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대표팀 곽빈이 14일 대만 타이베이시 톈무 야구장에서 열린 쿠바와 2024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프리미어12 B조 조별예선 2차전에서 투구하고 있다. /사진=김진경 대기자 |
곽빈은 14일 오후 6시(현지시간) 대만 타이베이시 톈무 야구장에서 열린 쿠바와 2024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프리미어12 B조 조별예선 2차전에 한국의 선발투수로 등판했다.
그는 올 시즌 30경기에 등판해 15승 9패 평균자책점 4.24의 성적을 올려 공동 다승왕에 올랐다. 류 감독은 "오늘은 이기고 있으면 (불펜) 전원 대기다"며 계획을 전했다. 전날 대만전에서 3-6으로 패배하는 과정에서 구원진이 7이닝을 소화했지만, 패배하면 사실상 슈퍼 라운드 진출이 어려워지기에 어쩔 수 없었다.
하지만 곽빈의 투구는 이런 걱정을 덜기에 충분했다. 1회 초 수비에서 그는 선두타자 로엘 산토스를 5구 만에 루킹 삼진으로 잡아냈다. 이어 메이저리거 요안 몬카다도 헛스윙 삼진으로 처리한 뒤 에리스벨 아루에바레나도 2루수 땅볼 처리하며 삼자범퇴로 기분 좋게 출발했다.
2회에도 곽빈의 호투 행진은 이어졌다. 첫 타자 알프레도 데스파이네를 초구 내야 땅볼로 잡아낸 그는 아리엘 마르티네스를 삼진 처리했다. 여기서 멈추지 않고 야디어 드레이크도 8구까지 가는 끈질긴 승부를 펼쳤지만 3루수 김도영의 호수비 속 직선타로 돌려세웠다.
곽빈이 상대를 압도하는 투구를 펼치자 타선도 힘을 보탰다. 2회 말 한국은 2사 2, 3루에서 최원준(KIA)의 내야안타와 신민재(LG)의 밀어내기 사구로 2점을 먼저 올렸다. 이어 김도영(KIA)이 장쾌한 만루홈런을 터트리면서 6-0으로 앞서나갔다.
타선 지원을 받은 곽빈은 3회 요엘키스 기베르트에게 첫 안타를 맞았으나, 후속 두 타자를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이어 1번 산토스에게 우전안타를 허용해 득점권 위기를 만들고도 몬카다를 중견수 플라이로 잡았다.
3회까지 위력적인 투구를 펼치던 곽빈은 4회부터 조금씩 흔들리기 시작했다. 1사 후 데스파이네를 볼넷으로 내보낸 후 마르티네스에게 우전안타를 맞으며 다시 실점 위기에 몰렸다. 하지만 드레이크의 3루 땅볼 때 김도영이 3루 베이스를 직접 찍었고, 1루 송구가 다소 낮았으나 문보경이 잘 잡아내면서 병살을 유도했다.
곽빈은 5회 들어 기베르토와 페레즈에게 연속 볼넷을 허용하며 주자를 쌓았다. 그러자 한국 벤치는 투수 교체를 단행, 소형준(KT)을 마운드에 올렸다. 소형준이 만루 위기를 힘겹게 막아내며 곽빈의 자책점은 늘어나지 않았다.
이날 곽빈은 4이닝 3피안타 5탈삼진 3볼넷 무실점을 기록했다. 비록 5이닝을 소화하진 못했지만, 초반 쿠바 타자들을 상대로 시속 150km 전후의 패스트볼과 날카로운 슬라이더, 낙차 큰 커브로 기선제압에 성공했다.
이날 한국을 상대하는 쿠바는 좌완 리반 모이넬로(29)를 선발투수로 내세웠다. NPB 소프트뱅크 호크스 소속인 그는 최고 시속 158㎞의 강력한 패스트볼과 날카로운 커브를 주무기로 삼는다. 그동안 불펜투수로 나섰지만 올해는 선발진에 합류, 63이닝 동안 11승 5패 155탈삼진 평균자책점 1.88(1위)을 기록했다.
이름값에서 다소 밀릴 수도 있었지만, 곽빈은 이에 굴하지 않고 당찬 투구를 펼쳐 리드를 만드는 데 기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