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와 계약한 허경민(왼쪽)과 한화로 이적한 심우준. /사진=각 구단 제공 |
최근 KT 위즈에서 FA로 풀렸던 유격수 심우준(29)과 투수 엄상백(28)은 나란히 한화 이글스로 이적했다. 심우준은 7일 4년 최대 50억 원(보장 42억 원, 옵션 8억 원), 엄상백은 다음날 4년 최대 78억 원(계약금 34억 원, 연봉총액 32억 5000만 원, 옵션 11억 5000만 원)의 조건에 서명했다.
두 선수는 이번 FA 시장에서 관심을 모았던 이름이다. 심우준 역시 빠른 발과 좋은 수비를 지닌 유격수 자원이다. 그는 통산 1072경기에서 타율 0.254, 275타점, 156도루(도루성공률 0.788)를 기록했다. 국군체육부대(상무)에서 전역한 올 시즌엔 53경기 타율 0.266 3홈런 28타점 22득점 7도루 출루율 0.337, 장타율 0.343, OPS(출루율+장타율) 0.680에 득점권 타율 0.412로 활약했다.
엄상백은 통산 305경기에서 45승 44패 3세이브 28홀드 평균자책점(ERA) 4.82를 기록했던 선수로, 2022년에는 11승 2패로 승률왕(0.846)에 올랐다. 올 시즌에는 ERA 4.88로 흔들렸지만 커리어 하이인 13승을 수확했다.
8일 한화 이글스와 계약한 엄상백. /사진=한화 이글스 제공 |
앞서 4년 전 허경민은 첫 FA 당시 두산과 4+3년 총액 85억원 계약을 맺었는데 올 시즌을 끝으로 첫 4년 65억의 계약이 마무리됐고 3년 20억원의 연장 옵션을 행사할 수 있었으나 결국 FA 선언을 했다.
허경민은 프로 통산 1548경기에 출전해 타율 0.293, 1483안타, 636타점, 765득점을 기록하며 리그 상위권 3루수로 활약했다. 올 시즌에는 타율 0.309, 129안타, 61타점, 69득점, OPS(출루율+장타율) 0.811의 성적을 거뒀다.
세 선수 모두 한 팀에서 10년 이상 뛰었다는 공통점이 있다. 심우준은 2014년 신생팀 특별지명으로 KT에 입단한 후 11년 동안 몸담았고, 엄상백도 이듬해 1차지명을 받은 후 10년을 함께했다. 허경민은 2009년 두산 입단 후 무려 16년 동안 한 팀에서만 뛰었고, 올 시즌에는 "저는 앞으로 계속 여기 있을테니 너무 걱정하지 말라"는 말까지 남겼다. 하지만 이들은 모두 이번 겨울 잔류 대신 이적을 택했다.
올해 시장에는 허경민과 심우준, 엄상백을 포함해 한 팀에서만 10년 이상 뛴 선수들이 FA를 신청했다. 두산에서만 18년을 몸담은 김강률(36)을 비롯해, 문성현(33·키움 히어로즈, 15년), 김헌곤(36·삼성 라이온즈, 14년), 김원중(31·롯데 자이언츠), 김성욱(31·NC 다이노스, 이상 13년), 구승민(34·롯데 자이언츠, 11년) 등이 여기에 해당된다. 이미 FA 계약을 맺은 최정(37) 역시 SK-SSG에서만 20년을 뛰었다.
이 중에서 통산 132세이브를 거둔 김원중은 불펜 보강이 필요한 여러 팀에서 군침을 흘릴 자원이다. 또한 구승민(A등급)을 제외한 다른 선수들은 대부분 보상선수가 필요없는 C등급이어서 이적에도 문제가 없다. 이로 인해 이번 스토브리그에는 원클럽맨의 이적이 또다시 나올 가능성이 있다.
구승민(왼쪽)과 김원중. /사진=롯데 자이언츠 제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