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승 트로피와 함께 기념 촬영을 하는 펩 과르디올라 감독. /사진=맨시티 공식 SNS |
맨시티는 22일(한국시간) 공식 채널을 통해 과르디올라 감독과 계약을 2년 연장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2016년 맨시티에 부임한 펩은 10년 이상 맨시티를 이끌게 됐다"고 전했다.
과르디올라 감독은 "난 맨시티에 있는 것을 좋아한다. 그리고 제 직업을 좋아한다. 그리고 이 클럽의 감독이 되는 것을 좋아한다"라고 재계약 소감을 전했다.
과르디올라 감독은 원래 맨시티와 내년 6월까지 계약이었다. 하지만 이번 재계약으로 2027년 6월까지 맨시티를 이끌게 됐다.
관심을 모았던 해지 조항도 계약서에 포함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영국 '가디언'은 이날 "과르디올라 감독과 맨시티의 새 계약에는 강등 시 해지 조약이 없다"고 전했다.
최근 맨시티는 2009년부터 2018년까지 9년 동안 재정적 페어플레이(FFP) 위반 혐의로 기소됐다. 선수와 감독 급여, 팀 재정 정보 등을 제공하지 않는 등 혐의가 115개나 된다. 현재 비공개 재판이 진행 중인데 최종 판결은 내년 초 내려질 예정이다. 유죄 판결 시 최악의 경우 승점 감점과 1부 리그 퇴출 등 구단 사상 유례없는 징계를 받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과르디올라 감독은 설령 맨시티가 2부로 내려가도 팀을 떠나지 않을 전망이다. 가디언은 "맨시티에게 끔찍한 일이 일어나도 과르디올라 감독은 계약을 종료할 선택권이 없다. 계약서에 관련 조항이 들어있지 않기 때문이다"라고 설명했다.
맨시티가 강등되면 과르디올라 감독의 충성심이 더욱 높아질 거라는 의견도 있다. 영국 '데일리 스포츠'는 지난달 "만약 맨시티가 FFP 위반으로 유죄 판결을 받으면 과르디올라 감독은 오히려 계약을 연장할 것이다"라며 "팀이 어려운 시기일수록 그의 충성심이 높아지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펩 과르디올라 감독. /AFPBBNews=뉴스1 |
맨시티에서 감독으로서 이룰 수 있는 건 모두 이뤄서일까. 이번 재계약이 의외라는 반응도 있다. 과르디올라 감독은 여러 번 맨시티와 이별을 암시하는 듯한 발언을 남겼기 때문이다.
지난 5월 리그 최종전에서 맨시티의 4년 연속 우승을 확정한 뒤 그는 "작년 이스탄불(챔피언스리그 결승전 장소)에서 경기가 끝난 뒤 난 '이제 끝났다. 남은 것은 아무것도 없다'고 생각한 적이 있다"고 털어놨다. 이어 "하지만 계약은 남아있었고 아무리 이루지 못한 EPL 4연패를 한 번 해보자'는 생각이 들었다"며 "이제 다 끝났다는 생각이 다시 든다. 다음 단계는 무엇일까?"라고 의미심장하게 이야기했다. 그러면서 "모든 것이 끝나면 동기를 찾기 어렵다. 지금은 내게 동기부여가 무엇인지 정확히 모르겠다"고 말했다.
이후 과르디올라 감독은 맨시티 우승 퍼레이드에서도 자신의 거취에 대한 질문에 제대로 대답하지 못하며 진땀을 흘렸다. 행사 진행자가 과르디올라 감독을 무대 위로 불러 '다음 시즌이 시작되면 당신은 EPL 현역 최장수 감독이 된다. 맨시티에 '영원히' 남을 건가?'라고 물었다. 그러자 과르디올라 감독은 "영원히 라고 했나?"라고 되물으며 멋쩍게 웃었다. 수많은 팬이 과르디올라 감독이 어떤 대답을 할지 응시했고, 그는 여전히 멋쩍은 웃음을 지은 채 대답을 하지 못했다.
맨시티는 세계 최고 감독 중 하나인 과르디올라 감독과 장기 계약을 맺고자 천문학적 수준의 연봉과 보너스를 제시한 것으로 보인다. 오랫동안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이끌었던 알렉스 퍼거슨 감독처럼 과르디올라 감독이 오랫동안 팀을 이끌어주길 바라고 있다.
펩 과르디올라 감독. /AFPBBNews=뉴스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