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중일 한국 야구 대표팀 감독. /사진=김진경 대기자 |
호주 야구 대표팀은 17일 오후 7시 30분부터 대만 타이페이돔에서 대만과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프리미어12 B조 조별리그 4차전을 치른다.
현재 일본이 3연승으로 선두를 달리고 있는 가운데 대만이 2승 1패로 2위, 그 뒤를 한국(2승 2패), 호주와 쿠바(이상 1승 2패), 도미니카공화국(1승 3패)로 잇고 있다.
슈퍼라운드에 진출하기 위해선 조 2위 안에 들어야 하는데 한국은 대만(3-6)과 일본(3-6)에 패하며 자력 4강 진출 가능성이 사라졌다. 또 경우의 수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슈퍼라운드 진출을 위해선 일본과 대만의 전패를 바라야 하고 이를 위해선 호주와 쿠바, 도미니카공화국의 선전을 바라야만 한다.
현실적으로 B조 최강자로 꼽히는 일본이 17일 쿠바, 18일 도미니카에 지는 그림은 상상하기 쉽지 않다. 호주와 쿠바가 대만을 잡아주기를 바라는 게 조금은 더 가능성이 높아보인다.
한국 야구 대표팀이 한일전에 앞서 국민의례를 하고 있다. /사진=김진경 대기자 |
그러나 이젠 잠시 아군이 돼야 한다. 호주가 대만을 잡아야만 실낱 가능 4강 가능성이 더 높아지기 때문이다.
물론 이 또한 현실적으로 큰 기대를 갖긴 어렵다. 3경기에서 23안타 11득점 팀 타율 0.242, 출루율 0.340, 장타율 0.389를 기록한 타선은 궈진륀을 상대한다. 대만 궈진린은 호주로서도 충분히 공략 가능해보이는 투수다. 2015년부터 2019년까지 일본의 사이타마 세이부 라이온스에서 4년 동안 뛰며 평균자책점(ERA) 5.92를 기록한 그는 현재 대만프로야구(CPBL)의 유니 프레지던트 라이온스에서 뛰고 있다. 2024시즌엔 20경기(선발 14경기)에서 3승 7패, ERA 4.74로 아쉬움을 나타냈다. 76이닝 동안 58명의 타자를 삼진으로 잡았고 볼넷은 20개에 불과했다. 정교한 제구가 이점으로 적극적인 타격이 주효할 것으로 보인다.
대만의 약점은 타격이다. 3경기에서 팀 타율은 0.200, 출루율 0.270, 장타율 0.344, 9득점에 그쳤다. 팀의 18안타 중 홀로 7개를 책임지고 있는 천제션을 제외하면 상황은 더 심각해진다. 투수진이 27이닝에서 24탈삼진과 함께 팀 ERA 2.00으로 강력한 힘을 보이고 있지만 이날 선발 궈진린을 공략한다면 충분히 호주로서도 승산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대만 야구 대표팀. /사진=김진경 대기자 |
2011년 이후 국제대회에선 대만이 호주를 상대로 10승 3패로 강했다. 앞서 프리미어12에서는 대만이 슈퍼라운드에서 5승 1패로 승리를 거두기도 했다. 호주가 대만을 상대로 거둔 마지막 승리는 2022년 WBSC 23세 이하(U-23) 야구 월드컵에서 거둔 3-0이었다.
한국이 남은 2경기를 모두 승리한다는 가정 하에 이날 호주가 대만을 꺾으면 경우의 수가 더 많아진다. 프리미어12 조별리그에서 승패 동률을 이룬 팀은 ▲ 승자승 ▲ (득점/공격이닝)-(실점/수비이닝) 방식으로 계산하는 TQB(Team Quality Balance) ▲ ERA-TQB ▲ 동률 팀 중 해당 팀 간 경기에서 고타율 팀 ▲ 동전 던지기 순으로 순위를 정한다.
한국은 대만과 동률을 이루더라도 승자 승자승에서 밀린다. 즉 대만이 호주와 쿠바에 모두 패해 2승 3패가 되길 바라거나 쿠바가 일본과 대만을 모두 잡고 한국, 대만, 쿠바가 3승 2패가 돼 TQB를 따지는 방식이 있다. 이 경우 남은 경기의 득점과 실점에 따라 희비가 갈릴 수 있다.
가장 깔끔한 건 승자승에서 불리한 대만과 경우의 수를 따지지 않게 되는 것이다. 이를 위해선 이날 호주가 반드시 대만을 잡아주기를 응원할 수밖에 없다.
호주 로비 퍼킨스. /사진=WBSC 공식 SNS 갈무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