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 아닌 '사사키 태업 논란', 동료도 비아냥 "美 진출 위한 것"... 日 차가운 시선은 여전

안호근 기자 / 입력 : 2024.11.20 17: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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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사키 로키. /AFPBBNews=뉴스1
메이저리그(MLB) 스토브리그를 휩쓸고 있는 투수가 있다. 바로 마이너 계약을 통해 미국 진출을 꾀하고 있는 사사키 로키(23·지바롯데 마린스)에 MLB 전 구단이 관심을 보이고 있지만 괴물 투수를 향한 일본 내의 불편한 시선은 여전히 존재한다.

일본 매체 닛칸겐다이는 20일 "지바롯데에서 사사키의 '투구 거부'는 미국에서 성공하기 위한 것이었다"고 밝혔다.


일본프로야구(NPB)에서 4시즌을 뛴 사사키는 지바롯데의 배려 속에 포스팅 시스템을 통해 미국 진출을 타진할 수 있게 됐다. 다만 미일 프로야구 협정에 따라 25세 미만의 일본 선수가 미국 무대에 진출할 시 마이너리그 계약만 맺을 수 있어 빅마켓이 아닌 재정이 열악한 팀들까지 사사키 영입을 통해 전력 보강을 꾀하고 있다.

MLB 공식 홈페이지 MLB닷컴에 따르면 한 국제 스카우트는 "그가 10년 동안 공개 시장에 있었다면 2억 7500만 달러(3829억원)~3억 달러(4177억원)는 받을 것 같다"며 "사사키에겐 한계가 없다"고 극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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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사키 로키. /사진=사사키 로키 SNS 갈무리
다만 일본 내에서 그를 바라보는 시선은 엇갈린다. 실력에 대한 이견은 없다. 부상에 대한 우려로 인해 성공 가능성을 다소 낮게 보는 시선이 있는가하면 미국 진출까지의 그의 태도에 대한 못마땅히 여기는 이들도 저기 않다.


사사키는 2020년 입단해 그해를 1군에서 단 한 경기도 나서지 않고 구단의 특별 대우를 받았다. 이후 2021년 데뷔한 그는 4시즌 동안 4시즌 동안 394⅔이닝을 소화하며 29승 15패 평균자책점(ERA) 2.10, 이닝당 출루허용(WHIP) 0.89, 탈삼진 505개를 기록했다.

빼어난 성적이기는 하지만 '유리몸'으로 불릴 만큼 부상이 잦았고 규정 이닝을 소화한 적이 단 한 번도 없었다. 오타니 쇼헤이(LA 다저스)도 2017년 LA 에인절스와 마이너리그 계약을 맺었으나 이도류로서 맹활약을 펼쳤고 팀에 우승 트로피까지 안기는 등 사사키와는 팀 공헌도에서 크나 큰 차이가 있었다.

그럼에도 사사키는 3시즌을 소화한 지난 시즌을 마친 뒤 MLB 진출을 고집하며 구단과 연봉 협상에서 마찰을 빚었고 결국 1월 말에서야 도장을 찍었다. 올해에도 10승 5패, ERA 2.35로 잘 던졌지만 18경기에서 111이닝 소화에 그쳤는데 시즌을 마친 뒤 더욱 노골적으로 구단에 미국 진출 의사를 전했다. 1시즌만 더 보낸 뒤 미국을 진출할 경우 사사키와 구단 모두 많은 돈을 손에 넣을 수 있었지만 미국 진출의 뜻을 굽히지 않았고 구단도 이미 마음이 떠난 그를 억지로 붙잡아 둘 수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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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사키. /사진=사사키 로키 SNS 갈무리
그럼에도 축복만이 가득한 상황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 닛칸겐다이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지바롯데가 클라이맥스시리즈(CS) 1차전 소프트뱅크 호크스전 때 그의 한 동료는 "아마 이번 오프시즌에 태평양을 건너려고 하는 거겠지"라고 말했을 만큼 이미 1년 전부터 사사키의 강력한 미국행 의지가 팀 내에서 퍼져나가 있었다는 걸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작년 말 7월 부상으로 이탈했던 사사키는 9월 복귀해 2경기에서 3이닝씩 던졌지만 고열로 인해 다시 쉬어갔다. 팀 동료는 "CS 1차전을 앞두고 선발 등판에 대해 거부감을 나타냈다. 경영진의 권유로 결국 선발 등판해 3이닝을 던졌지만 마지못해 그렇게 했던 것 같다"며 "투구는 할 수 있었지만 오프시즌 동안 어떻게든 MLB에 도전하고 싶어 했고 굳이 어깨와 팔꿈치를 소모하게 하고 싶지 않아 했다. 일부 선수들도 그렇게 생각했다"고 말했다.

한 MLB 스카우트는 고등학교 때의 경험이 그를 조심스럽게 만들었을 수 있다고 전했다. 고등학교 3학년 봄 18세 이하(U-18) 대표팀 훈련 도중 시속 163㎞ 강속구를 던진 뒤 팔꿈치에 불편함을 겪었고 한동안 전력으로 투구하지 못했던 것. 어릴 적부터 빅리그 진출을 꿈꿔온 사사키는 이런 위기감 속에서 고시엔 결승에서도 투구하지 않았다. 덕분에 사사키는 팔꿈치 이상 없이 프로 무대에 데뷔할 수 있었다. 스카우트는 이런 점을 보고 "그의 위기 관리 능력은 긍정적"이라고 평가하기도 했다.

다만 매체는 지난해 겨울 사사키가 벌인 연봉 협상을 '지저분한 협상 드라마'라고 표현했고 그의 어머니가 이 과정에서 깊게 개입했다고 지적했다. 앞서 또 다른 일본 매체에선 사사키를 '이기적인 꼬맹이'라고 평가할 정도로 팀을 위한 희생보다는 지극히 자신만을 바라보는 사사키의 행보에 차가운 시선을 보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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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사키. /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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