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게 로제야 윤동희야' 홈런 치고 아파트 세리머니까지, 대표팀 '분위기메이커' 됐다

타이베이(대만)=양정웅 기자 / 입력 : 2024.11.12 0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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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동희가 10일 대만 타이베이시의 톈무 야구장에서 열린 대만프로야구(CPBL) 웨이취안 드래곤스와 평가전에서 타석에 들어서고 있다. /사진=김진경 대기자
기대를 모았던 강타자들이 부상 등으로 인해 빠진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프리미어12 대표팀. 그래도 장타력 업그레이드에 성공한 윤동희(21·롯데 자이언츠)가 있어 희망을 가지게 됐다.

윤동희는 10일 대만 타이베이시의 톈무 야구장에서 열린 대만프로야구(CPBL) 웨이취안 드래곤스와 평가전에서 팀의 5번 타자 겸 우익수로 스타팅에 이름을 올렸다.


첫 타석부터 윤동희의 방망이는 매섭게 돌아갔다. 2회 말 선두타자로 나선 그는 웨이취안의 선발 궈유쩡의 4구째를 공략, 좌측 담장을 넘어가는 솔로홈런을 터트렸다. 0-0의 균형을 깨는 짜릿한 한방이었다.

이후 윤동희는 4회 말에도 무사 1루에서 풀카운트 승부 끝에 볼넷을 골라나가 득점권 기회를 만들었다. 김주원의 몸에 맞는 볼로 1사 만루를 만든 대표팀은 김형준이 좌익선상으로 향하는 3타점 2루타를 터트렸고, 윤동희도 이때 홈을 밟아 득점을 추가했다.

이날 윤동희는 4타석 3타수 1안타 1홈런 1타점 2득점을 기록했다. 윤동희 개인으로는 지난 2일 서울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린 쿠바 대표팀과 연습경기에 이어 또 한번 홈런포를 터트리게 됐다. 그의 활약 속에 대표팀은 5-1로 승리, 최종 점검을 순조롭게 마치게 됐다.


현재 윤동희의 감은 상당히 좋은 상태다. 류중일(61) 대표팀 감독은 "동희가 지금 컨디션이 가장 좋다. (배트가) 나오면서 맞는 궤적이 무슨 볼이든 잘 맞는 그런 궤적을 가지고 있다"며 "처음 보는 투수라도 잘 칠 것 같다"고 칭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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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동희가 10일 대만 타이베이시의 톈무 야구장에서 열린 대만프로야구(CPBL) 웨이취안 드래곤스와 평가전에서 2회 말 솔로홈런을 터트리고 있다. /사진=김진경 대기자
이미 윤동희는 국가대표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준 바 있다. 지난해 열린 2022 항저우 아시안 게임 대표팀에 선발된 그는 6경기 타율 0.435(23타수 10안타) 1홈런 6타점 6득점, OPS 1.196으로 맹타를 휘둘렀고, 한국이 금메달을 획득하면서 본인의 손으로 병역특례를 이끌었다. 자연히 기대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윤동희는 최근 자신의 컨디션에 대해 "경기 수가 늘고 계속 경험하다 보니까 어떤 게 문제고 어떤 게 안 됐는지 이제 알아가는 것 같다"며 "그 부분에 대해 개선하려고 했고, 그러다 보니 좋은 결과가 나오고 있다"고 평가했다.

태극마크를 달고 맹활약하는 요인에 대해서 "어떻게 말해야 할지 모르겠다"던 윤동희는 "(책임감도) 없잖아 있는 것 같다. 시즌을 치를 때도 9회 말이나 유주자 상황 등 중요할 때 결과가 좋았던 것 같은데, 아무래도 국제대회는 단기전이 그런 상황이 많다"면서 "그래서 결과가 좋은 것 같다"고 말했다.

올해로 KBO 3년 차인 윤동희는 매년 성장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지난해 본격적으로 1군에 모습을 드러낸 그는 107경기에서 타율 0.287, 2홈런, OPS 0.687의 성적을 거두며 주전을 차지했다. 올해는 141경기에서 타율 0.293(532타수 156안타), 14홈런 85타점 97득점, 7도루, OPS 0.829를 기록했다. 특히 8월 이후 7개의 홈런을 몰아치며 장타력 발전을 이뤄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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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동희. /사진=롯데 자이언츠 제공
윤동희는 "올해 홈런 개수가 많아졌는데, 후반기 될 때쯤 스스로 느꼈던 게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올해 초에는 많이 헤매기도 했었고, (김태형) 감독님이나 코치님들과 대화를 나누며 피드백도 받고 하다 보니까 폼도 바뀌었다"며 "후반기에 '내가 이렇게 쳐야겠구나' 하는 걸 더 많이 느꼈다. 그래서 지금도 그런 타구가 나오는 듯하다"고 말했다.

연차가 높지는 않지만, 윤동희는 더그아웃에서도 분위기메이커 역할을 하고 있다. 이날 대표팀 선수들은 로제와 브루노 마스의 'APT.(아파트)' 세리머니를 했고, 윤동희 본인도 홈런을 치고 카메라를 보며 이를 하면서 더그아웃에서는 미소가 나왔다.

윤동희는 "내가 아이디어를 냈다"며 "한국에서 훈련할 때부터 뭐 할까 했다. 주장 (송)성문이 형이 '경기가 얼마 안 남았으니 세리머니를 해야 하지 않겠나' 해서 경기 전 미팅을 했다. 여러 후보가 있었는데 성문이 형이 '아파트'가 제일 마음에 들었던 것 같다"고 전했다.

끝으로 윤동희는 "수치적인 부분에서 '몇 승을 해서 올라가겠다' 이런 말도 좋지만, 한 경기 한 경기 이기는 게 제일 중요할 것 같다"며 "그런 마음으로 하다 보면 본선에 갈 수도 있고, 올라가서 1등 2등도 노릴 수 있어서 집중해서 이기려고 해야 한다"고 각오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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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동희가 10일 대만 타이베이시의 톈무 야구장에서 열린 대만프로야구(CPBL) 웨이취안 드래곤스와 평가전에서 2회 말 솔로홈런을 터트리고 있다. /사진=김진경 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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