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도영이 14일 대만 타이베이시 톈무 야구장에서 열린 쿠바와 2024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프리미어12 B조 조별예선 2차전에서 타격하고 있다. /사진=김진경 대기자 |
류중일(61) 감독이 이끄는 야구 대표팀은 14일 오후 6시(현지시간) 대만 타이베이시 톈무 야구장에서 쿠바와 2024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프리미어12 B조 조별예선 2차전을 가졌다.
이날 한국을 상대하는 쿠바는 좌완 리반 모이넬로(29)를 선발투수로 내세웟다. NPB 소프트뱅크 호크스 소속인 그는 최고 시속 158㎞의 강력한 패스트볼과 날카로운 커브를 주무기로 삼는다. 그동안 불펜투수로 나섰지만 올해는 선발진에 합류, 63이닝 동안 11승 5패 155탈삼진 평균자책점 1.88(1위)을 기록했다.
류 감독은 "그전에도 봤는데 오늘 나오기 전에 한번 더 봤다"며 "과연 몇 구까지 갈지는 잘 모르겠지만 좋더라. 볼도 빠르고 커브도 좋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어떻게든 쳐야 한다"며 각오를 다졌다.
일본에서도 정상급 선발투수로 활약한 만큼 우려도 있었지만, 한국은 1회부터 찬스를 잡았다. 선두타자 홍창기(LG)가 8구까지 가는 끈질긴 승부 끝에 볼넷을 골라나갔고, 신민재(LG)의 희생번트로 득점권 찬스를 잡았다. 김도영(KIA)과 윤동희(롯데)가 연달아 삼진으로 물러나 이닝이 끝나기는 했지만 투구 수를 늘리는 데는 성공했다.
이어 2회에도 2사 후 기회를 만들었다. 박동원(LG)과 나승엽(롯데)이 연달아 범타로 물러났지만 문보경(LG)이 모이넬로의 커브를 공략, 좌중간을 가르는 2루타를 터트렸다. 이어 박성한(SSG)도 결대로 밀어친 안타를 터트렸고, 2루 도루에 성공하며 2사 2, 3루가 됐다.
여기서 9번 최원준(KIA)이 모이넬로의 공을 밀어쳤다. 유격수가 다이빙 캐치로 막아냈지만 1루로 던지기는 늦었고, 3루로 던졌지만 박성한은 3루 베이스로 먼저 돌아왔다. 전날과 달리 선취점을 올리는 순간이었다.
한국은 공격을 멈추지 않았다. 홍창기와 신민재가 연속 4사구를 기록해 밀어내기로 한 점을 얻은 뒤 김도영이 좌측 담장을 넘기는 장쾌한 그랜드슬램을 터트렸다. 순식간에 스코어는 6-0이 됐다. 쿠바 외야수들이 포기할 정도로 잘 맞은 타구였다.
앞서 한국은 전날 열린 대만전에서는 3-6으로 패배했다. 선발 고영표(KT)가 2회 천천웨이에게 만루홈런, 천제시엔에게 2점 홈런을 맞아 0-6으로 스코어가 벌어졌다. 4회 2점을 올린 후 7회 나승엽(롯데)의 대타 홈런이 터졌으나 따라잡지 못했다. 그러나 하루 만에 완전히 바뀐 상황을 맞이하며 경기를 쉽게 풀어나갔다.
한국 야구 대표팀이 14일 대만 타이베이시 톈무 야구장에서 열린 쿠바와 2024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프리미어12 B조 조별예선 2차전에서 결의를 다지고 있다. /사진=김진경 대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