 번째 미니 앨범 'GOOD MORNING'(굿모닝)의 타이틀곡 '네모네모'는 지코가 작사에 참여해 '본격 수능금지곡'을 노리고 나온 노래였다. 최예나는 앨범 발매 당시 쇼케이스에서 "친오빠도 아이돌 그룹을 했었는데 당시 오빠와 지코의 형이 같은 그룹이었어서 어렸을 때부터 종종 봤다"라고 지코와의 인연을 밝히며 "지코 선배님께 트랙을 들려드리면서 '뭐가 안 떠오른다'라고 SOS를 했다. 너무 흔쾌히 '네모네모'라는 노래의 정체성과 키워드를 주셨다. '이거 완전 네몬데?'라고 해주셔서 '이거 네모구나' 싶었다. 재치 있는 가사까지 해주셔서 너무 감사했다"라고 곡 탄생 비하인드를 밝혔다.
9월 29일 생일을 맞아 아이즈원 멤버들을 만났다는 최예나는 "어제 생일이어서 시간 되는 멤버 몇 명이 모여서 식사를 했다. 김채원, 김민주, 안유진과 권은비 언니 집에서 만났다"라며 "'네모네모'를 듣자마자 다 따라 부르더라. 은비 언니가 특히 좋아해줬다. 집에 갈 때까지 따라 부르더라. 기분이 너무 좋았다"라며 '네모네모'의 심상치 않은 중독성을 언급했다.
'네모네모'는 '삐뚤빼뚤해 Like 네모네모 네모네모 Sign'이란 반복되는 후렴구가 돋보인다. 이에 '수능금지곡'이 될 수 있지 않냐는 말이 나오자 최예나는 "수능이 얼마 안 남았는데 너무 미안하다"며 "개인적으로 고마운 게 엄마가 인정한 곡이 처음이다. 노래를 항상 발매 전 들려드리며 금방 까먹으셨는데 이번에는 바로 기억하셨다. 인정을 받아서 개인적으로 기분이 좋은 곡"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