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홈런→29홈런' 강정호 효과는 확실했다, '예비 FA' 김재환은 또 미국으로 간다

안호근 기자 / 입력 : 2024.11.11 1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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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환(가운데)이 지난 9월 24일 홈 최종전을 마치고 팬들에게 인사를 건네고 있다. /사진=두산 베어스 제공
30대 중반에 다다랐고 홈런은 반토막이 났다. 에이징 커브(노쇠화로 인한 급격한 기량저하)라고 해도 이상하지 않을 나이. 김재환(36·두산 베어스)은 배움의 뜻을 안고 휴식도 반납한 채 태평양을 건넜고 그 열정은 성과로 돌아왔다.

김재환은 명실상부 베어스 거포 계보를 잇는 스타다. 2018년 44홈런을 때려내며 타이론 우즈(1998년 42홈런) 이후 역대 베어스 2번째 40개 이상 아치를 날린 '잠실 홈런왕'에 등극했다.


이 때와 비교할 순 없지만 서서히 내림세를 타는 듯 했던 김재환은 지난해 타율 0.220 10홈런 46타점을 기록, 주전으로 도약한 이후 최악의 시즌을 보냈고 결의에 찬 비시즌을 보냈다.

휴식도 반납하고 자청해서 마무리 캠프에 참가해 이승엽 감독의 특별 과외를 받았고 이걸로도 모자라 양의지의 소개를 받아 인연도 없던 강정호를 찾아 미국으로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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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환(왼쪽)이 지난해 말 강정호의 유튜부 채널에 출연해 "홈런 30개보다는 우승이 목표"라고 말하고 있다. /사진=강정호 유튜브 채널 강정호_King Kang 영상 캡처
앞서 중학교 동창인 양의지의 부탁을 받고 김재환의 스윙을 분석하는 영상을 올렸던 강정호는 김재환과 동고동락하며 전성기 시절 타격폼을 되찾기 위해 구슬땀을 흘렸다.


강정호의 유튜브 채널에 출연해 "4,5년 정도 고민했던 부분이 있었는데 (강정호가) 그 포인트를 잘 짚어줬다"며 "내가 고민하는 부분에 실마리를 찾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그런 부분이 정호 형에게 오게 되는 확실을 갖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목표를 묻는 질문에 "(강정호가) 나를 못 믿더라. 20홈런을 말하더라. 그럴거면 여기 왔겠나 싶었다"며 "팬분들이나 나나 감독님이나 모든 분들이 원하는 숫자는 있다. 그걸 목표로 하는 건 아니지만 킹캉 베이스볼에 왔다면 그 정도는 목표로 해야하지 않나 생각한다"고 30홈런 목표를 조심스럽게 밝혔다.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강정호 아카데미를 다녀온 뒤 김재환은 "크게 6년으로 나눠봤을 때 앞에 3년(2018~2020년)과 최근 3년(2021~2023년)의 내가 이렇게 변했구나, 그 전에 이렇게 했었는데 이런 걸 느낄 수 있었다"며 "반대로 이래서 안 좋았구나도 깨달았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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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런을 날리는 김재환. /사진=두산 베어스 제공
그리고 시즌에 돌입해 타율 0.283 29홈런 92타점, 출루율 0.368, 장타율 0.525, OPS(출루율+장타율) 0.893으로 대반등했다. 2020년 이후 30홈런에 근접한 많은 아치를 그리며 팀이 기대하는 거포의 역할을 다해냈다.

그러나 다시 한 번 미국으로 향한다. 김재환은 "홈런 30개보다는 우승이 목표"라며 "(내가 부진하면) 우승을 못한다"고 자신이 30홈런을 쳐야하는 이유를 밝혔다. 단 하나였지만 목표까진 부족함이 있었고 팀 성적도 기대를 밑돌았다. 확실한 효과를 봤던 만큼, 팀과 자신 모두 더 성장하기 위함이다.

두산은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 1승을 안고 시작하고도 5위 KT 위즈에 업셋패를 당했다. 역대 최초의 굴욕이다. 특히 18이닝 동안 무득점에 그치며 치명상을 입은 터라 김재환도 책임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었다. 더구나 2025년은 4년 115억원 FA 계약의 마지막 시즌이기에 개인적으로도 확실한 동기부여가 되는 한 해가 될 전망이다.

두산 구단 관계자는 최근 "이번에도 미국에 갈 것으로 보인다"고 귀띔했다. 개인 훈련과 휴식을 병행하고 있는 김재환은 1월말에서 2월초 떠날 예정인 스프링캠프를 앞두고 미국으로 떠나 강정호와 다시 한 번 호흡을 맞출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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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런을 치고 더그아웃에서 동료들의 축하를 받고 있는 김재환. /사진=두산 베어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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