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도영 기분 좋은 '언행불일치', 日 에이스 만나 "공 좋더라" 하더니→그랜드슬램 대폭격 [대만 현장인터뷰]

타이베이(대만)=양정웅 기자 / 입력 : 2024.11.14 2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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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도영이 14일 대만 타이베이시 톈무 야구장에서 열린 쿠바와 2024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프리미어12 B조 조별예선 2차전에서 2회 말 만루홈런을 터트리고 점프하고 있다. /사진=김진경 대기자
김도영(21·KIA 타이거즈)이 위기의 한국 야구 대표팀을 살렸다. 대회 2번째 경기에서 야구강국 쿠바를 상대로 멀티홈런을 터트려 승리를 이끌었다.

김도영은 14일 오후 6시(현지시간) 대만 타이베이시 톈무 야구장에서 열린 쿠바와 2024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프리미어12 B조 조별예선 2차전에 한국의 3번 타자 겸 3루수로 출전, 4타수 3안타(2홈런) 5타점 2득점을 기록했다.


이날 한국은 일본프로야구(NPB) 퍼시픽리그 평균자책점 1위인 리반 모이넬로를 상대했다. 최고 시속 158㎞의 강력한 패스트볼과 날카로운 커브를 주무기로 삼는 그는 올해 선발로 전환, 163이닝 동안 11승 5패 155탈삼진 평균자책점 1.88을 기록했다. 한국 입장에서는 매우 까다로운 상대임에는 틀림없었다. 김도영도 1회 말 모이넬로와 첫 대결에서는 삼진으로 물러나며 체면을 구겼다.

하지만 2회에는 달랐다. 2사 후 최원준의 내야안타와 신민재의 밀어내기 사구로 2점을 먼저 올린 후 이어진 2사 만루에서 등장한 김도영은 좌측 담장을 넘기는 장쾌한 그랜드슬램을 터트렸다. 순식간에 스코어는 6-0이 됐다. 쿠바 외야수들이 포기할 정도로 잘 맞은 타구였다.

김도영은 5회에도 1사 후 타석에 들어서 우중간에 떨어지는 안타를 터트렸다. 단타가 될 수도 있었지만 과감한 주루플레이를 통해 2루타로 업그레이드시켰다. 이어 상대의 보크까지 유도하며 3루로 진루했지만, 득점은 올리지 못했다.


그러자 김도영은 다시 해결사가 됐다. 7회 말 1사 후 나선 그는 다시 한번 좌측 담장을 넘어가는 솔로홈런을 터트렸다. 7회 초 수비에서 실책 2개가 나오면서 첫 실점을 했기에 분위기 반전이 필요했는데, 이를 해결한 한방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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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도영이 14일 오후 6시(현지시간) 대만 타이베이시 톈무 야구장에서 열린 쿠바와 2024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프리미어12 B조 조별예선 2차전에 2회 만루홈런을 터트리고 있다. /사진=김진경 대기자
전날 대만과 개막전에서 3-6으로 패배한 한국은 김도영의 활약 속에 8-4로 승리, 대회 첫 승을 따냈다. 경기 후 류중일(61) 대표팀 감독 역시 "2회에 타선 연결이 잘 돼서 김도영에게 온 찬스를 잘 살렸다"며 칭찬했다.

김도영은 "이긴 것에 기분이 좋다. 최근 감이 나쁘지 않아서 적극적으로 치려고 했다"고 경기를 돌아봤다. 그러면서 "1회에 모이넬로 공이 좋다고 느껴서 직구가 늦으면 안된다고 생각했다. 직구를 노리고 들어간 것이 좋은 결과로 이어져서 기분이 좋았다"고 밝혔다. 모이넬로에 대해 "그 정도(평균자책점 1위) 볼로 보이더라. 왜 그런 투수인지 알 수 있었다"고 말한 김도영은 "오늘은 진짜 그저 운이 좋았다고 생각하고, 타격감도 나쁘지 않았고 그래서 결과가 좋았던 것 같다"고 얘기했다.

앞서 열린 대만전에서도 한국 타자들이 고전하는 동안 김도영은 4타석 3타수 1안타 1타점 1득점 1볼넷 1도루로 활약했다. 특히 4회 초에는 팀의 첫 득점을 올리는 적시 2루타를 때렸고, 6회에는 볼넷 출루 후 도루에 성공했다. 류 감독이 대회 직전 "훈련 때도 아주 좋은 타구가 많이 나온다"고 했던 말 그대로였다.

이제 한국은 남은 경기에서 좋은 성과를 거둬야 슈퍼 라운드 진출, 이어 9년 만의 대회 우승을 이뤄낼 수 있다. 김도영은 "최근 타격감은 나쁘지 않아서 오늘은 그 좋은 감을 계속 유지하려고 매 타석 집중력을 가져갔다"며 "남은 경기 어떻게 해야 될지 모르겠지만 일단 중요한 경기만 계속 남았으니까 계속 이 타격감이 유지가 됐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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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도영(가운데)이 14일 대만 타이베이시 톈무 야구장에서 열린 쿠바와 2024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프리미어12 B조 조별예선 2차전에서 2회 말 만루홈런을 터트리고 동료들과 기쁨을 나누고 있다. /사진=김진경 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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