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농구 대표팀 이현중. /사진=대한민국농구협회 |
이현중이 지난 21일 인도네시아와 2025 국제농구연맹(FIBA) 아시아컵 예선 A조 3차전이 끝난 뒤 홀로 코트에 남아 슛 연습을 하고 있다. /사진=박재호 기자 |
한국(FIBA 랭킹 53위) 농구 대표팀이 지난 21일 고양소노아레나에서 열린 '2025 국제농구연맹(FIBA) 아시아컵' 예선 A조 3차전에서 인도네시아(77위)에 86-78로 승리했다. 1차전 호주(7위)에 패한 뒤 2차전 태국(88위)을 이겼던 한국은 2연승을 이어가며 2승1패가 됐다.
3년 만에 태극마크를 단 이현중의 활약에 관심이 쏠렸지만 긴 비행과 피로의 여파가 있는 듯 다소 기대에 못 미치는 활약을 보였다. 12점 11리바운드로 더블더블을 기록했지만 극심한 외곽슛 부진에 빠졌다. 3점을 11개 시도했지만 단 1개뿐이 성공하지 못했다. 성공률은 9.1%다.
이현중이 막히니 한국도 객관적 전력에서 한 수 아래인 인도네시아에 고전했다. 4쿼터 초반까지 내내 끌려간 한국은 이현중의 3점포 성공이 기점이 돼 흐름을 찾았고, 안영준의 3점포가 연속으로 터지며 역전에 성공했다.
경기 후 공동취재구역(믹스드존)에서 이현중은 미안한 마음부터 전했다. 그는 "팀 전체적으로 슛이 안 들어갔는데 제가 안 좋은 영향을 끼친 것 같다. 자신 있게, 과감하게 슛을 쏘지 못했다"며 "동료들과 저를 믿고 써주신 감독님, 코치님, 팬들께 죄송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게 우리의 베스트 경기력이 아니다. 내일 연습 때부터 제대로 할 예정이다"라고 각오를 다졌다.
이현중. /사진=대한민국농구협회 |
호주에서부터 긴 비행과 피로가 경기력에 영향을 끼쳤나고 묻자 단호하게 "그건 핑계일 뿐"이라고 선을 그었다. 이현중은 "그냥 제가 준비가 안 됐던 거다. 나뿐만 아니라 상대도 비행기를 타고 왔다. 제가 좀 더 준비를 제대로 했어야 했고 제 잘못이다"라고 말했다.
다만 짧은 소집 기간으로 인해 팀 호흡이 잘 맞지 않았던 점은 아쉬움을 나타냈다. 이현중은 "소집 기간이 짧아 역할 분담이 잘 안 됐다. 하지만 팀원들 모두 이타적이고 수비적으로 좋은 모습을 많이 보여줬다"며 "저만 멘탈 잡고 잘 해주면 형들과 동생들이 잘하고 있기 때문에 큰 걱정은 없다"고 전했다.
이어 "팬분들 앞에서 경기할 기회에 소중한 승리를 거둬 다행이지만 최선의 경기력을 보이지 못한 것은 제 자신에게 좀 실망스럽다"고 자책했다.
이현중(오른쪽)의 경기 모습. /사진=대한민국농구협회 |
안준호 감독은 이현중 활용 방안에 대해 "하윤기, 문정현 등 제공권 좋은 선수가 합류하지 못했다. 이현중은 기동력과 신장 다 좋기 때문에 3번이 적합하지만 2, 4번도 주문할 예정이다. 오늘은 좀 혼란이 온 것 같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이현중은 "파워포워드는 익숙하지 않지만 감독님이 주문하고 팀에서 필요하다면 어떻게 하면 잘할지 공부하고 또 잘할 생각이다"라고 다짐했다.
인터뷰를 마친 이현중은 선수들이 다 경기장을 떠난 이후에도 코트에 남아 홀로 3점 연습에 매진했다. 떨어진 슛 감각을 높이려는 의지가 엿보였다. 경기 때 잘 안 들어갔던 슛이 연습 때는 놀라울 정도로 림에 꽂히며 호주전을 더욱 기대하게 했다.
이현중이 골밑슛을 시도하고 있다. /사진=대한민국농구협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