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드리고 벤탄쿠르의 징계 소식을 알린 영국 매체. /사진=영국 BBC 갈무리 |
잉글랜드축구협회(FA)가 토트넘 홋스퍼 미드필더 로드리고 벤탄쿠르(27)에 강력한 징계를 내렸다. 팀 동료이자 주장인 손흥민(32)을 인종차별로 모욕한 혐의다.
FA는 18일(한국시간)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벤탄쿠르의 징계 내역을 공개했다. 협회는 "독립 규제 위원회는 언론 인터뷰에서 FA규정 E3을 위반한 벤탄쿠르에 7경기 출전 정지와 10만 파운드(약 1억 7000만 원)의 벌금을 부과했다"고 밝혔다.
지난 6월 벤탄쿠르는 자국 매체 TV쇼에 출연해 진행자의 '손흥민의 유니폼을 줄 수 있나'라는 질문에 "이건 손흥민의 것일지, 그의 사촌일 것일지 모른다"고 답했다. 아시아인은 모두 비슷하게 생겼다는 인종차별적인 발언이었다.
로드리고 벤탄쿠르의 징계 내용 중. 7경기 출전 정지와 벌금 10만 파운드. /사진=잉글랜드축구협회(FA) 공식 홈페이지 |
손흥민(왼쪽)과 벤탄쿠르. /AFPBBNews=뉴스1 |
해당 소식은 영국 내에서도 크게 다루고 있다. 'BBC'와 '가디언' 등 유력지들이 헤드라인에 올렸다. 특히 'BBC'는 "벤탄쿠르는 우루과이 TV에 출연해 손흥민에 인종차별 발언을 한 후 9월 FA에 의해 기소됐다"며 "그는 12월 26일까지 잉글랜드 내 경기에 복귀할 수 없다. 맨체스터 시티, 리버풀, 첼시와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에 출전 못 한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잉글랜드 카라바오컵(리그컵) 8강전도 놓친다"라고 설명했다. 다만 유럽축구연맹(UEFA)이 주관하는 UEFA 유로파리그(UEL)에는 출전할 수 있다.
우루과이 국가대표팀 승선 후 손흥민 인종차별 사건을 언급하는 로드리고 벤탄쿠르. /사진=베인스포츠 갈무리 |
심지어 벤탄쿠르는 징계 확정 직전 우루과이 대표팀에서 직접 인터뷰를 통해 최근 심경을 밝혔다. 그는 "내 에이전트가 곧 징계 통보가 나올 것이라 말했다"며 "토트넘은 아무런 연락도 하지 않았다. 하지만 이미 어디로 가는지(징계) 어느 정도 알고 있었다. 대표팀에서 차분히 지켜보겠다. 언제 다시 경기에 뛸 수 있는지도 지켜보겠다"고 말했다.
한편 손흥민은 벤탄쿠르에게서 직접 사과를 받았다. 지난 9월 영국 런던의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에서 열리는 2024~2025시즌 유로파리그 1라운드에서 카라박(아제르바이잔)과 경기 전 기자회견에서 손흥민은 프리시즌을 위해 벤탄쿠르가 팀에 돌아왔다. 그는 정말 미안해하더라. 공개적으로도 사과를 했다"며 "내게 직접 말을 할 때 거의 울뻔하더라. 그의 진심을 느꼈다. 우리는 모두 인간이라 실수를 한다. 그로부터 배운다"고 했다.
벤탄쿠르(왼쪽)와 손흥민. /AFPBBNews=뉴스1 |
벤탄쿠르. /AFPBBNews=뉴스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