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도영 대회 3호포→호주전 '유종의 미' 거뒀지만... 류중일호 예선 탈락, 쓸쓸한 귀국길 [대만 현장리뷰]

타이베이(대만)=양정웅 기자 / 입력 : 2024.11.18 1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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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도영(왼쪽)이 18일 오후 12시(현지시간) 대만 타이베이시 톈무 야구장에서 열린 호주와 2024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프리미어12 B조 조별예선 최종전에서 6회 2점 홈런을 터트리고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다. /사진=김진경 대기자
이미 조별예선 탈락이 확정된 '류중일호'가 호주를 상대로 유종의 미를 거뒀다. 하지만 도쿄행 티켓 대신 한국으로 돌아가게 됐다.

류중일(61) 감독이 이끄는 한국 야구 국가대표팀은 18일 오후 12시(현지시간) 대만 타이베이시 톈무 야구장에서 열린 호주와 2024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프리미어12 B조 조별예선 최종전에서 5-2로 승리했다.


대표팀은 호주전 하루 전인 17일 프리미어12 슈퍼 라운드 진출 실패가 이미 확정됐다. 한국은 이날 경기가 없었다. 하지만 대만 타이베이시 톈무 야구장에서 열린 B조 조별예선에서 일본이 쿠바를 상대로 7-6으로 역전승을 거뒀고, 대만 역시 타이베이돔에서 열린 호주와 경기에서 11-3으로 승리했다.

이렇게 되면서 B조는 17일 현재 일본이 4승 무패로 1위, 대만이 3승 1패로 2위를 달리고 있다. 한국은 2승 2패로 3위에 위치했는데, 일본과는 동률이 될 수 없고 대만과는 18일 결과에 따라 3승 2패 동률이 된다. 그러나 승자승 원칙에 따라 13일 대만전에서 3-6으로 패배한 한국은 순위에서 밀린다.

여기에 호주와 도미니카공화국, 쿠바도 나란히 1승 3패가 되면서 일본과 대만을 뒤집을 수 없게 됐다. 결국 한국은 남은 결과와 상관 없이 일본 도쿄돔에서 열리는 슈퍼 라운드에 진출할 수 없게 됐다.


이로써 한국은 2015년 시작돼 3회째를 맞이한 프리미어12 대회에서 처음으로 조별리그 탈락을 경험했다. 한국은 프리미어12 초대 우승팀이었다. 2015년 미국을 꺾고 첫 정상에 섰고 2019년에는 일본에 밀려 준우승에 그쳤다. 5년 만에 열린 대회에사 정상 탈환에 나섰으나, '예선 탈락'이라는 굴욕을 맛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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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야구 대표팀. /사진=김진경 대기자
그래도 경기는 해야 했다. 한국은 홍창기(좌익수)-신민재(2루수)-김도영(지명타자)-문보경(1루수)-송성문(3루수)-윤동희(우익수)-박성한(유격수)-김형준(포수)-최원준(중견수)의 라인업을 들고 나왔다. 대부분 주전 선수들이 나서는 가운데, 김형준이 처음으로 선발 출전했다. 또한 16일 도미니카공화국전에서 고관절 부상으로 경기 중 빠졌던 김도영은 지명타자로 나섰다.

이에 맞서는 호주는 트래비스 바자나(지명타자)-애런 화이트필드(중견수)-팀 케널리(우익수)-릭슨 윙그로브(1루수)-대럴 조지(3루수)-알렉스 홀(포수)-리암 스펜서(2루수)-솔로몬 매과이어(좌익수)-재리드 데일(유격수)의 타순으로 나왔다.

이날 한국은 대만전에서 2이닝 6실점으로 무너졌던 선발 고영표가 초반 호투를 펼쳤다. 그는 뚝 떨어지는 체인지업을 앞세워 올해 메이저리그 신인 드래프트 전체 1순위의 바자나를 1회부터 헛스윙 삼진 처리했다. 이어 타순이 한 바퀴가 도는 동안 단 한 명의 타자도 1루에 내보내지 않았다.

그 사이 한국은 꾸준히 찬스를 만들었다. 호주 선발 팀 애서튼을 상대로 한국은 2회 말 문보경의 우전안타와 송성문의 볼넷, 그리고 1사 후 상대 3루수의 실책 속에 1사 만루 기회를 잡았다. 그러나 여기서 김형준이 1루수 플라이, 최원준이 삼진으로 돌아서며 득점하지 못했다.

하지만 3회 한국은 선취점을 올렸다. 홍창기의 좌전안타로 포문을 연 후 신민재의 희생번트로 득점권 찬스를 잡았고, 여기서 김도영의 적시타로 1-0으로 앞서갔다. 이때 중견수 실책으로 2루까지 간 김도영은 문보경의 3루 강습 내야안타 때 홈으로 파고들었지만 홈에서 태그아웃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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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도영(왼쪽)이 18일 오후 12시(현지시간) 대만 타이베이시 톈무 야구장에서 열린 호주와 2024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프리미어12 B조 조별예선 최종전에서 3회 안타를 터트린 후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사진=김진경 대기자
4회에도 한국은 활발한 공격을 펼쳤다. 첫 타자 박성한이 볼넷으로 나간 후 2아웃 상황에서 홍창기의 빗맞은 타구가 행운의 내야안타가 됐다. 이어 신민재의 1루수 땅볼 때 베이스 커버를 들어오던 투수가 송구를 제대로 잡지 못해 박성한이 홈을 밟았고, 김도영의 좌전 적시타까지 나오면서 3-0으로 달아나는 데 성공했다.

그러나 경기 중반 위기도 있었다. 4회 고영표의 뒤를 이어 등판한 유영찬이 5회 들어 연속 스트레이트 볼넷에 이어 스펜서의 안타로 무사 만루를 자초했다. 3번째 투수 최승용이 삼진과 내야땅볼로 2아웃을 잡았지만, 바자나의 밀어내기 볼넷으로 호주도 첫 득점을 올렸다.

6회에는 이영하가 1사 후 윙그로브의 2루타와 조지의 좌전안타로 다시 득점권 위기에 몰렸다. 뒤이어 올라온 김택연이 아웃카운트 하나를 올렸지만, 스펜서의 타구가 유격수 옆을 뚫고 외야로 향하면서 호주는 2-3까지 추격했다.

하지만 한국에는 김도영이 있었다. 6회 말 1사 후 신민재가 투수를 때리고 3루수 쪽으로 향하는 내야안타로 출루한 가운데, 김도영이 호주 4번째 투수 샘 홀랜드의 시속 135km 슬라이더를 공략했다. 타구는 좌중간 담장을 넘어가면서 달아나는 투런 홈런이 됐다. 김도영의 이번 대회 3번째 홈런이었다.

고영표가 3⅔이닝 무실점으로 내려간 후 한국은 유영찬(⅓이닝 1실점)-최승용(⅔이닝 무실점)-이영하(⅔이닝 1실점)-김택연(⅔이닝 무실점)-소형준(1이닝 무실점)-김서현(1이닝 무실점)-박영현(1이닝 무실점)이 연달아 던지며 승리를 지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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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택연이 18일 오후 12시(현지시간) 대만 타이베이시 톈무 야구장에서 열린 호주와 2024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프리미어12 B조 조별예선 최종전에서 투구하고 있다. /사진=김진경 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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