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철원 보내고 외야수 2명 트레이드, '허경민-김재호 빠졌는데...' 두산 내야는 어쩌나

안호근 기자 / 입력 : 2024.11.23 1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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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 두산에서 롯데로 트레이드된 투수 정철원. /사진=두산 베어스 제공
시즌 종료 후 첫 트레이드 소식이 들려왔다. 신인왕이자 국가대표 출신 투수 정철원(25)과 내야수 전민재(25)를 보내고 롯데 자이언츠에서 외야수 2명과 투수 자원을 받아왔다.

세대교체가 필요했던 두산에게 20대 선수 3명을 받아올 수 있었던 건 분명한 소득이었지만 이와 별개로 내야에 생긴 구멍에 대한 걱정은 더 커졌다.


이번 트레이드는 롯데의 적극적인 움직임으로 인해 단행됐다. 롯데는 시즌 중에도 정철원을 중심으로 하는 트레이드를 원했었는데 카드가 맞지 않았지만 이번엔 카드를 바꿔 결국 원하던 투수를 얻어냈다.

두산으로선 전도유망한 외야수 김민석(20)과 당장 활용할 수 있는 군필 외야수 추재현(25)에 투수 최우인(22)까지 정철원 공백까지 최소화할 수 있게 됐다.

그럼에도 정철원은 다소 아쉬움이 남는 카드다. 안산공고 졸업 후 2018년 두산에 입단한 그는 군 전역 후 2022년 리그에 데뷔해 58경기에서 4승 3패 3세이브 23홀드 평균자책점(ERA) 3.10으로 활약하며 신인왕에 등극했고 이듬해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대표팀에도 선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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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레이드로 두산으로 이적한 외야수 김민석.
지난해 다소 주춤했던 정철원은 2024년 초반 클로저를 맡았으나 부진했고 36경기 32⅓이닝 2승 1패 6세이브 1홀드 ERA 6.40으로 데뷔 3시즌 만에 가장 안 좋은 성적을 거뒀다.

그렇다고는 해도 확실한 고점을 보여준 투수였고 아직 20대 중반에 불과한 군필 투수이기에 미래를 더 기대해볼 만한 선수였다. 트레이드 직후 박준혁 롯데 단장은 스타뉴스와 통화에서 "여러 팀과 맞춰봤을 때 중간투수로 정철원만큼 경험치를 보여준 선수가 많지 않다"며 정철원의 장점에 대해 나열했고 "이전 해에 비해 올해 못한 건 있지만, 그전에는 잘했다"고 앞서 보여줬던 고점에 집중했다.

그럼에도 외야진의 미래를 위한 투자에 두산도 과감한 결정을 할 수 있었다. 두산은 재계약을 추진 중인 제러드 영이 잔류한다고 하더라도 외야 보강의 필요성이 있었다. 올 시즌 조수행(31)이 도루왕에 오르며 반등했지만 여전히 타격 능력에 대해선 아쉬움이 있었고 정수빈(34)과 김재환(36)의 적지 않은 나이도 시즌을 거듭하며 더 문제가 될 가능성도 있었다. 김대한(24) 또한 확실히 주전급으로 올라서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기에 더 치열한 경쟁을 통해 확실한 주전급 선수를 키워내겠다는 뜻으로 읽혔다.

특히 '제2의 이정후'라는 평가를 받을 만큼 좋은 잠재력을 보여준 김민석에 대해 두산 구단 관계자는 스타뉴스와 통화에서 "프로에서 충분히 기량이 검증된 선수다. 향후 발전 가능성도 있다고 판단된다"며 "두산에선 향후 기대 전력으로 충분히 될 것이라고 생각해서 좋은 트레이드라 판단해 적극적으로 움직였다"고 말했다. 추재현은 병역 이행이 필요한 김민석의 공백을 메울 수 있는 좋은 카드로 판단했다.

이승엽 감독이 시즌 종료 후부터 강조했던 세대교체에 한 발짝 더 다가선 행보다. 그러나 문제는 내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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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시즌을 끝으로 은퇴를 결정한 내야수 김재호. /사진=두산 베어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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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로 KT로 떠난 내야수 허경민. /사진=KT 위즈 제공
이승엽 감독 부임 후 확실한 주전 유격수를 찾겠다는 뜻은 2시즌 째 이루지 못했다. 심지어 김재호(39)는 올 시즌을 끝으로 은퇴를 선언했다.

설상가상으로 주전 3루수 허경민(34)이 KT 위즈로 이적하며 3루에도 공백이 생겼는데 두산은 보상선수로 투수 김영현을 택했다. 더구나 이번 트레이드에서 정철원과 함께 내야수 전민재를 떠나보내며 걱정이 더 커졌다.

이유찬(26)과 박준영(27), 전다민(23), 여동건(19)에 돌아온 박계범(28)까지 경쟁할 수 있는 자원은 많다는 건 기대를 불러일으키지만 아직까지 누구도 확실히 믿고 맡길 수 정도는 아니라는 건 우려할 만한 부분이기도 하다. 2025 신인 드래프트에서 두산이 1라운드에서 10개 구단 최초로 야수를 선택한 이유이기도 하다. 신인 박준순(18)에게 기대를 걸어야 하는 상황이 두산의 내야 상황을 잘 보여준다.

리빌딩의 과정이라고만 생각하고 여유 있게 접근할 수 없다는 게 문제다. 이 감독 부임 후 2년 연속 가을야구에 진출했고 연달아 아쉬움을 남겼기에 목표는 자연스레 더 높은 곳을 향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더구나 2025시즌은 이승엽 감독의 계약 마지막 해로 성적을 내는 것에 더 집중할 가능성이 크다.

이러한 상황은 내야진 주전 찾기엔 악영향이 될 수 있다. 시즌 초반부터 확실히 치고 올라오는 선수가 없다면 그 고민은 지난 두 시즌과 마찬가지로 시즌 내내 이어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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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 신인 드래프트에서 두산이 1라운드에서 선택한 내야수 박준순(오른쪽)과 김태룡 단장. /사진=두산 베어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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