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내 고개 숙인 류중일 감독 "팬들께 미안하다, 멀리 응원오셨는데... 다음 WBC 때까지 개선할 것" [대만 현장]

타이베이(대만)=양정웅 기자 / 입력 : 2024.11.18 1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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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중일 야구 대표팀 감독이 18일 오후 12시(현지시간) 대만 타이베이시 톈무 야구장에서 열린 호주와 2024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프리미어12 B조 조별예선 최종전 종료 후 그라운드로 나가고 있다. /사진=김진경 대기자
기대했던 성과를 내지 못했던 한국 야구 국가대표팀의 결과에 사령탑도 결국 고개를 숙였다.

류중일(61) 야구 대표팀 감독은 18일 오후 12시(현지시간) 대만 타이베이시 톈무 야구장에서 열린 호주와 2024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프리미어12 B조 조별예선 최종전 종료 후 취재진과 만나 "4강(진출) 실패한 부분에 대해 팬들에게 미안하다"고 사과했다.


이날 한국은 호주를 상대로 5-2 승리를 거뒀다. 3번 지명타자로 나온 김도영(KIA)이 이번 대회 3호 홈런을 터트렸고, 대만전에서 2이닝 6실점으로 무너졌던 선발 고영표(KT) 역시 3⅔이닝 무실점으로 쾌투했다. 비가 내리는 와중에도 선수들은 집중력을 선보이며 유종의 미를 거뒀다.

하지만 한국은 이번 대회에서 본선 진출에 실패했다. 이날 승리로 3승 2패가 된 한국은 같은 날 일본과 대만이 모두 패배한다고 해도 동률이 된다. 이렇게 되면 두 팀에 모두 패배했던 한국은 승자승 원칙에 따라 3위 위로는 올라갈 수 없다. 결국 2위까지만 얻어갈 수 있는 슈퍼 라운드 진출권을 획득하지 못했다.

예상치 못한 결과였다. 2010년대 이후 한국이 국제대회에서 저조한 성적을 거둘 때도 프리미어12만큼은 강세를 보였다. 2015년 초대 대회에는 미국을 꺾고 첫 정상에 섰고, 2019년에도 결승전까지 갔지만 일본에 밀려 준우승에 그쳤다. 그래도 두 대회 모두 결승전까지 갔기에 성과를 기대해볼 수 있었지만, 끝내 밀리고 말았다.


경기 후 류중일 감독은 "우선 마지막 게임을 이겨서 다행이라고 생각한다"면서도 "일단 4강(진출) 실패한 것에 대해 우리 팬들에게 미안하다. 또 멀리까지 와서 응원해주시고, 너무너무 감사하다"며 팬들에게 사과와 고마움을 드러냈다.

한국 대표팀은 지난해 열린 2022 항저우 아시안 게임부터 세대교체에 나섰다. 이번 대회까지 진행하며 보완점은 있을까. 류 감독은 "일단 선발 싸움에서 졌다"고 말했다. 이어 "다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까지 15개월 정도 남았는데, 왜 자꾸 세계대회에 나가서 예선 탈락하는지 생각해서 개선하겠다"면서 "늦었다고 생각할 때가 가장 빠르다"고 했다.

그러면서 류 감독은 "생각보다 젊은 선수들이 잘해줬다. 불펜도 그렇고, 타격에서는 김도영이 다 해줬다"고 칭찬했다.

이번 대회에서 한국은 구자욱(31)과 원태인(24), 김영웅(21·이상 삼성), 손주영(26·LG) 등이 부상으로 빠지면서 전력 구성이 어렵게 됐다. 하지만 류 감독은 "선수 핑계 대기 싫다"며 "어린 선수들이 너무너무 잘했다. 다음 대회에도 잘해줬으면 좋겠다"고 단호히 말한 후 믹스트존을 빠져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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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중일 감독이 18일 오후 12시(현지시간) 대만 타이베이시 톈무 야구장에서 열린 호주와 2024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프리미어12 B조 조별예선 최종전 종료 후 선수들을 격려하고 있다. /사진=김진경 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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