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왼쪽)과 로드리고 벤탄쿠르. /AFPBBNews=뉴스1 |
잉글랜드축구협회(FA)는 18일(한국시간) 벤탄쿠르에게 7경기 출전정지 징계를 부과한다고 공식 발표했다. 벌금 10만 파운드(약 1억8000만원)도 내야 한다.
이 징계는 잉글랜드 리그 주관 경기에만 해당한다. 이에 벤탄쿠르는 오는 24일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EPL) 맨체스터 시티전부터 출전이 금지된다. 총 EPL 6경기, 리그컵(카라바오컵) 8강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전을 뛸 수 없다.
징계는 오는 12월 23일 리버풀전을 끝으로 종료됐다. 27일 노팅엄 포레스트전부터 출전이 가능하다. 한 달 넘게 EPL 경기를 뛸 수 없다.
다만 이 기간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UEL)는 출전할 수 있다. 벤탄쿠르는 AS로마, 레인저스전 명단에는 이름을 올릴 예정이다.
벤탄쿠르의 인종차별적 행위는 지난 6월 알려졌다. 벤탄쿠르는 우루과이 방송 프로그램 '포르 라 카미세' 촬영 도중 손흥민을 향해 인종차별적 농담을 했다. 어린아이를 안고 인터뷰에 참여한 벤탄쿠르는 해당 방송 진행자가 '손흥민의 유니폼을 구해달라'고 요청하자 "손흥민의 사촌 유니폼을 가져다줘도 모른다. 손흥민이나 사촌이나 똑같이 생겼다"고 말했다. 그러자 진행자는 "아 그렇구나"라고 맞장구쳤다. 이후 벤탄쿠르의 발언은 큰 파장을 불러일으켰다. 동양인이 모두 똑같이 생겼다는 인종차별적 발언이었기 때문이다.
쏟아지는 비난 속에 벤탄쿠르를 사태의 심각성을 깨닫고 곧장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사과문을 올렸다. 그는 "쏘니(손흥민 애칭) 지금 일어난 일에 대해 사과하고 싶다. 내가 한 말은 '나쁜 농담'이었다"며 "내가 얼마나 너를 사랑하는지 알지? 절대 무시하거나 상처를 주려고 한 말은 아니다. 사랑한다"라고 전했다.
로드리고 벤탄쿠르. /AFPBBNews=뉴스1 |
이어 "만약 누군가 내 인터뷰 때문에 불쾌했다면 진심으로 사과한다"면서도 억울함을 나타냈다. 그는 "난 결코 다른 사람을 언급하지 않았다는 것을 알아주길 바란다. 오직 손흥민에게만이었고 다른 누구를 직간접적으로 기분을 상하게 할 의도가 아니었다"고 설명했다.
벤탄쿠르를 향한 비난이 계속되자 손흥민이 직접 입을 열었다. 그는 지난 6월 20일 자신의 SNS를 통해 "벤탄쿠르와 대화를 나눴다. 그는 실수했고 내게 사과했다"며 "벤탄쿠르는 공격적 의도로 그렇게 말하지 않았을 것이다. 우리는 여전히 형제고 바뀐 건 아무것도 없다"고 벤탄쿠르를 감쌌다.
이후 시즌이 시작됐고 손흥민은 지난 9월 카라바흐와 UEL 사전 기자회견에서도 관련 질문을 받았다. 그는 "난 벤탄쿠르를 좋아하고 우린 좋은 기억이 많다. 그 일이 일어나자 벤탄쿠르는 바로 내게 사과했다. 당시 난 휴가 중이어서 무슨 일이었는지 몰랐다. 벤탄쿠르는 긴 (사과) 문자를 보냈고, 진심이라는 것을 느꼈다"고 말했다.
이어 "벤탄쿠르가 훈련장에서 나를 봤을 때 거의 울고 있었다. 정말 미안한 마음을 갖고 있는 것처럼 느꼈다"며 "우린 모두 인간이고 실수를 한다. 난 벤탄쿠르를 좋아하고, 우린 형제로서 함께다. FA (징계) 결과를 기다리는 것이 내가 할 수 있는 말이다"라고 덧붙였다.
로드리고 벤탄쿠르(왼쪽)와 손흥민. /AFPBBNews=뉴스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